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디스크와 비교해 체감 성능이 훨씬 빠른 SSD는 PC방을 차별화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손꼽히지만 PC방 도입은 아직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가격 인하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지만 비싼 가격은 PC방 도입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SD를 사용하는 PC방은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실제 SSD를 도입한 PC방은 SSD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9개월째 SSD를 사용하고 있는 일산시 마두동 ‘엔젤PC방’을 찾아 SSD에 대한 이야기와 관리 방법에 대해 직접 들어보았다.

“차별화로 선택한 SSD, 부담은 있었지만 후회는 없어”

   

마두역 부근의 엔젤PC방은 주변 경쟁 PC방이 7개 정도이며 가격은 700~800원으로 형성되어 있는 상권이다. 지난 2010년 12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엔젤PC방은 현재 회원 1,000원, 비회원 1,200원을 받고 운영하고 있다.

50석 규모의 엔젤PC방이 주변PC방과 경쟁해 차별화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바로 SSD였다. 현재 SSD를 장착한 PC 좌석은 20석 수준이며, 만약 SSD로 차별화가 되지 않았다면 주변 PC방과의 경쟁에서 지금의 요금은 받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엔젤PC방 SSD를 어떻게 사용하고 있나

현재 9개월 넘게 SSD를 사용하고 있는 엔젤PC방은 인텔 X25-M G2 80GB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500GB 하드디스크도 함께 사용하고 있었다. SSD는 IDE 모드로 설정해 놓고 15~20% 정도는 여유 공간으로 비워놓고 사용한다고 한다. SSD는 운영체제와 온라인게임 2~3개를 설치하는 용도이며, 나머지 온라인게임은 500GB 하드디스크에 설치해 사용하고 있었다.

   

엔젤PC방은 운영을 시작하면서 바로 SSD에 온라인게임을 설치하지 않고 손님이 즐기는 온라인게임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주로 손님이 <아이온>과 <테라>와 같은 MMORPG를 즐겨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곧 <아이온>과 <테라>를 SSD에 설치했다.

PC방에서는 로딩이 긴 온라인게임을 설치해야 SSD의 빠른 성능을 좀 더 부각할 수 있다고 한다. 비교적 로딩이 긴 <아이온>과 <테라>는 SSD의 성능을 보여주기에 충분한 온라인게임이었다.

■  SSD 관리 어떻게 해야 할까?

SSD는 하드디스크와 달리 초기화 과정이 필요하다. 포맷만으로는 데이터가 완전히 삭제되지 않아 속도저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SSD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전용 초기화 프로그램을 사용해 초기화를 해야 한다. 하드디스크보다 관리가 한 단계 더 필요한 것이다.

SSD 초기화와 관련해 먼저 메인보드와 SSD와의 조합이 문제가 없는지 알아봐야 한다. 일부 메인보드는 도스(DOS) 상태에서 초기화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없다. 이럴 때 윈도우용 초기화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하고, 다른 PC에 장착하기 위해 케이스에서 분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SSD를 구매할 때는 메인보드에서 해당 SSD의 도스용 초기화 프로그램이 문제없이 동작하는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엔젤PC방 SSD 좌석에는 복구프로그램인 컴백이 설치되어 있다. 자주 복원 작업을 하기에는 SSD 초기화 과정 때문에 번거로울 수 있어 컴백을 설치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2~3개월 주기로 한 번씩 복원 작업을 하면 충분하다고 한다.

■  PC 셋팅이 더 중요, SSD는 하나의 수단

   

엔젤PC방은 윈도우즈 XP 홈에디션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업주가 직접 레지스트리 값을 변경해 최적화된 상태로 사용하고 있었다.

놀라운 것은 바로 부팅 속도였다. 컴백 설치로 초기 부팅 속도는 2~3초 지연됐지만, 윈도우즈 XP 로딩 부분(일명 지렁이)이 2번을 넘기지 않았다. 윈도우즈 XP 바탕화면에서 사용하고 있는 관리프로그램인 <피카> 로그인 창으로 넘어가는 데 30초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엔젤PC방 업주가 직접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찾아낸 레지스트리 값을 통해 부팅 속도 등을 최적화된 윈도우즈는 SSD뿐만 아니라 하드디스크에서도 빠른 부팅 속도를 보여줬다. 윈도우즈 XP 로딩 부분은 SSD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윈도우즈 진입 후 <피카> 로그인 창으로 넘어가는 시간이 좀 더 걸렸다. 부팅 시간은 총 1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직접 아이온 실행도 비교해 보여줬는데, 접속해 캐릭터 창이 뜰 때까지 SSD 좌석은 55초 정도 걸렸고, 하드디스크는 1분 30초 정도 걸렸다. 이렇게 최적화된 윈도우즈와 SSD로 더 향상된 체감 성능이 엔젤PC방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  좌석 30~40%만 SSD 도입해도 효과 충분

엔젤PC방 업주는 SSD 도입으로 <아이온> 단골손님 확보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더불어 700~800원 상권에서 70~80대, 100대 이상 규모의 주변 PC방과 경쟁해 1,000원대 가격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SSD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엔젤PC방 업주도 SSD를 전 좌석에 도입하는 것은 가격부담이 클 것이라며 30~40% 좌석만 SSD를 사용해도 PC방 차별화와 손님 유치에 분명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SSD가 대중화된 후 도입한다면 SSD의 차별화 이점이 사라지는 만큼 미리 사용해보는 모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아이온>을 기본으로 <블레이드&소울>, <디아블로3>까지 나온다면 SSD에 설치할 계획이라면서 손님들에게 좀 더 빠른 체감성능을 제공하기 위해 윈도우즈 최적화와 함께 SSD 도입도 긍정적으로 검토해보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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