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당시 정부는 이를 극복할 방법으로 IT산업을 내세웠다. 1999년부터 전국에 보급되기 시작한 초고속 인터넷과, 이런 인터넷회선의 보급을 기반으로 이후 새로운 고수익의 사업으로 각광받게 된 PC방 업종의 탄생은 이후 폭발적인 게임시장 팽창을 주도했다.
초창기 PC방에서는 스타크래프트 열풍이 불면서 대중적인 문화로 자리잡게 되었고, 디아블로2 등 패키지 게임의 등장으로 그 지속적인 성장세를 계속 이어간다. 초반 PC방에서는 네트워크를 이용한 패키지 게임위주였던 것이 이후 배틀넷과 리니지의 등장으로 점차적으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현재 게임시장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인터넷과 게임을 맘껏 사용할 수 있는 PC방이라는 탄탄한 기반 위에 리니지라는 엄청난 수익을 발생시키는 초창기 온라인 게임의 등장 이후 여러 온라인 게임들이 속속 선보이면서 이후 게임시장은 과히 빅뱅이라고 표현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게 된다.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이전에 게임은 대부분 패키지 방식으로 유통되었는데 이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시장 초기부터 만연한 불법복제 문제, 주얼에 따른 제작사의 열악한 수익구조 문제, 게임 전문지간의 과도한 번들경쟁 등으로 시장은 이미 수명을 다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인터넷의 확산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시장형성은 대체시장으로써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로 부각되었다.
패키지 시장이 이런 구조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는 반면 당시에 선보인 인터넷을 통한 과금체계는 오프라인상의 불법복제의 문제나 불안했던 수익구조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해줄 수 있는 완전무결한 것으로 패키지 개발업체와 유통사는 너도나도 온라인시장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론 인터넷과 온라인게임의 확산으로 인해 지금의 게임시장 은 다른 제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크게 성장한 반면, 인터넷을 통한 유통망 자체에 제작사들이 대하는 자세는 패키지 게임 시절의 그것과 그다지 다를바 없어 보여서 무척 안타깝다. 실제 패키지 시장에서 재미를 못본 제작사/유통사가 대부분 온라인게임회사로 전향한 이유도 있겠지만 너무 급격하게 변화한 온라인시장에 전반적인 이해와 인식이 부족한 것도 현실이다.

패키지 시장이 전부이던 당시에는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던 유통망 때문에 제작/유통사가 많은 손실을 감수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런 손실을 이제 인터넷을 이용한 PC방에서 보상 받으려는 보상심리는 좀 곤란하다. 은연 중에라도 패키지에서 재미를 못봤으니 이젠 PC방에서 좀 뽑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진 제작사가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지금은 명백하게 PC방이라는 소매 유통망이 제작사 수익의 튼튼한 기반이 되어주고 있음에도 패키지 시장 당시에 길들여진 학습 효과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특별히 유통망 자체에 대한 관리와 투자 측면에는 아직 인색한 면이 짙다. 오히려 유통망의 절대상위구조를 악용하여 PC방 시장을 필수 소비계층으로까지 보는 제작사도 있어 문제다.

현재 PC방에서는 게임사들을 소위 ‘PC방에 빨대를 꼽으려고 달려드는 게임사’라고 부를 정도로 PC방과 게임사와의 파인 골이 깊어졌다. 이는 몇몇 온라인게임사의 게임의 대중적 인기를 이용해 PC방과 구체적인 협의 없이 진행된 PC방 유료화로 촉발된 것이다. PC방 업계는 게임사와 함께 공생할 수 있도록 적절한 선의 가격타협과 대화를 원했을 뿐인데 이런 대화는 잘 이루어지지 않았고, 간혹 자리가 마련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런 자리에서 자신들의 힘을 키우려는 전략으로 이용한 PC방 협회와 PC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게임사간의 대립으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낸적이 없었다. 이후 힘을 키운 협회는 게임사와 협력으로 자신의 배를 불리는 결코 치유할 수 없는 잘못을 범하고 현재의 파행상태까지 이르게 된다.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게임사는 자신들의 배를 불려준 PC방을 이해하기 위해 PC방을 찾아다니며 실상을 알고 함께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의 연구에 부던히 노력해야 할 것이며, PC방 업계 역시 협회라는 자칭 업계 대변단체의 여론조장에 휘둘려 그들의 목소리에 의존해 외곡된 목소리나 힘들다는 볼멘소리만 낼 것이 아니라 직접 자신의 의견과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아이러브PC방] erickim@com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