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양력으로나 음력으로나 새해다. 많은 이가 새해에는 새로운 꿈을 꾸고 닿을 듯 말 듯 한 희망을 품고 가정에서, 일터에서 삶을 이어간다. 매년 새로운 꿈과 희망으로 삶을 다잡는 소상공인들에게 2011년은 그다지 추억하고 싶지 않은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1년에 유독 PC방 업계의 의욕을 꺾는 규제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PC방 업계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PC방 전면금연화’를 필두로 좀비PC 방지법, 실내 공기질 관리 의무화 등 무수한 법이 PC방을 옭아맸다. 이뿐 아니다. 여성가족부는 관련 기초 통계 조사 조차 하지 않고 추진해 실효성 없는 법으로 재확인된 ‘온라인게임 셧다운제’와 PC방 청소년고용금지업종 지정 등 PC방을 마치 유해업소인양 호도하는 태도로 PC방 업계 소상공인의 성실한 근로 의지를 여지없이 꺾어놓았다.

이렇듯 경황이 없는 상황 속에서 희망적인 소식도 들려왔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정갑윤 위원장이 힘들게 입법한 PC방 전면금연화 유예기간 연장법이 바로 그것. PC방 업계가 새로운 활로를 찾는데 필요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아주 귀중한 시간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헌법재판소를 통한 위헌 판결을 유도할 사회적, 물리적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다행히 정갑윤 위원장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해당 의안은 소관위원회에 상정된 상태까지 진척되었다.

그러나 공공장소 전면금연화는 범세계적인 흐름의 일환이라 사실상 무효화 자체는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고 있다. 다만 계도나 지원사업을 통한 자발적 참여 등의 사전 단계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적용 시점 연장이나 지원사업의 활성화 등이 좀 더 현실적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프랜차이즈 기업처럼 이권이 직결되어 있는 경우나 개인에 따라, 상권에 따라서는 전면금연화가 조속히 시행되길 희망하는 경우도 분명 있다. 그러나 PC방 업계 전체를 놓고 본다면 조속한 시행은 방파제조차 없이 쓰나미를 견뎌내야 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될 수 있다. 대책 없이 전면금연화를 시행하게 되면 PC방 업계에는 일순간에 대량 폐업사태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PC방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고착되어 영업환경은 더욱 악화되고, 폐업한 자리에 좀 더 고도화된 신규 PC방이 들어온다는 점에서 어떤 PC방 업주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선 유예기간 연장법이 잘 진척될 수 있도록 업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 세상에 알아서 저절로 되는 일은 없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PC방 업계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전하고 절실함을 보여줘야 입법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PC방 전면금연화와 관련해 PC방 조합이 헌법재판소에 위헌소송을 낼 때를 생각해보자. PC방 전면금연화 위헌소송에 동참한 PC방 업주가 고작 30여 명에 불과해 전면금연화 폐지의 필요성이 퇴색되어버린 일을 거울삼아 반성해야 한다.

PC방 전면금연화 유예기간 연장은 단순히 연장일 뿐 폐지가 아니기 때문에 남은 시간을 얼마나 값지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전면금연화 이후 각 PC방의 생존 여부가 가려진다. 그러나 아직 PC방 업계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실제로 전면금연화가 시행될 2013년 6월 8일, 혹은 연장된다면 2014년 6월 8일에 어떻게 대처할지, 어떤 것을 준비할지, 새로운 경쟁력으로 무엇을 내세울지 등에 대한 준비는 거의 이뤄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흡연부스를 설치할 것인지 말 것인지, 또 설치한다면 어느 정도 규모로 할지부터 고민해봐야 한다. 상권에 따라서는 아예 금연화에 맞춰 청소년 위주의 공간으로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손님들의 게임 취향에 맞춰 가맹 게임의 종류나 수를 한정하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 새로 들어설 신규 대형 PC방들과 경쟁하기 위해 기존 흡연공간에 배어 있는 담배냄새는 어떻게 없앨 것인가 등 산적한 숙제도 많다.

또 흡연 손님의 PC방 이용이 감소할 것이 명백한 이상 새로운 매출 수단에 대한 진지한 고찰도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집객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거시적으로 스마트오피스, 1인창조기업 거점 사무공간 사업,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 구축, 그린PC방 시스템 구축 등 국책사업에 합류해 새로운 사업 트렌드를 개척해나가야 활로를 마련할 수 있다.

다행히 지난해 말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영환 위원장이 일궈낸 소상공인지원법안으로, 2013년부터 매년 최대 5천억 원 가량이 수혈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PC방 활성화 사업이나 관련 국책사업에 대단위 지원이 가능해진 상황이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전면금연화 이후 PC방이라는 업종이 새롭게 거듭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마치 성경의 “깨어 있으라”는 구절을 연상케 한다. 앞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단결해야할 때를 알아 힘을 합쳐 한 목소리를 내야할 것이며, 이후의 일을 담보할 수 없으니 새로운 사업 트렌드를 진취적으로 받아들여 그때를 미리 대비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이들과 같이 자지 말고 오직 깨어 근신할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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