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PC방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요금 현실화’ 운동이 많은 PC방 업주들의 호응을 얻으며 빠르게 확산되면서 지난 10여 년간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되어온 PC방 업계의 요금 역행현상이 주춤해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PC방 업계에는 수많은 이슈가 있지만, 그중 가장 큰 것이 ‘요금 현실화’로 꼽히고 있다. 지출이 늘어난다면 당연히 지출액 인상 부분이 반영되어야 하고, 물가가 오르면 그 상승폭이 반영되어야 현실적인 요금이라 할 수 있지만, 아쉽게도 PC방 요금은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서비스 업종 요금이 10년 새 두 배 가까이 오르는 동안 PC방 요금은 오히려 반토박이나면서 그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작 게임들의 출시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이런 기회를 통해 출혈경쟁을 줄이고 요금 현실화를 시도해보자는 PC방 업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호응하는 업주들 또한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가 국내 심의를 통과한데에 이어 상당한 집객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되는 엔씨소프트의 대작 MMORPG <블레이드앤소울> 역시 2분기 내 오픈베타테스트 및 상용화를 예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PC방 업주들 사이에서는 가장 확실한 집객효과가 보장될 때 요금 현실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치열하게 경쟁할 수밖에 없었던 지금까지는 사실상 요금 현실화를 추진할 엄두를 내지 못해왔으나, 대작 게임들의 출시에 따라 고객이 증가하는 시점에 출혈경쟁을 자제하면서 요금 현실화를 시도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일부 PC방 업주의 경우에는 정액요금제 등 할인요금제 폐지나 기본요금에 게임 가맹 요금을 추가로 부과하는 등 요금현실화를 위한 첫 단계에 돌입했다. 그러나 주의할 점도 있다. PC방 요금 구조에 대한 설명과 요금 현실화의 당위성 등 손님의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하며, 단시간 내에 지나치게 큰 폭으로 요금을 인상할 경우에는 고객 이탈현상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 PC방 업계 관계자는 “오랜 경기침체와 킬러타이틀 부재로 인해 영업환경이 악화되자 경쟁이 점차 심화되며 요금 또한 꾸준히 하락해왔다”며 “이제 제살깎기 식의 출혈경쟁을 자제하면서 요금 현실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PC방 업계의 공멸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경쟁적인 요금인하가 아닌 다양한 콘텐츠와 수준 높은 서비스를 무기로 재무장해야 할 때”라며 “스스로 명분과 계기를 만들어 요금 현실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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