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작년과 비교하여 매출이 눈에 띠게 줄어들고 있다. ‘대체 왜 점점 매출이 줄어드는 걸까?’ 전문가가 아닌 이상 어찌 그 많은 변수를 다 헤아릴 수 있단 말인가. 단지 주위에 PC방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수입이 줄어들 때, 누구나 지출을 줄이는 방법을 택하기 마련. 자투리 돈이라도 아끼기 위해 분주히 노력하던 어느 날, 본지 홈페이지(www.ilovepcbang.com) 5월 16일자에 실린 한편의 기사가 마음을 들뜨게 했다. ‘PC방 전용선 [KT, 데이콤] 은근슬쩍 가격 할인’ 이라는 기사였다.  과연 가격을 할인해 줄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과, 혹시나 하는 바람으로 전화를 걸었다.

“신문 보고 전화를 드렸습니다. 인터넷 요금이 내려갔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로 시작하여, 다짜고짜 캐묻기 시작했다. 이렇게 신문에 기사가 날 정도면 KT에서 이러쿵! 저러쿵! PC방 사장들에게 먼저 전화를 했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심기가 좀 불편해 있었다. 얼마 전 KT에서 걸려온 전화내용이라고는 담당자가 바뀌었다는 내용, 지역으로 분할해서 관리하던 것을 용도별로 관리한다는 것 뿐이였다.

“그런 행사가 있기는 하지만 기존 가입자한테는 혜택이 없다”는 KT 직원의 답변에 ‘그럼, 그렇지' 하는 생각으로 일단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20만원 인하의 유혹은 쉽게 뿌리칠 수가 없었다. 필자는 다시 용기를 내어 머릿속에 온갖 대책들을 생각하며 전화를 걸었다.

우선 우린 5메가로 계약은 했지만, 다른 가입자들에 비해 전용선의 해택이 낮다는 걸 강조했다. 알아보겠다는 담당직원은 현재 50메가가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런! 우선 일보 후퇴했다. “아. 그래요. 다행이네요. 다른 PC방들과 같은 50메가군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다른 PC방들은 전용선 요금을 할인 받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는데, 어떻게 된 건가요?”

질문을 하고서도 ‘너무 노골적인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왕 이렇게 된 것, 밀어붙이기로 했다. 알아보겠다던 담당직원은 조금 뒤, 이번 달이 ‘이벤트 기간'이라는 것을 먼저 말하는 것이었다. “아 그렇군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럼, 본격적으로 얘기를 꺼내볼까?'
“저, 그럼 저희도 해택을 받을 수 있을까요?”

담당직원은 잠시 후 “신규 가입자들은 그렇게 해택을 받고는 있지만, 기존 가입자들은 사업자 등록증을 증권방으로 바꾸면 할인혜택을 준다."는 것이었다.  ‘그럼, 그렇지. 당신들이 괜히 할인해 주겠어.’ 담당자의 답변에 다소 당혹스럽긴 했지만, 어차피 꺼낸 얘기, 끝까지 하기로 했다. 비장의 무기였다.“사실 담당이 바뀌어서 말씀을 못 드렸지만, 처음 계약할 당시 문서를 보거나 사인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저 구두 계약인데, 그게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도 사실 모르겠고, 계약을 안했으니 다시 신규로 해주세요.”라고...

담당직원은 “그래요?”라며 다소 놀란 목소리였다. 나는 다시 “어차피 계약한 적이 없으니 다른 전용선을 써도 문제될 것이 없지 않나요?”라고 물었다. 한참을 생각한 담당직원, “얼마 생각하시는데요?" “기사에 나온 만큼 20만원 할인혜택을 받게 해 주세요.” 그러자, 담당직원 “네. 그렇게 해드려야죠. 대신 다시 계약을 해주세요.”라는 것이었다. 2시간도 안돼서 담당직원이 찾아와 계약서를 작성했다. 예전 계약서를 보여주는데, 어처구니 없게도 누군가가 내 이름으로 사인을 한 것이 아닌가! 따지고 싶었지만 20만원이 할인해 준다는데... 그리고 50메가로 준다지 않는가. 이런저런 생각으로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 대신 KT에서도 지금 당장 매달 할인된 요금으로 청구될 수는 없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공정거래법 등 이런저런 이유로, 지금 납부하는 금액 그대로 내면, 1년에 20만원씩 12달 치를, 한번 혹은 2번 나눠서 그 만큼의 금액을 지불하지 않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일명 무료사용이란 것이었다. 지금 받고 있는 1년에 1번 무료사용 해택을 3~4회로 늘린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좋은 조건인가! 바로 승낙을 했다.

그렇게 전용선 요금을 할인 받았지만, 그날따라 인터넷이 느려지고 컴퓨터가 버벅대기 시작했다. 게임을 하다 튕기는가 하면, 게임을 하다 다른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을 열면 소리가 안 들리는 것이었다. 하루 종일 컴퓨터를 담당하는 친구가 원인을 밝히기 위해 애를 먹었다. ‘KT 직원 뭐야? 전용선 가격 할인해줬다고 지금 장난하는 거야?’ 짜증이 나서 전화를 걸었지만 KT 쪽에선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그럼 뭐야? 우리 컴퓨터가 문제인가? 아니면 무슨 실수라도 한 것인가.'

원인은 새벽에서야 밝혀졌다. 그것은 작년 6월에 크게 이슈가 되었던 트로이 목마 바이러스였던 것이다. 그게 1년의 잠복기를 거쳐서 이제야 나타난 것이다. 단골이며, 처음 온 손님이며, 다 투덜거리며 나가는데, 손님들에게 뭐라고 딱히 할 말이 없었다. 물론 지금은 바이러스를 다 잡은 상태이다. 컴퓨터란 것이 한 군데서만 문제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니,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바쁘게 정신없이 보냈다. PC방은 한번 안 좋은 이미지를 보이게 되면 다시 복구하기가 참 힘들다. 손님들이야 다른 PC방으로 가고나면 그 PC방에 자리가 없지 않고서야 다른 곳으로 잘 움직이지 않는다. 어떤 이유에서건 컴퓨터가 느려지면 그 PC방의 사양부터 의심하는 건 억울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딱히 해명할 방법도 없다. 컴퓨터라는 것이 그만큼 민감한 부분 아닌가!

인터넷뿐만 아니라 게임사들도 가격을 낮춘다는 기사가 나와, 하루빨리 게임사와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PC방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또다시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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