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고 계속 상황이 꼬이기만 하는 경우를 일컬어 흔히 ‘머피의 법칙’이라고 한다. PC방 업계에도 역시 이 같은 머피의 법칙이 존재한다. 지금부터 PC방 업주들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는 대표적인 머피의 법칙들을 살펴보도록 한다.

밥 좀 먹자!
PC방 업주들 사이에서 가장 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머피의 법칙은 카운터 업무와 관련된 것이다. 잠시라도 카운터를 비우면 반드시 계산을 하려는 손님이 나타난다는 것. 그 중에서도 식사를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우는 경우와 용무가 급해 화장실에 가는 경우엔 십중팔구 카운터를 찾는 손님이 있다.

이 때문에 업주들은 밥 한 끼도 제대로 챙겨먹기 쉽지 않다. 식사만 하려고 하면 손님들의 움직임이 갑자기 분주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참고 참다가 좀 한가하다고 생각해 화장실에 가려면 저 멀리서 PC방 업주를 찾는 “저기요”, “사장님”, “계산이요”라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에 대해 한 PC방 업주는 “왜 하필 하고 많은 시간 중에 꼭 식사할 때와 화장실 갈 때 가만히 있던 손님들이 계산을 하려는지 모르겠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나도 좀 쉬자!
24시간 운영되는 PC방에서는 아르바이트 근무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가족과 함께 교대로 PC방을 운영하는 업주들도 많지만, 대부분은 매니저나 아르바이트 근무자를 채용해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PC방 업계의 머피의 법칙에는 아르바이트 근무자와 관련된 것도 많다. 대표적으로는 인터넷 불통 사태처럼 큰일들은 꼭 업주가 자리를 비웠거나 퇴근한 이후 발생한다는 것이고, 급한 볼일이 생겨 자리를 비워야 할 경우에는 꼭 아르바이트 근무자가 결근을 하는 등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PC방 업주는 “도대체 전생에 무슨 업보가 있는지 모르겠다. 장시간 근무로 녹초가 되어서 잠시 눈이라도 붙이려고 자리를 비우면 꼭 아르바이트 근무자로부터 큰 일이 생겼다는 전화가 온다. 수습하다보면 잠도 못자고 다시 근무할 시간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더 곤란하게 만드는 것은 집에 급한 일이 생겨서 장시간 자리를 비워야 할 때면 꼭 아르바이트 근무자도 몸이 아프다는 등의 이유로 결근을 한다는 것이다. 자리만 비우려면 이런 일들이 터지니 최근에는 점을 보거나 종교를 가져볼까 고민하고 있다”며 푸념을 늘어놨다.

온라인게임이 웬수
모처럼 큰 맘 먹고 매장의 모든 PC 세팅을 다시 했다. 새로운 바탕화면 런처도 설치했고, 리소스도 최적으로 세팅해 성능을 최상으로 끌어올렸다. 이 같은 작업은 하루를 꼬박 소비하기 때문에 손님들 반응에 대한 업주의 기대치는 높기 마련이다. 하지만 세팅을 해놓으면 매일같이 오던 손님도 이날따라 보이지 않는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원본하드를 새로 제작해 모든 PC에 하드카피를 적용시키면 꼭 며칠 내에 PC방 점유율이 높은 온라인게임이 대규모 업데이트를 단행한다. 이러한 엇박자도 PC방 업계에서 흔한 머피의 법칙이다.

이에 대해 한 PC방 업주는 “정말 큰 마음먹고 시간을 투자해 전체 하드카피를 끝냈는데, 불과 이틀 만에 점유율 1위를 달리는 온라인게임이 대규모 업데이트를 진행해 낭패를 봤다. 또 PC 업그레이드를 하거나 세팅을 새롭게 해놓고 손님들 반응을 살펴보려고만 하면 늘 오던 손님들도 이날따라 잘 나타나지 않는다. 업주 입장에서는 참 맥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며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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