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10월호(통권 27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6월 8일, PC방 전면금연 시행과 더불어 시작된 계도기간 동안 PC방 업계는 많은 혼란을 겪어왔다. 계도와 단속 그리고 손님과의 분쟁, 나아가 매출하락까지 모든 면에서 혼란 그 자체다. 여기에 PC방 업계의 혼란으로 인해 재투자가 크게 위축되자 PC 업계 등 관련 산업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PC방 업주들은 흡연실을 설치하는 문제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일찍 설치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당장 몇 개월 뒤의 영업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데다가 목돈을 지출해야 한다는 부담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흡연부스와 흡연실이라는 두 가지 형태의 흡연시설을 설치하는 새로운 형태의 사업이 등장했지만, 정작 PC방 업주들의 깊어지는 시름과 고민으로 흡연시설 설치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소재에 대한 사전 확인은 물론이고 체험시설을 통해 가격, 소재의 불연성 및 내구성, 투명도 여부, 흡연시설 내부 공간 정도 등 꼼꼼히 따져봐야 할 항목이 많다는 것 역시 선택을 어렵게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흡연시설 설치 업자들은 다양한 상품으로 선택의 폭을 넓히고 가격을 인하하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PC 업계와 PC방 PC 공급업체들 역시 PC방 업계를 주시하고 있다. 전면금연화를 비롯해 고사양 온라인게임들의 연이은 성적부진은 PC 업그레이드 자체를 유보하게 만들었고, 결국 PC 컴포넌트 업계의 매출은 1/3로 하락했다. 결국 PC 컴포넌트 업계로서는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발전으로 인해 급격하게 소비가 감소한 리테일 시장 보다는 대량구매 고객인 PC방 업계가 다시 활성화되기를 고대하고 있다.

사실 전면금연 계도기간인 현재로선 흡연시설을 설치하지 않아도 영업상의 큰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당장 겨울성수기부터 흡연시설의 유무가 큰 차이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익숙함’은 고객뿐만 아니라 업주와 근무자에게도 적용된다. 장단점을 미리 파악하고 있는지, 관리 노하우가 얼마나 쌓여있는지에 따라 겨울성수기에 효과가 극명하게 나뉠 수밖에 없다. 더욱이 겨울철에는 환기가 어려워지는 만큼 흡연실 가동이 여러모로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지금 바로는 아니더라도 겨울성수기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흡연시설을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막상 연말이 다가오면 수요가 늘어나 흡연실 설치가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적지 않은 비용이 소요되는데다가 한 번 설치하면 교체하기 어려운 만큼 설치하기 전에 매장 구조와 영업형태에 최적화된 흡연시설 형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PC 업그레이드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마케팅적으로 강력한 수단이라는 의견과 요구사양이 그리 높지 않은 <리그오브레전드>가 PC방 점유율 40%에 달하는 이상 당장 업그레이드는 필요 없다는 의견이 주요하다. 둘 다 맞는 말이다. 당장 영업이 어려운데 PC 업그레이드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꾼다. 하지만 정말 그것으로 끝일까?

10월과 11월에는 PC방 폐업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이 기정사실화되어 있다. 물론 폐업 대신 매매도 더러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장이 변화된다는 점만은 불변의 사안이다. 폐업이든 매매든 결국 신규 창업자의 진입으로 이어지는 결과로 귀결된다. 이는 새로운 경쟁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처음부터 흡연시설 위치와 형태를 고민해서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한 매장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존 인테리어를 최대한 활용해 효율성을 높인 흡연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리테일 시장이 모바일로 대부분 전환되어 버린 지금, PC방은 양극화의 특성을 받아들여 고사양화 혹은 고급화하는 것밖에 대안이 없다. 게임산업이 이미 캐주얼한 모바일게임과 고사양의 대작 MMORPG들의 재등장으로 양극화된 것은 흘려 넘길 현상이 아니다.

어려운 경영 여건상 대규모 PC 업그레이드 대신 모니터 교체나 고급형 게이밍키보드/마우스를 도입하는 것이 새로운 업그레이드 유형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이러한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새로운 트렌드인 셈이다.

작더라도 효율적인 재투자가 생존의 키워드가 될 수 있다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다만 얼마나 적절하고 효율적이냐가 관건일 것이다. 흡연시설 자체를 고급화하여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는 한편, 먹거리 진열대와 자신의 PC 좌석을 직접 볼 수 있게 하는 등 매장 내 활용방안을 결합시킨다면 PC방 전면금연화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불과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겨울성수기에 맞춰 매매나 창업이 이뤄지는 시기는 10월과 11월이다. 지금부터 준비를 위한 진지한 고민이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올 겨울은 유난히 매서운 추위가 예고되어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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