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청결하지 않다는 것이다. 키보드와 마우스 등 손님이 직접 만지는 주변기기에 대한 청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이와 관련해 PC방 주변기기에 세균이 많다는 기사가 더해져 PC방은 청결하지 않다는 인식이 만들어졌다.

좌석의 책상이나 의자 등 가구는 손님이 사용한 후 청소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키보드와 마우스 등 주변기기 자체에 대한 청소는 어렵다. 키보드와 마우스의 빈틈 사이로 먼지나 이물질이 들어가면 깨끗이 닦아내기 쉽지 않다. 자외선 소독 등의 방법이 등장하기도 했지만, 비용이나 운용 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PC방 도입은 많지 않았다.

일반인은 가끔 키보드의 키를 분리해 물 세척하기도 하지만 수십 개의 키보드를 사용하는 PC방에서는 키보드 물 세척은 엄두 낼 수 없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키보드 물 세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로지텍 K310 워셔블키보드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 화제의 물 세척 키보드, 로지텍 K310

   

과거에 물 세척이 가능한 마우스가 등장했지만, 화제만 되었을 뿐 판매에서는 큰 성과가 없었다. 마우스도 물 세척이 가능하면 좋지만 물 세척이 필요한 만큼 더럽혀지지 않고, 상대적으로 세척도 수월한 편이라 물 세척 마우스에 관한 관심이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키보드는 다르다. 키보드의 키 사이사이로 먼지, 머리카락, 과자 부스러기 등 다양한 이물질이 들어가기에 물 세척이 필요하다. 이 부분을 로지텍 K310이 제대로 파고들었다. PC방 키보드가 물 세척이 가능하다면 손님에게도 훨씬 깔끔하고 깨끗한 키보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여분을 두고 일주일 정도 간격으로 청소한다면 일반 키보드를 사용하는 PC방보다 늘 청결한 키보드를 제공할 수 있고, 이런 부분도 PC방 경쟁력이 될 수 있다.

- 충실한 기본기에 물 세척 기능을 더했다

   

로지텍 K310의 크기는 가로 435mm, 세로 140mm, 높이 30mm로 일반 PC방 키보드보다는 작고 높이도 낮은 편이다. 크기가 작기에 차지하는 공간도 적다. 여유 공간 확보 차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키는 흰색, 보드는 검은색으로 깔끔한 형태이다.

   

로지텍 K310은 키 구성은 총 105키로 오른쪽 아래의 윈도우 키와 문서 키가 없는 대신 펑션(FN)키가 있다. 펑션키는 상단 F1~F12키와 조합되면 단축키로 동작한다. 이를 통해 인터넷 익스플로러 실행, 아웃룩 실행, 검색, 계산기 실행, 음악 재생 및 조정, 음량 조절 및 음소거 기능, PC 종료 등을 할 수 있고, 펑션 키와 프린트스크린 키를 누르면 메뉴 화면을 볼 수 있다.

키 배열은 키 사이 일정 간격이 떨어진 아이솔레이션 방식으로 물 세척하기에 유리한 구조이다. 키 사이 공간이 있어 물이 흐르기 쉬운데 일반 키보드처럼 빼곡하게 키가 배치되어 있으면 물이 흐르고 빠져나오기 어렵다.

   

K310의 키감은 펜타그래프보다는 멤브레인에 가깝다. 키들이 모두 평평하게 만들어졌고, 일반 멤브레인 방식보다는 덜 부드럽다고 느낄 수 있다. 여기에 키를 누르는 사이사이 공백이 느껴진다. 로지텍은 K310 디자인을 타자기에서 영감 받았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키감도 타자기를 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PC방에서 사용하는 멤브레인 방식 키보드와 비교하면 금방 적응할 수 있는 정도의 키감이었다.

PC방 키보드로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동시 입력이 6키로 확인되었다. 무한 동시 입력이나 10키 이상의 동시 입력 키보드와 비교하면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6키 정도면 무난한 사용이 가능하다.

키의 글자는 레이저 인쇄 방식으로 새겨졌으며, UV(Ultra Violet) 코딩 처리되어 있어 글자 벗겨짐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방수에 배수를 더한 물 세척을 위한 설계

   

K310은 물 세척을 했을 때 키보드 내부에 물이 들어오면 다시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물에 약한 키보드 기판은 고무 패킹을 통해 방수 처리했으며, 키 사이로 물이 잘 흐르도록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물이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120개의 배수구를 만들었다는 점이 중요한데 물과 함께 공기도 통할 수 있기에 빠른 물 빠짐과 자연 건조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USB 단자가 물에 젖지 않도록 두껑을 제공하고, 바닥면에 키보드 청소에 사용할 수 있도록 브러시를 제공한다. 청소 브러시는 가볍게 청소할 때나 물 세척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 K310의 물 세척은 이렇게 하자

   

K310은 물 세척을 할 수 있는 제품이지만, 상식 수준의 물 세척만 가능하다. 뜨거운 물 등 허용 범위 밖의 방법을 사용하면 키보드가 손상될 수 있다. 로지텍은 다음과 같은 수준의 물 세척을 권장하고 있다.

먼저 물의 온도는 50℃를 넘지 말아야 하며, K310을 물에 완전히 담그면 안 되고 수심은 30㎝ 이하여야 한다. 물 세척 시간은 5분 이내로 진행하고 세척 이후 수건 등으로 물기를 제거한 후 공기 중에 8시간 이상 건조를 권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PC방에서 물 세척을 할 때 세척력을 높이기 위해 세제를 사용하되 충분히 헹궈야 할 것이며, 흐르는 수돗물에 K310을 기울여 브러시를 사용해 닦아내면 된다. 선풍기의 찬바람은 자연 건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헤어드라이어의 뜨거운 바람으로 건조하는 것은 제품 손상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

- 가격과 보증 기간도 PC방이 구매 가능한 수준

로지텍 K310의 가격은 현재 인터넷 최저가 3만 원 초반대로 일반 PC방 키보드의 3개 정도의 가격이다. PC방이 구매하기 부담스러운 가격이긴 하지만 2만 원 중반대 키보드 판매도 늘어나고 있기에 3만 원 초반대 가격도 도입 가능한 수준이다.

여기에 중요한 부분은 로지텍 K310의 무상 보증 기간이 3년이란 점이다. 6개월 또는 1년의 짧은 보증 기간만 제공하는 여타 주변기기와 비교하면 PC방에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부분이다. 소모품처럼 교체하는 것보다 한번 구매로 긴 보증기간을 보장받으면 키보드에 대한 관리가 한결 편해질 것이다.

키감 적응, 동시 입력 6키, 높은 초기 구매 비용은 K310의 PC방 도입에 앞서 한번 생각해볼 부분이지만, 3년이란 긴 보증기간을 보장받고, 물 세척으로 청결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은 K310이 PC방 키보드로서 가능성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내구성은 좀 더 확인해봐야 하는 부분이지만 3만 원으로 3년 동안 무상 보증 받을 수 있다면 연간 1만 원으로 K310을 사용하는 셈이다.

지금까지의 PC방 키보드는 소모품처럼 사용됐지만, 물 세척이 가능한 로지텍 K310이 등장함에 따라 소모품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 물 세척을 통해 관리하면 좀 더 오랫동안 운용할 수 있는 제품이 등장한 것이다. 로지텍 K310이 PC방 키보드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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