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6월호(통권 27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2012년은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의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2013년 상반기 현재 <LOL>의 고공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LOL>은 온라인게임 최초로 PC방 점유율 40%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고, 매일 점유율 연속 1위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LOL>이 PC방에서 구가하는 인기는 한국에만 국한된 독특한 현상일까? 아니면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현상일까? <LOL>의 인기가 한국 못지않다고 알려진 중국의 경우는 어떨까?

이 물음의 실마리를 구하기 위해 지난 5월 24일, 중국 샹하이대무대(Shanghai Grand Stage)에서 열린 ‘LOL 올스타 2013’ 현장을 방문했다.

   

<LOL> “중국이나 한국이나 내 차지”
‘LOL 올스타 2013’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동남아, 북미, 유럽 등 5개 지역에서 팬들의 투표로 선발된 드림팀이 한 자리에 모여 최강자를 가리는 대회인 만큼 전세계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본격적인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인터뷰 행사장은 각국에서 온 취재진들의 취재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고, 특히, 중국 취재진들의 관심이 남달랐다.

중국 PC방 리서치 바차이나닷넷에 따르면, <LOL>은 서비스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면서 실행률과 점유율은 각 21%와 31%를 기록했고, 전체 순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중국에서 국민 게임으로 통하는 <크로스파이어>가 실행률 부분에서는 아직까지는 29%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총사용시간에서는 <LOL>이 왕좌를 차지한 것이다.

<LOL>이 인기리에 서비스되고 있다고 알려진 북미와 유럽 데이터는 각 사이트마다 집계 방식이 달라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 반면, 중국은 PC방 업태가 한국 PC방과 매우 유사하고, 바차이나닷넷의 데이터 집계방식 또한 한국의 게임트릭스와 동일해 측정 결과를 바탕으로 온라인게임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중국 서비스 2년차인 <LOL>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1위에 올라선 이후 아직까지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이런 기록은 1년 전 한국 게임시장에서 <LOL>이 파죽지세로 쟁쟁한 대작들을 물리칠 당시를 연상시킨다.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게임의 재미를 어필하는 저력은 국적을 불문했다.

이처럼 중국에서 <LOL>이 날로 인기를 키워가고 있는 와중에, 세계최강전 성격을 지닌 ‘LOL 올스타 2013’이 자국에서 개최되자 중국 매체들이 관심을 보인 것은 당연했다. 실제로 중국 기자들은 라이엇게임즈 관계자에게 한국 서비스 상황에 대해 묻는가 하면, 한국대표팀 선수들에게도 자국대표팀 선수들만큼의 질문을 쏟아냈다.

샹하이를 달군 3일간의 축제
대회 당일이었던 5월 25일, 대회 시작 수 시간 전부터 샹하이대무대 인근은 행사를 관람하려는 팬들이 몰리면서 장사진을 이뤘다. 1등석은 300위안(한화 약 55,000원)이고 3등석도 100위안(한화 약 18.500원)으로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서 불구하고, 입장권은 대회가 있는 3일 모두 동나버렸다. 대회장 근처에서는 입장권을 구매하지 못해 발을 구르는 팬들과 고가에 암표를 거래하는 암표상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9,000석 규모의 행사장은 매일 만원이었으며, 행사장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프리패스’가 1,100위안(한화 약 20만 원)에 거래되기도 해 다시 한 번 <LOL>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한편, 현지 팬들의 성원에 부응하듯 대진 자체도 흥미진진하게 진행돼 대회는 열기를 더해갔다. 중국대표팀이 전통의 강호 북미와 ‘LOL 시즌2 월드 챔피언쉽’ 우승팀 동남아를 잇달아 꺾었고, 중국과 함께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한국대표팀도 파죽지세로 결승에 진출하면서 대회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사전 인터뷰에서 각팀 선수들은 “어느 팀과 어느 선수를 가장 위협적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입을 모아 한국과 중국을 언급했던 만큼, 두 팀의 결전이 실현된 결승전은 대회의 마지막 경기로는 이상적이었다.

결승전 자체는 한국대표팀이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하며 중국대표팀을 압살해 싱겁게 끝나버렸다. 하지만 <LOL> 캐릭터 상품으로 무장한 중국팬들이 보여준 열광적인 응원 문화는 <LOL>의 저력과 이스포츠의 성장 가능성도 엿보기에 충분했다.

중국도 PC방 자체 대회 많아
이번 취재를 통해 느낀 것은 중국 이스포츠의 열기가 한국 못지않다는 사실이었다. 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관심과 응원이 뜨거웠고, 군무까지 가미된 코스프레 공연을 통해 볼거리를 더한 특유의 이스포츠 문화도 확인할 수 있었다.

   

라이엇게임즈 이스포츠 총괄 더스틴 벡 부사장은 인터뷰에서 “<LOL> 이스포츠를 세계적 규모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LOL>을 축구에 준하는 스포츠 종목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이번 ‘LOL 올스타 2013’도 이러한 계획의 일환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라이엇게임즈가 첫 번째 올스타전을 중국에서 개최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더욱이 <LOL>은 한국에서보다 중국에서 더 크게 흥행할 가능성도 있다. 바로 텐센트라는 거대 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텐센트는 PC방 서비스 경험 또한 풍부하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는 “한국에서 <LOL>이 ‘LOL 전국 PC방 토너먼트’를 통해 풀뿌리 이스포츠의 토대를 마련하고, 이를 발판삼아 크게 도약한 사례 때문인지 상시 대회는 아니더라도 대형 PC방을 중심으로 한 이벤트 대회가 활발하다”고 소개했다.

게임 대중화에는 PC방이 구심점 역할 재확인
중국의 PC방도 집객을 위해 PC방 자체 대회를 진행하는 것이 널리 보편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PC방이 게임 대중화에 첨병이면서, 팬들이 집결할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해준다는 사실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PC방의 종주국인 한국과 PC방 시장이 가장 큰 중국 모두 ‘PC방 자체 대회’라는 PC방과 게임의 끈끈한 연결고리가 이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만 봐도 잘 나가는 <LOL> 뒤에는 PC방의 빛나는 수훈이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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