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태양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8월. 바야흐로 바캉스의 계절이 돌아왔다. 저마다 산, 바다, 계곡을 찾아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시기. 자영업자들에게는 매출상승으로 이어지는 최대의 성수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휴가지에서 PC방을 찾아보긴 어렵다. 24시간 365일 평균적인 매출이 보장되어야 원활한 운영이 가능한 PC방은 한 철 장사가 대부분인 휴가지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실제로 주택가가 인접한 규모가 큰 휴가지가 아니라면 PC방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휴가지 중에서도 산이나 계곡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해수욕장에는 얼마나 많은 PC방이 있을까? 그리고 휴가지에서 운영되고 있는 PC방은 도심에 위치한 PC방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에서 가깝고 서해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천 해수욕장을 찾았다.

   

해변, 그 곳에도 PC방은 있었다
서해에는 수많은 해수욕장이 존재한다. 하지만 인터넷 검색만으로 해수욕장에 위치한 PC방을 찾기란 힘들었다. 그나마 서해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대천 해수욕장에 5~6개 정도의 PC방이 있다는 사실만 확인할 수 있었다.

PC방을 탐방하기 위해 찾은 대천 해수욕장은 매년 보령 머드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이로 인해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머드축제 기간에 대천 해수욕장을 찾고 있으며, 내국인을 합쳐 한해에만 1천만 명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다. 규모도 과거에 비해 몰라보게 커졌고, 아직도 개발 예정 구역이 많아 신축 건물을 공사하기 위해 개발이 진행 중인 지역이 많다.

대천 해수욕장에 위치한 PC방 역시 해수욕장의 규모만큼이나 5~6개의 PC방이 100여 미터의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위치해 있었다. 도보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 특징 때문에 서로가 경쟁 상대라고 보기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해변 바로 앞에 위치한 PC방은 없었고, 보통 해변에서 두세 개의 골목을 지나면 PC방을 찾아볼 수 있다.

   
 

▲ 대천 해수욕장에는 5~6개의 PC방이 100여 미터 간격으로 위치해 있었다

 

“비키니 차림 손님이요? 당연히 있죠”
대천 해수욕장에 위치한 PC방 중에서도 아이PC방은 지난해 온라인 댄스게임 <오디션>의 여름 이벤트였던 ‘2009 클럽오디션 HOT SUMMER 페스티벌’ 오프라인 행사가 개최된 곳이기도 하다. 해변과의 거리는 불과 100여 미터. 주변에 숙박시설과 음식점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관광객의 발길이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아이PC방은 무인 카운터 PC방 관리프로그램 기기인 DT2000을 사용했다. 시간당 PC 이용요금은 비회원의 경우 40분 1,000원, 1시간 1,500원으로, 회원의 경우 1시간 1,000원의 요금을 책정해 운영했고, PC 사양은 3~4년 전에 유행했던 다소 낮은 사양을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먹을거리 상품 판매와 관련해서는 음료수와 같은 경우 전적으로 자판기에 의존하고 있었으며, 컵라면과 과자 등 비교적 간단한 상품들만 판매했다.

   
 

▲ 아이PC방은 DT2000 PC방 관리프로그램을 사용했고, 음료수는 자판기를 통해 판매하고 라면, 과자 등 비교적 간단한 먹을거리 상품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아이PC방을 찾는 손님들의 연령층은 생각보다 다양했다. 청소년과 20대 성인 손님은 물론, 40~50대의 손님들도 꾸준하게 유입되고 있었다. 보통 외지인들이 많이 방문하지만, 대천 해수욕장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어 있어 인근에 주거하는 손님과 근처 상인들의 출입도 빈번하다. 이 때문에 계절이 바뀌어도 큰 손해를 보지는 않는다. 손님들의 이용시간은 1~2시간 내외가 많지만, 4~5시간씩 이용하는 손님들도 있다. 장시간 이용 손님들은 대부분 고포류의 보드게임을 즐기는 손님들이다.

특히 아이PC방은 해수욕장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볼 수 있는 진풍경도 많다. 수영복 차림 그대로 PC방을 이용하려는 손님들이 종종 방문한다는 것. 아이PC방 박성희 매니저는 “수영복 차림으로 PC방을 방문하는 손님들도 많다. 당연히 비키니를 입은 손님도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손님들이 출입하다보니 다양한 손님들을 만난다. 특히 시간당 PC 이용요금이 비싸다며 불평하는 손님들이 많다”고 전했다.

   
 

▲ 아이PC방 내부 전경

 

해수욕장 PC방에 대한 오해

   
 

▲ 아이PC방 박성희 매니저

 

지금까지 해수욕장에 위치한 PC방은 언론매체를 통해 법의 시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이미지로 많이 알려져 있다. 청소년들이 숙박을 PC방에서 해결한다는 것이고, 업주들 역시 청소년들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한다는 내용의 보도들이 그 이유다. 그렇다면 실제로 해수욕장에 위치한 PC방은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박성희 매니저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박성희 매니저는 “청소년 출입과 관련해서는 특히나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오후 9시 30분부터 조금이라도 의심이 드는 손님들은 무조건 신분증을 확인한다. 10시 이후 출입하는 손님들 역시 이용하기 전에 신분증 검사를 철저히 한다. 바로 옆이 경찰서다. 법을 잘 지키지 않는 다는 것은 오해다. 심지어 성인 손님이 심야시간에 잠을 자고 있을 경우 깨워서 밖으로 내보내고 있다”며 해변 PC방이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것은 오해라고 강조했다.

실제 아이PC방의 근방에는 경찰서가 있다. 식파라치와 관련해 PC방 업계에서 논란이 많았던 봉지라면도 판매하지 않고 있었다. 법을 어기면서 운영되고 있다는 심증이 갈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더구나 도심 속 PC방과 비교했을 때 운영상 큰 차이가 있는 부분도 없었다. 먹을거리 판매로 인한 매출도 8:2에서 7:3으로 나타났고, 대부분의 온라인게임에도 가맹되어 있었다. 다소 투박한 인테리어와 낮은 PC 사양이 흠이라면 흠일 수 있지만, 해수욕장에 있다는 이유로 괜한 오해를 받는다는 것은 억울한 일이다. 해수욕장에 위치한 PC방도 그저 평균적이고 보편적인 PC방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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