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6월호(통권 25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업주들의 자발적 움직임으로 진행된 1인 시위
 PC방 전면금연화 위헌소송 참여인단 모집에 총 259명의 PC방 업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헌법재판소에 성공적으로 위헌소송을 제기할 수 있었던 시점이 바로 4월이다.

PC방 협·단체의 도움 없이도 업주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여 업계 현안에 공동대응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사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업주들의 공동대응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 지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증폭되기도 했다.

그런데 불과 한 달여 만에 이 같은 기대는 현실이 됐다. PC방 전면금연화에 참여했던 업주들이 이번에는 PC방과 게임사의 불합리한 구조를 세상에 알리겠다며 1인 시위를 진행한 것이다. 결과는 꽤나 성공적이었다.

작은 제안이 큰 결과를 가져오기까지
사실 1인 시위 제안은 부산 지역에서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한 업주가 PC방 커뮤니티에 작은 제안을 하면서 시작됐다. 지난 5월 3일, <블레이드앤소울> CBT PC방 선정 이벤트에 대한 불만이 커지던 상황에서 “우리끼리 이러지 말고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단 몇 시간만이라도 1인 시위를 함께하자”는 게시물이 등장했다.

PC방 전면금연화 위헌소송 참여인단 모집이 처음 추진되던 당시와 같이 이 같은 작은 제안이 실행으로 옮겨질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끈질긴 제안과 업주들의 공감이 이어지면서 점차 1인 시위에 참여하겠다는 업주들이 늘어났고, 직접 1인 시위에 참여는 못하지만 금전적인 지원과 물품후원을 약속하는 업주들도 등장했다.

결국 부산 지역의 한 PC방 업주가 제안한 1인 시위 계획은 보다 구체적으로 변하기 시작했고, 5월 21일부터 23일까지 3일 동안 공정거래위원회, 새누리당 당사, 민주통합당 당사, 넥슨코리아 본사 앞에서 매일 오후 12시부터 2시까지 1인 시위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확정된 참여자는 총 12명이었지만, 상당한 금전적 지원과 물품 지원이 줄을 이었다.

1인 시위를 위해 전국에서 모여들다
PC방 업주들이 이처럼 1인 시위를 거리로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PC방과 게임사의 관계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개인유저에게는 무료로 게임접속이 가능하도록 하면서 PC방은 가맹을 하지 않을 경우 IP를 차단한다는 점, 업주가 구매한 게임 정량시간 차감방식이 불투명하고 오과금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 비인기 게임을 통합정량요금제에 끼워팔기를 하고 있다는 점, PC방의 현실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일방적으로 약관을 변경해 적용한다는 점 등이다.

또한 1인 시위의 목적은 생계의 터전인 PC방을 지키기 위해 게임사의 불공정한 거래와 처사를 세상에 알리겠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PC방 업주들이 공감하는 이 같은 내용으로 인해 부산, 충청, 서울, 인천 등지에서 많은 PC방 업주들이 참여했다. 특히 부산 지역 PC방 업주들은 1인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서울에서 2박3일을 머물렀다.

특히 PC방 업주가 아닌 아르바이트 근무자가 게임사의 부당한 처사를 알리겠다며 1인 시위에 동참해 눈길을 끌었으며, 여성 PC방 업주는 물론, PC방을 운영하는 남편을 위해 만삭의 몸으로 1인 시위에 동참한 여성도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임신한 아내를 집에 혼자 둘 수 없다며 1인 시위가 진행되는 동안 충남 예산에서 서울까지 매일 왕복한 업주도 있었다.

PC방 단체의 도움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인터넷문화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구 PC방조합, 이하 콘텐츠조합) 조합원들이 이번 1인 시위에 대거 참여하면서 콘텐츠조합의 법률자문을 통해 1인 시위를 진행하는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법률을 위반할 수 있는 요인들을 사전에 차단했다. 특히 최승재 이사장의 영향력에 힘입어 언론홍보 및 정치권과 소상공인 단체의 관심도 이끌어냈다.

성공적 1인 시위, 하지만 여전히 “배고프다”
PC방 업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시행한 이번 1인 시위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되고 있다. 많은 언론매체에서 PC방 업주들의 1인 시위 소식을 비중있게 보도했으며, 포털사이트 메인에 1인 시위 관련 기사가 노출되는 등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내는데도 성공했다.

특히 PC방의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 속에서도 네티즌들 사이에서 게임사를 향한 질타가 이어졌었다는 점에서도 성공적이다. 당초 1인 시위의 본래 목적이었던 PC방과 게임사의 불합리한 구조를 알리겠다는 취지에 충분히 부합돼 고무적인 상황이다.

PC방 업주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게임사와의 불합리한 구조를 세상에 알려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1인 시위를 주도한 업주는 “결과론적으로 이번 1인 시위가 게임사와의 실질적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1인 시위를 진행한 이유는 여론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는 업종의 특성을 개선해 공동대응에 나설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취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부산 지역에서는 지역마다 상권 분위기를 조율하고 있는 업주들을 중심으로 단체를 만들거나 또 다른 집회를 계획할 예정”이라며 “이번 1인 시위가 성공적으로 진행돼 앞으로 PC방 커뮤니티와 다른 지역에서도 업주들이 하나로 뭉쳐 업계현안에 공동대응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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