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6월호(통권 25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인문협 前 부회장, 심재학 사장의 ‘레온PC방’

최근 PC방 커뮤니티에는 열악한 영업환경으로 인해 폐업을 단행하거나 매매를 통해 업계를 떠나게 됐다는 업주들의 게시물이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게시물들은 실제 어려운 영업환경에 놓여 있는 업주들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고 있다.

사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자영업 시장을 활성화하고 있지만, 자영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낮다. 자영업자 4명 중 1명은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며, 창업 이후 절반은 3년 이내 문을 닫고 있다.

정부와 기관에서 발표한 각종 통계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의 월평균 순익은 149만 원으로, 57.6%는 월 순이익이 1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한 가장 폐업률이 높은 업종은 음식업, 숙박업, 도소매업 등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들이다.

국세청에서 발표한 국세통계연보를 살펴보면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폐업한 자영업자 247만9888명 중 59.3%인 152만8894명은 창업 후 3년 이내 문을 닫은 것으로 조사됐다. PC방 뿐 아니라 다른 업종에서는 더욱 성공하기 어렵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PC방을 운영하면서 큰 성공을 거둔 케이스가 있을까? 오늘 이 시간에는 지난 1999년 PC방으로 자영업시장에 진출한 이후 성공가도를 달리며 오늘에 이르기까지 패키지게임방, 당구장, 레스토랑 등 매장을 7개까지 늘려 운영하고 있는 레온PC방의 심재학 사장을 만나 PC방 성공 비법을 살펴봤다.

 입점 위치가 특이한(?) 레온 PC방
사실 심재학 사장은 PC방 업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소위 ‘꾼’이다. 장사수완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심재학 사장이 취재에 응하며 공개한 PC방은 입점위치가 매우 열악해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레온 PC방은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과 역삼역 사이에 위치해 있다. 오피스타운으로도 유명하지만, 사이사이 골목에는 작게나마 상권이 형성되어 있고, 인근에는 연립주택이나 아파트가 들어서 있어 주택과 오피스가 혼합된 다소 복잡한 상권에 위치해 있다.

그 가운데서도 레온 PC방은 메인 상권이라 할 수 있는 도로변에 위치한 것이 아니라 골목길 한켠에 위치해 있다. 더구나 차량이 지나는 도로와 맞물리는 건물이 아니라 좁은 주차장 공간을 더 지나쳐야 나오는 건물에 입점해 있었다.

도로변에서는 PC방을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상황이었으며, 그나마 에어간판을 주차장 진입로에 설치해 시선을 끌고 있었지만, 굳이 PC방을 목적으로 길을 나서지 않는다면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구조였다. 정확한 번지수를 알고 찾아갔지만 길을 헤맬 정도였다.

“일부러 찾은 자리였다” 개척정신으로 입점
레온 PC방은 강남에서는 임대료가 대단히 높다고 알려진 1층에 입점했지만, 도로변에서 PC방 입구와 간판이 보이지 않는 매우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심재학 사장은 “일부러 찾은 자리”라며 열악한 환경이지만, 매출은 꾸준하다고 언급했다.

심재학 사장은 “사실 레온 PC방의 입점 위치는 아마도 99%의 업주들이 기피하는 위치일 것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렇지도 않다. 이곳은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상권이다. 시간당 PC 이용요금도 높다. 개척해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다. 전적으로 이 곳 상권은 내가 스스로 개척해 다진 상권”이라고 설명했다.

PC방 뿐 아니라 다른 업종이라도 기피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입점한 이유는 상권을 개척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었다. 비록 지면을 통해 공개할 수는 없지만, 취재를 진행하면서 심재학 부회장이 비공개조건으로 공개한 매출기록은 대단히 높았다. PC 보유 대수가 70대라는 점은 감안하면 쉽게 나올 수 없는 매출이었다.

누구보다 앞서가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심재학 사장은 상도의에 가장 어긋나고 불쾌한 행위가 누군가 개척한 상권에 무단으로 진입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장사가 잘되는 PC방 옆에는 반드시 또 다른 PC방이 입점한다는 공식에 대해 ‘무임승차’로 비유하며 비겁하고 치졸한 행위라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심재학 사장은 “나는 내가 스스로 상권을 개척할 자신감이 있다. 개척할 수 있는 상권은 찾아보면 부지기수로 많다. 다른 상권의 매출을 살펴 입점 위치를 찾는 행위 자체가 비판받아 마땅한 것이다. 출혈경쟁이 만연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요금을 내리는데 장사는 없다. 똑같이 가격을 내려 대응하는 방법뿐이다. 이를 비껴가기 위해서는 상권을 스스로 개척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개척할 수 있는 상권은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PC방해서 돈 많이 벌었죠” PC방 성공기
심재학 사장은 지하철공사 노동조합 출신이다. 격렬하게 시위를 벌이다 명동성당에서 숨어봤고 경찰로부터 구타를 당하기도 했다. 지금에서야 당시를 후회한다고 말하지만, 노조 출신으로서의 성격은 여전하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끝까지 밀어붙이는 성격이다.

이 같은 성격은 PC방 운영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심재학 부회장이 PC방을 오픈하며 자영업을 시작한 시기는 1999년이다. 올해로 13주년이 됐다. 처음 26대로 시작해 36대로 늘렸다가 당시로서는 대형 PC방인 50대 PC방을 추가 오픈해 복수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사업수완이 좋아 현재는 PC방 업계에서 대박 매장을 운영했었다고 알려진 업주들과 모두 친분이 있다. 벤치마킹하려는 업주들도 많아 도움도 많이 줬지만, 친분이 있던 업주가 바로 옆에다 PC방을 오픈해 버리는 등 쓴잔도 많이 마셨다.

그렇게 13년이 지난 현재, 심재학 사장은 PC방 2개, 패키지게임방 2개, 당구장 1개, DVD방 1개, 레스토랑 1개 등 7개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성공한 자영업자가 됐다. 단 한가지 실패했던 사업이 있다면 보드카페였다. 이처럼 성공가도를 달린 이유에 대해 심재학 사장은 남들 보다 앞서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심재학 사장은 “지금은 카운터 옆에 싱크대를 놓는 PC방이 많은데, 과거 주변에서 내가 가장 먼저 접목했던 방법이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무선랜도 처음 도입해 재미도 많이 봤다. 지금도 신용카드 결제를 도입하기 위해 고민 중에 있다. 무엇이든 가장 먼저 시도하고 평가해 보는 성격이다. 언제나 남들 보다 앞서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PC방에서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시도를 계속 해왔다”고 전했다.

PC방을 운영하기 위한 몇 가지 철칙도 공개했다. 당연히 카운터 옆에는 반드시 싱크대가 있어야 한다. 화장실은 반드시 실내에 있어야 한다. PC 사양은 언제나 최고 수준이어야 한다. 인테리어도 늘 앞서가는 디자인을 구현해야 한다. 입점 위치는 경쟁이 적어야 하고, 남들이 개척하지 않은 곳이어야 한다. 이 모든 조건이 충족되면 심재학 사장의 입장에서는 PC방 운영에 적합한 환경이다.

“왜 대박일까?” 레온 PC방의 환경
서울 강남 상권에 위치해 있는 만큼, 레온 PC방의 시간당 요금은 1,500원이다. 물론 정액요금제도 운영하고 있는데, 1만 원에 8시간 20분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 평균 요금보다는 높은 편이지만, 대부분의 PC방 업주들이 정상적인 요금 수준이라고 부르는 가격대다.

먹거리 매출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음료제품을 보관하는 냉장고는 두 대를 설치하고 있었으며, 보편적으로 PC방에서 판매하는 먹거리 제품들은 물론, 커피전문점과 같은 음료제품, 만두, 핫도그, 볶음밥, 짬뽕 등과 같은 냉동식품까지 판매하고 있었다. 먹거리 매출을 높이기 위해 손님 좌석 통로에는 커다란 메뉴판을 설치했으며, 카운터에서 부터 매장 곳곳에 메뉴판을 정렬해 시각적 마켓팅에 중심을 뒀다.

인테리어도 독특한 점들이 많았다. 특히 공기 순환에 대한 애착이 많았는데, 외부공기를 실내로 유입시키는 설비에 투자를 많이 했다. 이뿐 만 아니라 화려하지만 눈에 거슬리지 않는 세련된 색상들을 도입해 실내 인테리어를 장식하고 있었으며, 천장은 개방형으로 노출되어 있었는데, 나무를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해 천장 콘크리트가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점은 쾌적한 실내 공기다. 금연구역에서는 전혀 담배연기 냄새를 맡을 수 없었으며, 화장실도 냄새가 전혀 없었다. 특히 심재학 사장은 화장실 인테리어에도 애착을 보였는데, 콘크리트에 스크래치와 같은 느낌을 구현하면서 세련되고 쾌적한 느낌을 더했다. 전반적인 실내 조도도 높아 쾌적한 실내공기와 함께 깔끔한 인상을 줬다.

화장실에서 조차 어떤 냄새도 느낄 수 없다는 점에 놀라움을 표현하자 심재학 사장은 매일 아르바이트 근무자가 교대할 때마다 청소하고 본인이 매장에 들를 때에도 한번씩 화장실 청소를 직접 하면서 청결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비법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취재를 진행하면서 매출 내역을 공개하기도 했는데, 놀라운 수치를 기록하고 있었다. 다른 PC방 업주들을 위해 장사를 잘하는 비법을 질문했으나 돌아온 대답은 수업에만 집중했다는 모범생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심재학 사장은 “장사 잘하는 법은 모두가 알고 있다. 앞서 PC방을 운영하기 위한 철칙을 설명했는데, 이 역시도 뭐 특별한 것은 없지 않은가. 맞다. 장사 잘하는 법은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다. 남들 보다 좀 더 부지런하고 좀 더 새로운 시도를 접목하는 것이 좋다. 사실 기본에 충실하기란 어렵다. 그래서 장사 잘하는 방법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는 PC방 그만 둘 생각 따위는 없다
심재학 사장이 특히 강조한 것은 PC방 업종에 대한 애착이다. 이미 부동산에 PC방을 매물로 내놓고서는 어떻게 장사를 잘하겠냐는 것이다. 심재학 사장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PC방을 운영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윈도우즈7도 가장 먼저 구매했고, 모든 것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고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심재학 사장은 “나는 앞으로도 PC방을 계속 운영할 생각이다. 솔직히 말해 PC방 그만 둘 생각하고 있는 업주들이 커뮤니티를 통해 주장하는 말들은 신뢰가 가지 않는다. 자격미달이다. 국세청의 수정신고 안내문 논란도 마찬가지다. 나는 예전부터 신용카드 도입을 주장했다. 어차피 세금문제는 터지게 되어 있었다. 지금이라도 신용카드를 도입해 결제방식을 추가하는 것이 좋다. 패키지게임방에서 실험한 결과 카드결제를 도입하면서 매출이 30%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한 작정한 듯 심재학 사장은 “PC방은 투자한 만큼 매출이 돌아오게 되어 있다. PC방을 오래할 생각을 지니고 있는 업주들은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의견과 전혀 다르다. 어쩔 수없이 투자를 해야 한다면 좀 더 저렴한 가격대에 구매하겠다는 의견이 많다. 늦을수록 법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불리해 진다. 이 같은 차이가 바로 커뮤니티 여론과 PC방을 계속할 생각인 여론과의 차이다. PC방을 계속할 생각이라 사고 자체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최근 심재학 사장은 인문협에서 부회장직을 사퇴했다. 2013년 3월 진행되는 인문협 회장 선거에서 차기 회장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현재 업계 최고수준의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추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고 알려졌다. 그만큼 PC방과 PC방 협·단체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이 때문에 업종에 대한 애증이 없다면 장사를 잘 할 수 없다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여전히 회장출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심재학 사장은 “솔직히 출마의사는 없다.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협회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쉬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협회에는 협회 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이 있다. 차기 주요 임원진들은 생계에 구애 받지 않아야 한다. 특히 PC방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모여야 리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돈에 연연하지 않고 PC방에 이익이 되는 일들을 추진할 수 있다. 그런 사람이 출마한다면 적극적으로 도울 생각이다. 하지만 그런 후보가 나오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7개 매장 중 4개 매장을 정리할 생각”이라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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