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사 너무한 것 같아요, 어떻게 100원에 안되겠니?”

얼마 전부터 PC방 업계에서는 e-스포츠 관련 유명인사가 PC방을 오픈했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바로 게임 전문 채널 온게임넷에서 <스타크래프트>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창선 해설위원이 PC방을 창업한 것이다. 특히 자신의 캐리커처를 적극 활용한다거나 PC방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PC 하드웨어 제품을 도입하는 등 남다른 행보가 주목을 끌었다.

실제 김창선 해설위원은 자신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김창선의 샹떼PC방’이라는 상호를 내걸고 지난 2009년 12월, 경기도 분당신도시 한복판에 PC방을 오픈했다. 특히 PC방이 입점한 곳은 김창선 해설위원이 20년을 살아온 곳이라 손바닥을 들여다보듯 상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지역. 이곳에서 김창선 해설위원은 PC방 업주라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인근 PC방 업주들의 조언과 온라인 PC방 커뮤니티를 통해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는 김창선 해설위원을 만나 PC방을 오픈하기까지의 이야기와 현재까지 운영해오며 느꼈던 소감을 들어보고, 여러 가지 특별한 모습이 돋보이는 ‘김창선의 샹떼PC방’을 살펴봤다.

   

게임 해설자, PC방 업주에 도전하다
김창선 해설위원에게 방송인으로서의 가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왜 PC방을 오픈하게 되었느냐”는 질문에 단순 명쾌하게도 “돈을 벌기 위해서”라는 대답이 돌아왔을 뿐이다. 김창선 해설위원은 방송활동을 하면서도 늘 창업을 희망하고 있었다. 수많은 창업 아이템 중에서도 유독 PC방이 눈에 들어왔던 것은 방송인으로 활동해오며 쌓은 인맥과 경력이 PC방과 만나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 누구보다 차별화되고 특별한 PC방을 만들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김창선 해설위원이 PC방을 오픈하겠다고 마음먹은 이후 가장 먼저 고려했던 것은 PC방 프랜차이즈다. 순수하게 개인 창업을 고려하기도 했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해결해야 하는 개인 창업 보다는 PC방 프랜차이즈의 도움을 받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수많은 PC방 프랜차이즈 업체 중에서도 유독 샹떼 PC방 프랜차이즈를 선택한 것은 사업적으로 맺어진 관계라는 느낌보다 인간적으로 맺어진 관계라는 느낌이 강했기 때문.

PC방 프랜차이즈 업체를 선택한 이후에는 상권을 분석해야 하는 고민이 뒤따랐다. 샹떼 PC방 관계자와 함께 다양한 상권을 분석했고, 많은 지역이 입점할 후보로 물망에 올랐지만, 아무래도 20년 간 생활해온 경기도 분당신도시의 상권보다 자세히 알고 있는 상권은 없었다. 결국 분당신도시에 입점하기로 결정하고 인테리어와 PC 사양을 맞추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PC방 프랜차이즈에 위임했지만, PC 하드웨어는 김창선 해설위원이 직접 구축했다.

   

김창선의 샹떼PC방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
온게임넷 로고가 박힌 마이크를 들고 있는 캐리커처는 ‘김창선의 샹떼PC방’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띠는 부분이다. 바탕화면 런처에서도 김창선 해설위원의 캐리커처를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다. 캐리커처뿐 아니라 김창선 해설위원의 직업적 특성을 십분 활용한 인테리어도 눈에 띠는 부분이다. 출입구 가장자리에 e-스포츠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각종 액세서리와 장식품을 전시한 것. 블리자드엔터테인트의 감사패는 물론 임요환 선수의 사인 마우스는 ‘김창선의 샹떼PC방’을 찾는 손님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창선의 샹떼PC방’의 PC 사양은 인텔 린필드 i5 750을 기반으로 GTS 250, 지스킬의 립죠스 메모리 4GB, 에너맥스 토마호크 제품과 에코 80+ 파워서플라이 등을 선택했다. 특히 인텔 린필드 i5 750을 선택한 것은 다른 많은 PC방 업주들이 언급한 것과 같이 PC방을 오픈한 지난 2009년 12월 당시에는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윈도우즈7을 도입하면 성능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기에 1년 후, 3년 후를 고려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PC 주변기기도 독특하다. 보편적으로 PC방에서는 G1 마우스를 많이 선택해 사용하고 있는데, 김창선 해설위원은 스틸시리즈 킨주 마우스를 선택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잘 만든 제품이라는 것. 간혹 G1 마우스를 찾는 손님도 있지만, 대부분 스틸시리즈의 킨주 마우스에 쉽게 적응하고 만족해 한다는 것이 김창선 해설위원의 설명이다.

   
 

▲ e-스포츠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장식장. 블리자드에서 전달한 감사패와 임요환 선수의 사인 마우스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오픈 이후 4개월, 이제는 어엿한 PC방 업주
얼마 전 ‘김창선의 샹떼PC방’에 공무원이 찾아왔다. 최근 ‘식파라치’ 논란으로 불거진 식품위생법과 관련해 주의사항을 전달하는 공문을 가져온 것이다. 이 같은 부분들은 김창선 해설위원이 PC방을 운영하기 전까지는 미처 알지 못했던 부분이다. 또 PC방 운영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매일같이 PC방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활동하고 있다. 해당 PC방 커뮤니티에서 활동량이 가장 왕성하다는 후문.

   

더구나 출혈경쟁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인근 PC방 업주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방송활동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빈자리를 채워줄 아르바이트 근무자들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밝힌 김창선 해설위원은 아르바이트 근무자들과 가족처럼 지내고 있어 인력운영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방송인으로서 의도하지 않은 구설수에 휘말리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심야시간 청소년 출입 관리에 특히 신경을 많이 쓰고, 손님을 응대할 때에도 각별히 주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김창선 해설위원이 PC방을 운영하면서 달라진 생각은 온라인게임사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한 마디로 “너무하다”는 것. 김창선 해설위원 본인도 게임업계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개발비나 운영비에 대한 부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너무 많은 온라인게임사에서 PC방 유료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며, 조심스럽게 시간당 100원 정도면 충분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는 김창선 해설위원도 PC방 업계의 구성원이 되었다는 점을 떠올리게 한다.

해설가에서 PC방 업주로 변신한 김창선 해설위원과의 일문일답

   
 

▲ PC방 업주로 변신한 온게임넷 김창선 해설위원

 

처음 PC방을 접한 시기를 기억하고 있나?
아마도 1998년도에 처음 PC방을 가본 것 같다. 당시 강남에 시간당 2,500원을 받았던 PC방에 갔었다. 대형TV가 설치되어 있었던 것이 인상적이었고, 대단히 화려하고 규모가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에는 ‘쌈장’ 이기석과 함께 유명해지기 시작하던 때라 PC방 업주와도 친분이 있었다. 연습하면서 2~3일씩 밤을 지새운 적도 많다.

PC방과 인연이 깊다. 창업하면서 많은 기대감이 있었을 것 같은데?
결국에는 e-스포츠도 게임을 가지고 하는 것이고, PC방도 게임을 주로 이용하지 않나. 확실히 일반 PC방 업주 보다는 제가 유리할 것이라고 꾸준히 생각해왔다. 그동안 다른 창업 아이템을 포함해 많은 고민이 있었다. 역시 PC방이 제격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힘든 점도 많고, 절대 만만하게 볼 업종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고 있다.

<스타크래프트2>가 PC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스타크래프트>와 <스타크래프트2>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다. 일반 게임 유저가 <스타크래프트2>를 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학습해야 한다. 대부분의 손님들이 <스타크래프트2>를 잠깐 접해보고 이내 다른 게임을 이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PC방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스타크래프트2>를 접한 e-스포츠 업계는 어떤 상황인가?
기존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는 물론, 은퇴한 프로게이머, <워크래프트3> 프로게이머 등 많은 선수가 현재 베타테스트 중인 <스타크래프트2> 배틀넷에서 랭킹을 올리기 위해 래더나 리그를 열심히 뛰고 있다. 다들 실력자들이라 기대가 엄청나다. <스타크래프트2> 리그가 기존 <스타크래프트> 리그처럼 활성화될 경우에는 대부분이 전향할 것으로 보인다.

PC방은 PC 관리가 생명이다.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
특정 PC방 관리프로그램을 사용하다 부족하다고 판단해서 일주일 만에 피카라이브로 교체했다. 미디어웹 본사가 가까워서 본사 관계자가 직접 설치해줬다. 이전 보다는 나아졌지만 솔직히 완벽한 관리프로그램은 없는 것 같다. PC관리는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는다. 신작 게임이 출시되거나 패치가 있을 경우에는 짜증이 밀려오지만 열심히 마스터작업을 하고 있다.

예비창업자들도 많다. 먼저 오픈한 입장에서 어떤 말을 해주고 싶나?
절대 만만한 업종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시행착오를 엄청나게 많이 겪었다. PC방을 오픈하려는 예비창업자분들은 보다 깊이 고민하고 생각해 결정하시기 바란다. 그냥 덜컥 차렸다가 한순간에 힘들어질 수 있다. 본인은 아무래도 방송인이라 주위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 특히 샹떼 PC방 프랜차이즈의 김재철 팀장님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인사 드린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
어렸을 때 100원만 가지고도 오락실에서 3시간을 놀았다. <보글보글>이나 <원더보이>와 같은 게임으로 말이다. 뭐든지 한 번 시작한 것은 정점을 한 번씩 찍었다. <스타크래프트>가 좋아서 프로게이머가 됐고, 해설위원도 됐다. 한번 발을 담그면 반드시 정점을 찍고 만다. PC방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매장을 10개로 늘리고 싶고, PC방 운영 노하우를 쌓아 프랜차이즈도 운영해보고 싶다. 이를 위해 앞으로 열심히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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