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개발사가 가격인하를 통해 정액요금의 거품을 걷어내고 있으며,
그 외 대부분의 개발사가 진지하게 가격인하를 할지 여부를 고심 중...

● 안정적인 과금체계 월정액 요금 현실화 시급

현재 국내 게임시장의 구성을 살펴보면 패키지 게임이나 콘솔게임보다는 역시 온라인 게임이 절대적 우위에 있다. 온라인 게임은 강력한 커뮤니티와 역할분담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그 게임성으로 일반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충분한 흥행성이 있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 안정적이면서도 확실한 과금체계가 정립될 수 있다는 부분이 지금처럼 시장의 확대를 가능케 했던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가격 책정은 해당 개발사/서비스사가 개발비와 손익분기 등 향후 수입구조에 대한 전망에 따라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초기시장을 주도했던 리니지의 29,700원이 그 기준이 되고 그 전후의 가격대가 암묵적으로 1개월 정액요금의 표준 아닌 표준으로 적용되어 왔다. 과거에 비해 제작비가 엄청난 규모로 늘어났다고는 하더라도 유료화 4~5개월 안에 개발비를 뽑아내는 경우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심지어는 2달만에 개발비를 상회하는 금액을 회수한 예도 있다.

외국의 경우와 비교해 국내에서는 왜 이렇게 온라인게임의 월정액 요금이 비싸냐는 의견에, 대부분의 개발사는 개발비 거의 대부분을 인건비가 차지하는 만큼 상용화 이후에도 여전히 인건비 부분을 감안해야하기 때문에 고금액 정책을 고수할 수 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하지만 개발이 완료되면 런칭을 하는 전후를 기하여 외주직과 임시 계약직은 철저하게 인사정리되고 핵심 개발인력만 남아 게임의 운영/관리직만 보충하기 때문에, 개발사가 말하는 유지비라는 측면의 인건비는 개발 당시에 비해 거의 같거나 상대적으로 적을 뿐 아니라 심지어는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경우도 있다.

● 온라인게임 월정액 요금 가격인하 조짐

온라인게임의 고금액 정책을 환영할 게이머는 없다. 당연히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지만 그 어떠한 개발사도 요금정책에 변화를 준 경우는 일절 없었다. 물론 사업 부진으로 수익구조를 개선하고자 요금제를 부분유료화로 전환한 경우는 많지만 이는 엄연히 부분유료화이지 정액요금제의 가격인하는 아니었다. 이처럼 불변의 진리처럼 보이던 정액요금제에 변화가 생겼는데 이는 불과 2개월 사이의 일이다.

지난 5월 5일, 어린이 날이라는 기념일을 기점으로 카발 온라인이 최고 30%의 가격인하를 단행했다. 이보다 앞서서 4월 17일에 단행된 월드 오브 워 크래프트(이하 WOW)가 그 동기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동안의 정액요금제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그 체계를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WOW가 처음 상용화를 시작하던 2004년 11월 당시, 리니지 대비 20%가 낮은 가격에 요금이 책정되면서 정액 요금제의 적정 가격에 대한 논란이 커져왔다. 더욱이 이번 20% 가격 인하를 통해 리니지의 약 65%정도의 가격으로 낮아지게 되어 기존 고가 일변도였던 온라인게임의 정액제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국내 온라인 게임 순위 3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WOW의 19,800원이라는 가격인하는 많은 생각을 할 여지를 던져주었다. 게이머에게는 기존의 3만원 전후의 가격이 과연 적당한 가격이었는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다가섰고, 후발 개발사에게는 고액정책만이 대안이 아니라는 점을 시사해줬다.

이미 다수의 개발사가 가격인하를 통해 정액요금의 거품을 걷어내고 있으며, 그 외 대부분의 개발사가 진지하게 가격인하를 할지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어찌되었든 가격인하로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고무적이긴 하지만 국내 기업에서 가격인하가 비롯된 것이 아닌, 국내에서 성공을 거둔 외국기업에서 주도된 가격인하라는 점에서 조금은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 게임유저의 저변확대를 위한 가격인하는 필요

과거 정해진 인원으로부터 최고의 매출을 창출하기 위해서 고액의 월과금 정책이 효과적이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최근 시장의 동향을 본다면 저변확대 등을 토대로 시장 규모가 매우 커졌으며 신규 유입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점을 고려한다면 시장을 보다 넓히는 한편 신규 유입자를 선점하는 차원에서 가격인하가 하나의 대안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WOW의 경우 가격인하가 이뤄진 이후 신규 계정 생성 및 최초 정액결재자가 기존의 배 이상 증가하였고, 매출액 또한 가격인하 이전보다 증가하여 가격인하 정책이 실효성이 있음을 입증했다. 이후 국내 업체의 가격인하도 슬슬 고개를 들고 있는데, 그 첫 번째로 기존에 유료화 서비그를 하고 있던 ‘카발 온라인'의 가격인하이다.
카발의 개발사 이스트소프트의 매출액은 좀더 결제시기가 지나야 정확한 자료가 산출되겠지만, 30% 가격인하 후 신규결제(신규 회원 및 최초 정액결제자) 비율이 가격인하 전 50% 이하에서 최근에는 최대 86%까지 상승했다고 한다.사실상 매출이 10% 정도 증가했다고 봐야할 것이다. 이처럼 가격인하가 매출의 감소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신규 고객의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매출의 증대는 물론 게임 내 컨텐츠의 수명을 늘리는 효과까지 보이고 있다.

단기적, 장기적 모든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많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앞으로 가격인하는 가격정책의 한 흐름으로 이어져 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출혈 경쟁식 가격인하나 인원감축에 의한 컨텐츠 약화로는 이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야만 게임 시장의 규모와 저변이 온건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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