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7월호(통권 27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 업계의 최대 현안이었던 PC방 전면금연화가 헌법소원 판결로 인해 사실상 종결되었다. PC방 전면금연화 유예기간 연장법안의 부결, 흡연실 설치비용 국고지원 법안은 채택조차 되지 않고 9월 이후로 연기, PC방 전면금연화 계도기간 연말까지 확정, PC방 전면금연화 헌법소원은 만장일치로 합헌 판결 등 PC방 전면금연화와 관련된 모든 일들이 일단락된 상황이다.

얼핏 보기에는 고작 6개월의 계도기간이 전부인 것처럼 보인다. 결과만 놓고 본다면 분명 그렇다. 하지만 내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얻은 것도 제법 있다.

우선 대립하던 PC방 업계 양 단체가 업종 주요현안에는 공통의 목소리를 내는 등 공동 대응하기로 협의가 이뤄졌다. 실로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수많은 업주들이 활동하는 커뮤니티들도 합류한 비영리 연대가 출범하는 뿌리가 되기도 했다. 전국 단위까지는 아니지만 지역별로 협·단체와 무관하게 상권모임이나 소규모 영리조합의 탄생을 견인했다. 좀 더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공동체 의식이 태동된 것이다.

부가적으로 입법을 위한 경험을 쌓았다는 측면, 국회의원 및 국회 상임위에 소상공인으로서 PC방을 알렸다는 측면도 적지 않은 소득이라 할 수 있다. 얻어낸 것이 많지는 않지만 내부적으로 이룬 것이 있으니 이제는 앞을 내다보고 가능성에 집중해야 할 때가 됐다.

당장은 7, 8월 여름성수기가 다가왔고 PC방 전면금연화 계도기간이라는 나름 고비가 적은 시점에 서 있다. 물론 일부 지자체에서는 계도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단속을 시행하려는 움직임도 전해지고 있지만 계도기간 동안은 행정처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PC방은 손님들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번 것이다. PC방 업계로서는 다행이 아닐 수 없다.

계도기간 6개월 동안 손님들의 금연문화가 어느 정도 정착되어 가면서 PC방 전면금연화 충격이 조금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분명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서 긍정적인 측면들을 보자면 응당 그렇다.

최근 PC방을 찾는 손님이 실제로 줄어들었지만, PC 이용시간(게임트릭스 6월 28일 기준)을 살펴보면 감소폭은 10% 미만으로 아직은 운신의 폭이 남아있는 셈이다. 게임트릭스가 집계한 PC방 점유율 상위 5위까지의 게임 이용시간을 보면 전면금연화 전과 후의 차이는 약 7% 정도 감소하는데 그쳤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이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부분도 있다. 여름성수기에 맞춘 신규 창업자들의 경쟁 우위는 기존 PC방으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느껴질 수 있다. 흡연구역을 운영하던 기존 PC방의 경우 인테리어 리모델링이나 PC 교체 없이는 담배 냄새를 완전히 지울 수 없다. 비록 함께 힘을 합해야 하는 동종업계 동반자이지만, 신규 PC방의 등장은 여느 때의 신규 창업자 보다 부담이 큰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제2의 출혈경쟁 도래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실제 최저가 출혈경쟁의 최대 격전지였던 대구에서 다시금 출혈경쟁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전에 보도된 바와 같이 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일명 ‘업자’들이 서둘러 매매를 진행하기 위해 다시금 요금인하를 주도하고 있어 출혈경쟁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름성수기와 전면금연화 계도기간이 맞물려 감소폭이 크지 않다고는 하나, 가을 비수기의 낙폭은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점도 상기할 부분이다.

당장은 여름성수기와 계도기간 초기라는 점이 맞물려 영업적 부담이 그리 커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비수기에 접어들면 PC방 전면금연화의 여파가 다소 커질 수 있다. 이는 이번 여름성수기를 얼마나 알차게 보내느냐에 따라 PC방 전면금연화의 여파를 견뎌내는 내성의 강도가 결정된다는 의미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새로운 소비자들의 문화 소비지출 트렌드를 주시하고 보다 다양한 게임콘텐츠들이 고루 인기를 얻어 좀 더 폭넓은 유저층이 PC방을 찾을 수 있도록 저변확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고객층이 고정되어 있으면 결국 위기에 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인테리어와 PC 교체 등 과감한 재투자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때다. 당장 이번 여름 성수기를 위해서라도 그러하지만 요금현실화를 위한 첫걸음이 되기 때문이다.

출혈경쟁으로 얼룩져있던 과거 당시와 같은 인테리어에, 같은 PC를 가지고 요금만 현실화한다면 손님들의 반발만 커질 것이 분명하다. PC방이 보다 나은 환경으로 탈바꿈되어야 요금현실화도 명분을 얻을 것이고 또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PC방 전면금연화가 분명 위기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조금 나은 상황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은 남아있다. 힘든 시기임은 분명하지만 요금현실화와 이미지쇄신 그리고 청결한 매장 유지 등 순기능을 일궈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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