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포털 상위 3개 사이트가 분야점유율 80% 이상 독식...주력 컨텐츠의 활성화 정도가 전체 서비스의 성패를 좌우'

얼마 전 NHN이 토종 검색 사이트인 ‘첫눈’을 인수하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이라는 의견과 구글의 한국 시장 진출을 견제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두 가지 시선이 엇갈리고 있는데, 점점 인터넷 서비스의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NHN의 덩치 불리기는 결코 긍정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볼 수는 없다.

이번 이슈를 계기로 국내 포털 시장의 역사를 되짚어 보면 개별 사이트들의 흥망이 한국적 포털 모델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분석해 보고자 한다.

국내 포털 사이트의 원조를 ‘다음’으로 꼽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1997년 국내 최초로 무료 이메일 서비스 ‘한메일넷’을 오픈한 다음은 메일 서비스를 기반으로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며 다른 포털 사이트들과의 차별화에 성공하였다. 이후 야후코리아와 본격적인 경쟁 레이스를 시작하였는데, 1999년 다음 카페와 채팅 서비스 기반의 세이클럽, 커뮤니티 사이트 싸이월드, 국내 최초의 게임포털인 한게임 등이 오픈되면서 다양한 컨텐츠들이 포털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2006년 7월 현재, 웹 사이트 분석 기관 랭키닷컴에 등록되어 있는 포털 관련 중분류는 총 14개로 종합 포털부터 게임 포털, 금융 포털, 심지어는 애완견 포털이 별도 존재할 정도로 범위가 다양해졌다.

하지만 포털 사이트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대형화되기 시작한 2002년 무렵부터는 특정 사이트들이 인터넷 이용자와 컨텐츠를 독점해가고 있는 추세이다. 랭키닷컴의 6월 종합 포털 분야점유율을 보면 네이버, 네이트, 다음의 상위 3개 사이트 합계가 무려 81.11%로 나타나 이런 현상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포털 서비스로 성공하려면 어떤 조건들을 갖추어야 할까.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의 구글 한국어 서비스와 세계적서비스망을 갖춘 MSN Korea 등 외국계 기업들의 부진을 보면, 단순히 다른 국가에서 성공한 포털 비즈니스 모델을 국내 시장에 도입하는 것은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핵심 고객군이 비교적 명확한 다른 서비스들에 비해 포털의 방문자 구성비율은 일반적인 인터넷 이용자 구성과 비슷하여 성별/연령별 타겟 마케팅도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많은 인터넷 이용자들이 독점화된 하나의 사이트에 편중되고 있는 와중에서도 종합 포털 중분류 상위 사이트들의 서비스 특성을 살펴보면 성공의 열쇠를 엿볼 수 있다.

먼저 네이버는 검색 부문, 네이트는 미니홈피와 무선 컨텐츠 부문, 다음은 메일과 커뮤니티 부문, 야후코리아는 지역 검색이나 동영상 검색과 같은 기능성 부문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결과들은 방문자 구성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인터넷 이용자들은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Early Adopter), 해당 서비스에 대해 적극적인 자기 의사를 표출하고(Opinion Leader), 한번 결정한 서비스에 대해서는 높은 충성도(High Loyalty)를 보인다는 점에 있어서 다국적 기업들의 테스트베드(Testbed)로 각광받고 있어,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개념적 의미로만 쓰이는 Web 2.0이나 UCC 관련 서비스들이 실제 구현되고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인터넷 이용자들이 새로운 서비스 수용에 유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에 대한 판단도 냉정하여 이들 중 롱런하는 컨텐츠들은 그리 많지 않다.

한국에서 포털 서비스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장 한국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용자를 배려한다는 명목 아래 컨텐츠의 양으로 승부하기 보다는 먼저 주력 컨텐츠를 선정하고 그 효과가 단기적으로는 미미할지라도 중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중추 엔진으로 정착시키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들이야 말로 서비스의 질적 발전과 이용자들의 높은 충성도로 연결되는 포털 비즈니스의 핵심 키워드일 것이다.

<사진> 6월 상위 종합포털사이트 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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