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열리는 6월을 지나 방학이 시작되는 7월이 왔습니다. 2002년 월드컵 당시에도 그랬지만, 이번 2006 독일 월드컵 축제로 인해 전국 PC방은 매출 부진을 피해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7월부터는 몇몇 기대되는 온라인 게임과 함께 방학을 맞아, 반드시 바쁜 여름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여름 방학과 휴가철이 시작되는 이 시기에, PC방을 새롭게 꾸미거나 업그레이드를 통해 쾌적하고 게임을 즐기기에 최고의 장소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신작 게임에 대한 정보도 미리 파악해 손님들에게 권하는 등. 많은 준비가 7월초에 이뤄져야 올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요?

7월 PC방 탐방은 인천의 한 상가지역에 위치한 WOW PC방(대표 조헌수)에서 이뤄졌다. 부근에 도착해 PC방 뒤편으로 돌아보니 바로 옆 경쟁 업소보다 작은 간판이 눈에 띄었다. 건물 반대편인 대로변 쪽에는 커다란 현수막을 걸어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대로변 쪽은 버스 정류장과 각종 상가들이 들어서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다. 건물 뒤편으로 오는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뒤편에 있는 간판도 대형으로 바꾸거나 현수막을 걸어야 할 듯하다.
WOW PC방의 조헌수 사장은 처음 전화 통화를 하면서 PC 대수(41대)도 적고 평수도 적은 곳이라 특별히 탐방할 거리가 되겠냐며 조심스런 반응이었다. 조헌수 사장은 막상 인터뷰를 시작하니 그동안 갖고 있던 자신만의 노하우를 쏟아냈다. 9년간의 PC방을 해온 이력과 경험담을 매우 구체적이고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그야말로 PC방에 관한한 베테랑다운 모습이었다.
실제로 WOW PC방은 중소 규모의 PC방이었다. 2층에 위치한 PC방 내부로 들어서니 화려하지는 않지만, 매우 깔끔한 인테리어와 필요한 것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작은 평수에도 불구하고 PC방을 돌아다니기에 불편함이 없게 공간을 매우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있었다. 첫인상이 아담하다는 느낌이 들어 친숙감마저 든다.
또한 손님들이 모두 볼 수 있는 자리에 평면 TV를 거치해, 이번 월드컵과 같은 행사를 손님들이 어느 자리에 앉아도 볼 수 있게 해놓았다. 실제로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 경기가 있는 날, 매출이 늘어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줄어들지도 않았다고 한다. TV를 설치한 효과를 본 셈이다.



















●PC가 아닌 ‘게임’을 서비스한다!
WOW PC방의 컴퓨터 사양은 최신의 고성능은 아니지만, PC에 관한한 전문가급 실력을 지닌 조헌수 사장이 시기에 따라 직접 업그레이드를 실시한다.
조헌수 사장은 “PC방은 PC를 서비스한다기보다 PC를 이용한 ‘게임’을 서비스한다”며,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필요성이 느껴지면, 목돈이 들어가는 전체적인 업그레이드 보다는 부분적인 업그레이드를 한다”고 한다. 비용부담의 이유도 있지만, 몇몇 부품만 업그레이드를 해도 게임을 하는데 불편이 없기 때문이다. 손님들의 게임성향과 앉는 자리를 파악해, 고사양이 필요한 자리부터 순서적으로 부분 업그레이드를 실시한다. 따라서 업그레이드한 자리에 앉는 손님은 외향적으로는 달라진 것을 눈치채지 못하지만, 게임을 하면서 PC로 인해 느려지는 등의 불편함을 못 느끼게 된다. 보이지 않는 업그레이드를 실시하는 셈이다.
투자도 중요하지만, 지출을 줄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WOW PC방은 지출 비용을 줄이기 위해 평상시에는 낮 시간 위주로 직접 12시간 정도를 조헌수 사장이 직접 근무한다. 직접 카운터를 지키므로 단골 손님들에 대한 정보를 모두 꿰뚫고 있다. 방학과 같은 성수기에는 아르바이트의 근무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비수기와 성수기의 아르바이트 비용을 탄력적으로 줄이거나 늘린다.

●현실적으로 손님에게 맞는 게임을 추천
손님들은 처음에는 본인이 하는 게임을 하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로 다른 게임을 찾을 때는 신작 게임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조헌수 사장에 따르면, 최근 나온 게임 중에서 A 게임보다 B 게임을 알려준다고 한다. 이는 B 게임이 암묵적으로 현거래를 조장하는 것이 이유다. 현거래가 활발할 것이라고 예상되는 게임은 사용자들도 늘어나며, 나중에 손님들이 그 게임으로 인해 약간의 게임비를 충당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요즘 온라인 게임을 취미와 재미로만 하지 않는다. 그 시간을 보내는 동안, 재미는 물론이지만, 게임을 하면서 현거래를 통해 약간의 돈을 벌 수 있는 게임을 선호하게 된다. 현거래가 필요한 게임으로 사용자들이 몰린다는 이야기이다.
PC방은 다른 창업 아이템보다 자본만 있으면, 접근하기가 용이한 만큼 경쟁이 심하다. 조헌수 사장은 9년 동안 있으면서 크고 작은 PC방들과 경쟁을 하다보니 어느 정도 이력이 붙었다. PC방의 경쟁력의 가장 큰 부분이라 함은 ‘하드웨어’이다. 손님에게 ‘느리다’라는 느낌을 갖게 만든다면, 업그레이드의 필요성을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게임을 하는데 ‘지장이 없다’ 또는 ‘빠르다’라는 느낌을 주면 하드웨어 부분은 성공인 셈.
서비스는 가격과도 연관되는 부분인데, 당연히 손님 입장에서는 많은 것을 해주면 좋아하지만, 가격과 서비스는 현재의 수익과 비교해 적정한 수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당 사용료를 내리는 일은 자신은 물론 주위 PC방까지 위험한 상황으로 몰고 가게 된다. 사용료를 내리는 것보다 적정한 수준의 서비스를 해주는 것이 경쟁력을 높이는데 더욱 효과적이다.

●현실에 맞는, 기본적인 규정 필요
조헌수 사장은 PC방 업주들의 단체인 인터넷PC문화협회에는 초기 PC방을 할 때 가입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협회의 활동이 기대에 못미처 탈퇴했다고 한다. 협회는 분명히 있어야 하지만, ‘있어야 하는 협회’란 것은 전 회원들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어야 한다. 조헌수 사장은 누군 하고, 누군 안하고 식이면 있으나 마나한 단체가 아닐까 한다고 개인적인 생각을 피력했다.
PC방 관련부처에서 제정되고 시행되는 법규는 실제 해당 자영업자들의 현실이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관련부처에서 대책이나 시행령을 내놓을 때마다 매우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여러 가지 요인으로 힘겹게 버티고 있는 생계형 PC방은 새로운 법규가 나올 때마다 이를 지키기 위한 비용 지출이나 매출 감소로 문을 닫아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5월부터 시행된 건축법에 대해서 조헌수 사장은 “기존 PC방 업주들에게는 아무래도 긍정적인 요소다. 경쟁이 치열한 PC방 업계에 힘에 부치는 중대형 PC방 개설이 저지된다면 환영받을 일이다. 아직 구체적인 적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본이 든든한 대형 PC방이 방법을 찾아내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럽게 반문했다.
WOW PC방은 아담하고 깔끔한 내부, 언제든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능력, 9년 동안 갈고 닦아온 노하우로 꾸준한 매상을 올리고 있으며, 그때 그때 상황에 맞는 적절한 서비스로 단골 손님들을 확보하고 있다.



●WOW PC방 조헌수 대표

와우 PC방은 손님들에게 어떤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는가?
영화 서버를 매장 내에 따로 두어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한달에 10만원의 비용이 지출되기는 하지만, 게임을 하다가 지친 손님이나 조용히 영화를 보러 오는 손님도 상당수 있어 비용 이상의 효과가 있다.
이번 월드컵을 대비해 대형 TV를 매장에 갖추기도 했다. 효과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서비스를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느 시기’에 하느냐도 중요하다. 때에 따라서 순발력 있는 서비스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주위에 대형 PC방과 사행성 도박장이 있는데, 영향은 없는가?
옆 건물의 대형 PC방이 최근 리모델링을 했지만, 본 매장도 수시로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으므로,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아 커다란 영향은 없다. 사행성 도박장이 올해 초부터 생기긴 했으나 역시 매출에는 커다란 지장이 없다. 고스톱이나 포커 같은 아케이드 하는 손님이 줄어들긴 했으나, 도박장이 들어섬으로써 새로운 경쟁 PC방이 생기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어 새로운 손님이 늘어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관련 업계에 바라는 점은?
가장 이상적인 이익단체, 즉 협회라는 것은 모든 동종 사업자의 이익이 대변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사업자가 가입해야 하며, 어떤 사안에 대한 움직임 또한 같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기관에서는 생계형 PC방을 위한 부분에 좀 더 신경을 써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마지막으로 게임업체에 바라는 점은 완성도를 높이라는 부분이다. 인터넷이나 매체를 통해 알려진 기대작을 손님에게 추천하고 나서 핀잔을 듣는 경우만 없다면 좋겠다.

[아이러브PC방] erickim@com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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