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마음이 설레이기 마련이다. 비록 사용해보지는 못할지라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항상 즐거움을 느낀다. 역시 마트에서의 아이쇼핑(이것은 잘못된 용어임. 윈도우쇼핑이 옳음)이 컴퓨터에서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그래픽카드는 예전과 달리 게임의 핵심이 되는 부분으로써 변화에 가장 민감하다. 지금은 양대산맥인 Nvidia와 ATi 가 대표적인 메이커로 아직까지는 Nvidia가 우리나라에서 높은 선호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 대한민국 상위 5%의 고객들이 찾고 있다는 엔비디아의 지포스 7800에 대해 소개해 보도록 하겠다.

제품의 스펙에 대해 알아보자!

GeForce 7800GTX는 G70이라는 코드네임으로 개발된 프로세서로서 현재 TSMC의 110nm 공정으로 생산되고 있다. G70은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는 GeForce 6 시리즈의 NV40 코어에 비해 총체적으로 구조가 바뀐 제품이 아닌 일종의 마이너 업그레이드 형태의 제품이지만 원래 GeForce 6 시리즈 자체가 비교적 잘 만들어진 코어인지라 크게 변화가 없다고 하더라도 실망할 부분은 아닌 듯 하다. 전반적인 G70의 특이점은 클럭속도가 향상되고, 2개의 Vertex Shader가 추가되었으며, 픽셀 파이프라인이 8개 추가되어 24개가 되었다는 점이라고 하겠다.

전반적인 스펙을 경쟁사인 ATI의 현재 최고 모델인 Radeon X850XT-PE와 비교해보면 아래와 같다.















전반적인 스펙을 살펴보면 코어 클럭은 430MHz이고, 메모리는 600MHz GDDR3를 사용하여 1.2GHz 수준의 성능을 보여준다. 7800GTX에서의 새로운 기술로는 Transparent Anti-Aliasing이 추가되었고, Gamma Corrected Anti-Aliasing도 추가되었다. 물론 기존에 지원되던 HDR(High Dynamic Range)나 SLI 지원, Shader Model3의 지원 같은 경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성능의 측면에서 향상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Pure Video 등의 지원으로 nVIDIA Decoder 사용시 DVD 화질 등에서 향상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팔린 지포스 6200, 6600, 6800을 보면 6200 계열이 56%, 6600은 40%, 6800은 4% 정도다. 수로 따지면 보급형이, 금액으로 보면 중급형 시장이 제일 크고 고급형 제품은 가뭄에 콩 나듯 어쩌다 하나씩 팔린다. 이렇게 지포스 6800의 인기가 적은 까닭은 성능은 입이 쩍 벌어질 만큼 뛰어나지만 엄두를 내기도 어려운 가격 때문이다. 하나만 꽂아있어도 최신 3D 게임을 즐기기에 성능이 충분한 지포스 6600 GT를 SLI로 묶으면, 지포스 6800 울트라 보다 돈은 적게 들이고도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기 때문에 6800의 수요가 그만큼 적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포스 7800 GTX가 나오면서 고급형 그래픽카드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값이 50만원을 훌쩍 넘는 것은 지포스 6800 울트라와 마찬가지지만 중급형 그래픽카드 2개가 힘을 모아도 지포스 7800 GTX의 엄청난 성능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픽카드 2개와 값비싼 SLI 메인보드 그리고 그래픽카드 2개를 먹여 살릴 출력이 센 전원공급장치를 사는 대신, 지포스 7800 GTX 하나로 깔끔하게 해결하면 된다. 지포스 6800 울트라에 비해 파이프라인 효율이 좋아지고 그 수가 16개에서 24개로 늘어난 지포스 7800 GTX는 메모리 작동 속도까지 1,100MHz에서 1,200MHz로 올라가 3D 성능에 목이 마른 사람이라면 욕심이 절로 난다.

지포스 7800 GTX에 사람들이 욕심을 내는 까닭은 새로 나온 최고급형 그래픽카드라는 게 가장 큰 이유지만, 종전 최고 제품이었던 지포스 6800 울트라보다 값이 오히려 싸기 때문이다.
지포스 6800 울트라는 60만원 중반에서 70만원 초반에 팔렸지만 지포스 7800 GTX는 10만원 가까이 싼 50만원 중반에서 60만원 중반에 팔린다. 성능은 30~40% 좋으면서 값은 오히려 더 싸니까 그 동안 꾹 참아왔던 욕심들이 꿈틀대는 것이다.









그래픽카드의 성능은 프로세서와 메모리의 작동 속도뿐만 아니라 프로세서의 구조와 메모리 인터페이스를 함께 살펴야 한다. 작동속도만 보면 지포스 6600 GT가 가장 빠르지만 실제 성능은 지포스 7800 GTX가 2배 이상 좋다.

그래픽 프로세서를 같은 수준으로 만들었다면 파이프라인의 수와 작동속도를 곱한 것을 비교하면 상대 성능을 알 수 있다. 지포스 6600 GT의 픽셀 파이프라인 성능은 500×8=4,000 이고 지포스 6800 울트라는 425×16=6800이다. 그에 비해 지포스 7800 GTX는 430×24=10,320으로 지포스 6600 GT에 비해 2배 이상이다. 게다가 지포스 6 시리즈에 비해 지포스 7 시리즈는 더 앞선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에 파이프라인 수보다 성능 차이는 더 크게 벌어지므로 지포스 6600 GT 2개가 모였다고 한들 지포스 7800 GTX를 따라 잡을 수는 없다.

메모리 역시 작동속도와 함께 프로세서와 메모리가 데이터를 주고받는 폭도 함께 봐야 한다. 지포스 6600 GT가 4차선이라면 지포스 6800 울트라와 7800 GTX는 8차선이라서 실제 메모리 성능은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지포스 6600 GT는 프로세서와 메모리 사이에 1초에 16GB까지 데이터가 오가는데 비해 지포스 7800 GTX는 38.4GB다. 프로세서의 상대성능과 메모리 대역폭을 함께 보면 지포스 7800 GTX가 왜 괴물이라 불리는지 알 수 있다.

















GeForce 7800 GTX 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인상적인 성능과 특징을 보여주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반가워할 만한 장점 중 하나는 발열량이 줄어들었다는 부분일 것이다.
NVIDIA는 GeForce 7800 GTX가 110nm 공정으로 제작되어 이전 제품보다 발열량이 감소, 1층 구조의 쿨러만으로도 충분히 안정적인 동작이 가능하다고 밝힌바 있다. 실제로 현재 시장에 출시되어있는 모든 GeForce 7800 GTX 보드는 레퍼런스 형식의 1층 쿨러를 탑재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 비싸다. 섣불리 구매하기에는 역시 무리가 따른다. 그래서 파이프라인은 4개 밖에 줄이지않은 7800GT를 한번 보기로 하자.

지포스 7800 GT는 지포스 7800 GTX에서 픽셀 파이프라인 4개를 줄이고 작동속도를 조금 낮춘 대신 그만큼 값을 내려 ATI의 고급형 시장을 아예 죽이겠다는 작정을 하고 나온 제품이다. 지포스 7800 GTX에 비해 10만원 정도가 싼 40만원 초반에 얼굴을 내밀어 30만원 중반이 넘는 값에 팔리는 레이디언 X800 XL이나 X850 시리즈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지포스 6800과 레이디언 X850이 같은 세대인데 비해 지포스 7800 GTX는 세대가 다른 제품이다. 1년 넘게 쌓인 기술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지포스 7800 GTX가 지포스 6800 울트라와 경쟁하던 레이디언 X850 XT PE보다 3D 성능이 좋은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엔비디아는 지포스 7800GTX를 6월 말에 내놓고 고급형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지만, ATI는 이에 대응할 만한 제품을 아직 코빼기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코드명 R520으로 그래픽 프로세서를 열심히 만들고 있다는 것만 확실할 뿐 언제 시장에 나오는지, 성능은 얼마나 되는지, 값은 얼마에 팔릴지 등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하나도 알려진 것이 없다. 그나마 경쟁 상대와 비슷한 기술을 쓴 최신제품을 내놓기 어렵다면 종전 제품의 값이라도 내려야 할 테지만 ATI의 레이디언 X800과 X850 시리즈의 값은 하늘 높이 떠가는 구름마냥 내려올 줄 모른다. 그러니까 지금 그래픽카드 시장은 엔비디아의 고급형 제품의 기술 수준이 한 발 앞서 있는 상황이다.

NVIDIA 에게는 당연히 즐거운 시즌이다. GeForce 7800 GTX 보드에 대한 시장의 평가 및 반응은 뜨거운 편이고, 실제 리테일 제품의 출시 역시 빨리 이루어졌기 때문에 판매량 및 수익면에서 즐거운 비명을 지를 만하다.
리테일 제품의 출시가 빠르게 이루어졌다는 것은 GeForce 7800 GTX 코어의 생산 라인이 안정적으로 동작하고 있고 수익 또한 높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야심작에 대한 ATI의 반응은 여전히 더디기만하니 NVIDIA 입장에서는 GeForce 6 시리즈의 성공에 이어, GeForce7 시리즈에서도 대중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과연 NVIDIA의 성공신화는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컴정보 redprince@com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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