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교하신도시 3개 PC방(스위티 PC방, 아바타 PC방, 시즌아이 PC방)

PC방에 손님들이 가득하다. 좌석은 이미 만석이지만 계속해서 몰려드는 손님들 때문에 업주는 몸이 2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한 손님이 계산을 마치자 차례를 기다리던 다른 손님이 만면에 웃음을 띠고 냉큼 그 자리에 가서 앉는다. 많은 업주들이 부러워할만 한 이런 PC방 풍경은 어디에 가야 찾을 수 있을까. 또 이런 PC방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이러한 궁금증에 아이러브PC방은 소위 PC방 ‘황금상권’을 찾아보기로 했다.

PC방 황금상권은 도대체 어디에?

PC방의 매출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한 단어로 대답하기는 불가능하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입지조건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PC방 업주들은 개업 전에 철저한 상권조사를 통해 목 좋은 자리를 찾으려 애쓴다. 하지만 주변에 인구가 밀집되어 있고, 학교가 많고, 경쟁 업소가 적은, 이른바 ‘황금상권’을 발견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아이러브PC방에서도 이런 ‘PC방 황금상권’을 취재하고자 전국을 물색했지만 위의 조건에 딱 맞는 장소를 찾기란 말 그대로 ‘하늘의 별 따기’였다.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던 1월 어느 날, “황금상권 찾기 정말 힘들다”고 푸념을 늘어놓던 기자에게 돌아온 지인의 대답은 “파주 교하신도시에 가서 PC방 찾아봐”였다. 일순간 추위를 잊게 만드는 봄바람 같은 소식이었다.

부리나케 파주 교하신도시로 달려가 PC방을 찾았다. 그러나 눈에 들어오는 것은 끝없이 이어진 아파트 단지. PC방은 물론, PC방이 있을만한 상가조차 눈에 띠지 않았다. 심지어 추운 날씨 탓인지 근처 PC방의 위치를 물어볼 행인도 보이지 않았고, 결국 지나가던 택시를 붙잡아 길을 물은 후에야 PC방을 찾아갈 수 있었다.

택시 기사의 안내로 찾아간 상업지구, 도착하자 영업 중인 3개의 PC방을 찾을 수 있었다. 이 상업지구는 현재 파주 교하신도시에서 개발이 완료된 유일한 상업지구로, 아파트 단지가 병풍처럼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겨우겨우 이곳을 찾아낸 기자는 마치 PC방이 숨어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PC방은 내 운명. 스위티 PC방 

   

PC방을 찾아냈다는 안도감도 잠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PC방인 ‘스위티 PC방’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건물 4층에 위치한 스위티 PC방의 매장 입구는 차례를 기다리는 학생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고, 그들이 타고 온 자전거로 가득한 거치대로 성업 중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매장 내부에도 손님이 가득해 사장님 부부 내외와 종업원 1명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3명 모두 정신없이 바빠 보였다. 인터뷰 제의가 귀찮게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다행스럽게도 임정완 사장님은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임정완 사장님은 자신을 지난 1998년부터 2010년까지 PC방 총 3개를 운영한 베테랑이라고 소개하면서, 이곳에 PC방을 개업하게 된 사연을 들려줬다. 파주 교하신도시는 아파트 단지가 계속 들어설 예정이고 인구 또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개업을 결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사장님은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기 위해 기존 PC방 매장을 모두 처분하고 2년 전까지만 해도 사업 아이템 구상에 골몰하고 있었다. 경기도 일대를 돌아다니며 건물 임대료를 알아보던 차에 이곳을 발견하고 머릿속을 스쳐간 생각이 ‘여기 PC방 차리면 좋겠다’였다고 한다. 그 때 이후로 PC방을 천직으로 여기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 매장을 운영한지는 1년 2개월 정도 되었는데, 작년 여름방학 기간 중에는 월 3천만 원 정도의 매출을 올린적도 있다고 귀띔해주었다.

반면, 자신은 여러 매장을 운영해오면서 PC관리는 물론, 런처도 직접 제작하고, 손님들 사이에 인기가 많은 게임은 꼭 한 번씩 직접 플레이해보며 손님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려고 노력한다면서 단순히 좋은 상권에만 의존하지는 않는다고 이야기 했다.

상권은 만들어가는 것. 아바타 PC방 

   

인터뷰를 마치고 바로 옆 건물 6층에 위치한 ‘아바타 PC방’으로 향했다. 아바타 PC방은 248㎡(약 75평)에 97대의 좌석이 배치된 비교적 큰 규모의 PC방이었다. 아바타 PC방도 바쁘기는 마찬가지여서 사장님과 종업원 2명 모두 앉아있을 틈이 없을 정도로 바빳다.

   

영업에 방해가 되는 것을 아닐까하는 걱정에 조심스레 인터뷰를 요청했다. 다행히도 박병선 사장님은 너털웃음을 지어보이며 따듯한 음료를 건냈고, 덕분에 몸을 녹이고 본격적인 인터뷰를 시작할 수 있다.

박사장님은 ‘황금상권’을 취재하러 왔다는 설명을 듣자 곧바로 “상권은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거침없는 답변을 이어나갔다. 근처에 있는 스위티 PC방, 시즌아이 PC방 사장님들과 안면이 있을 뿐만 아니라 정기모임은 아니지만 가끔 만나서 저녁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 특히, 과다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서 서로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결심을 하게 된 이유를 묻자, 금촌 등 교하신도시 주변 지역에는 PC방이 많은데 그곳에서는 치열한 가격인하 경쟁으로 한 시간에 500원 정도의 요금을 받고 있으며, 그 때문에 업주들이 힘들어 한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입지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업주의 노력 없이는 좋은 상권이 형성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의 비회원 1,400원, 회원 1,200원 수준의 요금이 자리 잡은 배경에는 근처 사장님들의 협조가 있었다며 공을 돌렸다.

상권이 좋아도 다른 PC방과 다르지 않아요, 시즌아이 PC방 

   

약간의 감동까지 느끼면서 아바타 PC방을 나와 ‘시즌아이 PC방’으로 발길을 옮겼다. 아바타 사장님이 시즌아이 PC방 사장님께 연락해준 덕분에 쉽게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시즌아이 PC방은 231㎡(약 70평)에 80대 좌석이 배치된 규모로, 이전 두 곳의 PC방과 마찬가지로 매장은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시즌아이 PC방은 작년 1월에 개업한 앞선 두 군데 PC방보다 8개월 뒤에 개업한 후발주자다. 최민호 사장님은 자신을 초보사장이라고 밝히면서 베테랑 사장님들과 경쟁하기위한 자신만의 차별화 전략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차별화의 핵심은 다양한 먹거리 상품이었다. 휴게음식점 허가를 받은 시즌아이 PC방은 라면, 과자, 음료수 외에도 튀김과 덮밥을 직접 조리해 판매하고 있었다.

   

상권을 취재하러 왔다는 기자의 말에 최사장님은 “근처 PC방 사장님들이 만들어 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올린 것 같아서 송구스러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면서 “그러나 상권이 좋다고 해서 PC방 운영에 어려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특히, 게임 요금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손님의 입장으로 PC방을 찾았을 때는 게임 요금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지만, 업주가 되고 나서야 게임사에 지불하는 요금이 얼마나 비싼지 알게 되었다면서 손님이 많은 만큼 게임 결제비용도 늘어나고, 오과금의 시간도 늘어난다며 이는 상권이 좋아도 겪을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전했다.

취재를 진행하는 동안 각 매장에 가득한 손님들을 보면서 ‘황금상권’의 형성에 대해 자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목만 좋으면 손님이 많을까? 이곳에 개업한 사장님들이 운수가 좋은 것일까? 노력 없는 좋은 상권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이는 전국 PC방 업주들의 공통된 질문일 것이다. 이곳 사장님들이 좋은 상권을 만들기 위해 흘린 땀방울이 정답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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