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C방 업주들, 미성년자 흡연석 출입 허용여부 놓고 찬반양론

“도덕적으로 분명한 잘못” vs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

최근 모 PC방 커뮤니티에서 미성년자 흡연석 출입에 대해 ‘허용’과 ‘불허’를 놓고 PC방 업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미성년자 흡연석 출입에 대해 도덕적 의무를 강조하는 업주들과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주장하는 업주들의 의견이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논란의 발단은 한 PC방 업주가 올린 게시물이다. 금연석에 자리가 없어 몇몇의 미성년자가 흡연석에 앉았는데, 흡연석 손님 중 한명이 미성년자를 흡연석에 출입시킨 것을 두고 업주에게 강력하게 항의하고 경찰에 신고까지 했다는 것이다. 위법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별 다른 문제는 없었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논란의 불씨가 당겨졌다.

도덕적 의무를 강조한 한 PC방 업주는 “흡연석에는 담배를 피우는 성인 손님이 대부분이다. 아무리 금연석에 자리가 없어도 흡연석에 미성년자를 출입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미성년자를 흡연석에 출입시키는 것은 어떤 이유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최소한 지킬 것은 지키면서 PC방을 운영해야 한다. PC방 이미지가 악화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문제가 자주 제기되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해나가지 못하면 PC방의 미래는 없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에 많은 PC방 업주들은 도덕적 문제를 거론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PC방 업주는 “미성년자 흡연석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솔직히 내 자식과 집사람을 먹여 살리는 것이 더 시급하다. 항상 흡연석 출입을 허용하는 것이 아니라 금연석에 자리가 없을 때만 흡연석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이마저도 받지 않으면 매장을 유지하기가 힘든 상황이다”라며 하소연했다.

그러나 도덕적 측면을 강조하는 PC방 업주들은 현실적인 문제는 이해하지만 지켜야할 것은 지켜야한다며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 PC방 업주는 “이익에 민감해서 지킬 것을 지키지 못한다면 결국 사회적 여론과 영업환경은 갈수록 나빠질 것이다. 흡연석의 일부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별도의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당장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매장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하지만 논란이 커질수록 현실을 외면하기 힘들다는 PC방 업주들의 의견이 더 많았다. 한 PC방 업주는 “어쩔 수 없이 미성년자를 흡연석에 출입시키는 것과 아무 생각 없이 허용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PC방 업종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담배연기가 자욱한 곳은 양심상 허용되지 않는다. 흡연석을 운영하면서 공조장치에 투자하지 않는 것은 ‘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등 PC방 금연차단막 설치를 의무화한 규정에는 미성년자 흡연석 출입과 관련한 규제 조항이 없다. 하지만 PC방 업주들은 도덕적 책임감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