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12월호(통권 26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상권과 관계없이 단독으로 요금을 인상한 부산 '아이준PC방'

 

   

현재 부산 지역은 시간당 PC 이용요금이 800원에서 1,000원 사이가 유지되고 있고, 적립형 정액요금제가 자리를 잡은 상황이다. 신규 대형 PC방의 입점으로 출혈경쟁이 발생해 갈등이 심한 상권도 있지만, 오랜 시간 운영되어 왔던 기존 대형 PC방들은 오히려 출혈경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권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지는 등 부산은 지역마다 사정이 달랐다.

이 같은 상황에서 부산 범천동에 위치한 아이준 PC방은 부산에서도 가장 높은 이용요금을 형성하고 있다고 알려져 관심을 끌었다. 아이준 PC방을 직접 방문해 서신영 사장과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단독으로 요금을 인상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부산 지역에서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업주들 사이에서 아이준 PC방은 유명하다. 시간당 이용요금으로만 치자면 아이준 PC방이 부산에서 1등 매장이라고 입을 모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곤 한다. 실제로도 1,200원의 요금은 부산에서 극소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아이준 PC방이 이처럼 높은 가격대를 유지해온 것은 아니다. 아이준 PC방이 위치한 상권에서도 출혈경쟁은 이어져 왔다. 특히 학생층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 500원까지 가격이 무너지기도 했다. 아이준 PC방 역시 출혈경쟁에 휘말렸었다.

과열 경쟁으로 극심한 매출부진을 겪고 의욕까지 잃어버린 서신영 사장이 다시금 마음을 다잡은 계기는 PC방 커뮤니티 활동이었다. PC방 업주들의 다양한 사연을 접하며 매장을 좀 더 키워보겠다는 의욕을 갖추게 됐다. 리모델링과 함께 요금 인상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타협은 없다” 아이준 PC방의 요금정책
아이준 PC방의 요금정책은 독불장군식이다. 1시간에 1,200원의 요금을 받고 있다. 보통 비회원이 1,200원이라고 해도 회원은 1,000원의 요금을 받기도 하는데, 아이준 PC방에서는 회원, 비회원 차이가 없다. 회원의 혜택은 11시간 정액요금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뿐이다.

아이준 PC방의 정액요금제는 3시간, 5시간, 11시간으로 구분되어 있다. 3시간은 3,000원, 5시간은 5,000원, 11시간은 10,000원이다. 이미 부산 지역에서는 보편화되어 있다는 적립형 정액요금제에서도 탈피했다. 3시간과 5시간 정액요금제는 저장이 불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후불로 장시간 이용한 손님의 경우 회원관리 차원에서 정액요금제로 전환해 요금을 할인해주는 영업방식도 보편적이지만, 아이준 PC방에서는 제한을 뒀다. 1시간 이내에 정액요금제로의 전환을 요청하지 않는다면 후불사용자는 후불요금을 그대로 내야 한다.

손님은 줄었는데 매출은 늘었다?
결과적으로 요금정책을 변경한 이후 아이준 PC방은 확실히 손님이 줄었다. 특히 상권모임에서 출혈경쟁을 자제하자는 결과가 도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독으로 요금을 인상했기 때문에 학생층 손님의 발길은 급격하게 줄었다. 학생이라고 해도 할인을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님은 줄었는데 매출은 증가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주요 손님층이 성인으로 바뀌면서 찾아온 결과다. 조용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성인 손님층을 위해 매장 분위기도 정숙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다양한 먹거리를 구비해 이에 대한 매출도 높다.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난 것에 대해 서신영 사장은 “처음에는 솔직히 겁도 났다. 하지만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추었기 때문에 그만한 요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손님이 줄었음에도 매출은 증가했으니 요금인상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마치며…
PC방 업계에서 출혈경쟁은 케케묵은 논쟁이다. 일각에서는 근절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동업자 정신을 강조하며 상권모임을 통해 클린 캠페인을 진행할 경우 동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그동안은 상권 내 출혈경쟁이 발생할 경우 요금을 인하하는 방법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일부 PC방 업주들은 출혈경쟁이 발생한 상권과는 별개로 오히려 요금을 인상해 상당한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클린 캠페인이 자리를 잡아 출혈경쟁이 적은 상권들도 있다. 서울의 일부 지역과 경기도 일산에 일부 상권들이 대표적이다. 이미 상당수의 PC방 업주들은 출혈경쟁을 극복하고 예방하기 위해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이준 PC방과 같은 성공사례가 출혈경쟁이 극심한 상권에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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