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은 정말 유해한가?
-PC방 입점 반대 집회로 촉발된 PC방 ‘유해업소’ 논란

지난 9월 21일 서울 모 지역에서는 PC방의 입점에 반대하는 지역주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9월 초 인근 상가건물 지하에 PC방이 입점을 준비 중이라는 사실을 안 뒤 아이들의 안전한 교육생활 환경과 주민들의 쾌적한 주거환경을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대책회의를 갖고 PC방 입점 반대서명을 받아 PC방 건물 앞에서 주민집회를 가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근지역 주민의 대표를 자처하고 있는 강북구의회 구본승(민주노동당) 의원은 “해당 PC방의 전용 공간이 학교 환경위생정화구역 내에 위치하기 때문에 입점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입점에 반대하는 이유가 PC방의 ‘유해성’ 때문이 아닌 ‘법률’ 문제라고 강조했다.

■ 정화구역 빌미로 PC방을 유해업소로 몰아간 집회

하지만 이날 집회 현장에서 사용된 피켓과 현수막 등에 적혀있던 문구를 살펴보면 입점에 반대하는 이유가 단지 ‘법률’ 문제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조용한 동네를 지켜내자’는 문구를 비롯해 PC방 입점이 지역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문구도 있다.

쓰레기 집하장이나 화장터와 같이 주변 환경의 쾌적성을 훼손함으로써 주민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혐오, 기피 시설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미 주택가에 뿌리내린 사행성 도박장도 아닌 일반 PC방에 대한 입점 반대 집회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문구라고 할 수 있다.

이는 PC방 입점에 반대하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것으로, PC방이라는 업종에 대해 무지한 것이 그 원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사태는 PC방 업종 자체를 유해시설로 규정하고 전국 2만여 PC방을 부정하는 것으로 비쳐지며 PC방 업주와 PC방 단체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이후 PC방의 정상적인 영업을 방해하는 업무방해로 번질 가능성이 커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PC방은 정말 유해한 업소인가?

PC방은 소음이나 분진, 악취 등 지역 환경에 저해될 요소가 없어 전혀 유해하다고 볼 수 없다. 단지 학생의 교육 환경에 방해가 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 내 영업이 제한될 수 있는 정도다. 실제 해당 법령에서도 “유해할 수도 있는 환경으로부터 학생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되어 있을 뿐 PC방을 유해업소로 규정하지는 않고 있다.

또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키스방, 유리방 등 풍속영업(청소년 유해업소)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밀폐된 공간에서 영업행위를 하는 업소’로 법 개정이 예정되어 있어 사실상 PC방은 풍속영업(청소년 유해업소)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결국 “PC방은 유해업소가 아니다”라는 결론이 도출된다. 인터넷 중독이나 게임 중독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해서 질병으로 규정할 수는 없으며, 택시에 탈옥수가 탔다고 해서 택시기사가 탈옥수의 탈옥을 도와준 공범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로 PC방이 교육에 방해가 될지도 모른다고 해서 유해업소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 PC방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개선, 분위기 전환 필요

그렇다면 일반 시민들은 ‘PC방’이라는 업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신뢰할 수 있는 조사기관의 설문조사 자료 등 참고할만한 문헌이 없어 실제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증할 수는 없지만 긍정적인 이미지보다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좀 더 많을 것이라는 우려는 지울 수 없다.

‘PC방’이라고 하면 ‘게임 과몰입’, ‘담배 냄새’, ‘해킹’ 등 부정적인 요소들이 검색포털의 연관 검색어로 뜬다. 반면 긍정적인 요소라고는 ‘친구들과 어울려 게임하며 놀기 좋은 장소’, ‘안전하게 부모님 퇴근 기다릴 수 있는 장소’ 정도로 부정적인 이미지들에 비하면 크게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앞선 PC방 입점 반대 집회와 같은 사건들이 단순한 에피소드로 치부되지 않고 PC방 업계에 대한 강한 자극제로 받아들여야 한다. PC방 업종 전체가 살아야 각각의 PC방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PC방의 부정적 이미지를 키울 수 있는 일들에 대해 PC방 업주들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대처해야하는 것이다. 방관하다가는 제2, 제3의 PC방 입점 반대 집회가 생겨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가올 청소년 고용금지 업종 지정과 전면금연화까지…. PC방이 떠안고 있는 여러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해 PC방 업종 전체가 ‘유해업소’가 되어버리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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