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때문에 온 나라가 시끌시끌하다. 세계보건기구 WHO가 촉발한 게임중독 이슈 때문이다. WHO는 지난달 제72차 총회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국제질병표준분류안(ICD)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고, 한국은 WHO의 권고안을 손에 받아들고 어쩔줄 몰라하는 것처럼 보인다.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게임중독을 두고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통에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중독에 반발해 게임업계와 손잡고 집단행동을 불사할 방침이며, 보건복지부는 WHO의 결정을 기다렸다는 듯이
1999년 6월 4일 창간한 ‘아이러브PC방’이 PC방 전문 미디어로 20년 외길을 걸어 2019년 6월 창간 20주년을 맞았다. 그 사이 20세기에서 21세로 세기가 바뀌었고, 강산이 두 번 정도 변한다는 세월이 흘렀다.PC방의 시초는 인터넷 전용선 여부에 따라 1980년대 말까지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고 1990년대 말을 출발점으로 보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PC방이 급격하게 생기기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IMF 외환위기가 대한민국 사회 전체를 할퀸 1997년 말 이후다.한 가정의 가장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삶의 터전으로 마
2019년 봄 살인적인 비수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3월부터 PC 가동률은 8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고, 지난달 말 주간 가동률은 20%선을 가까스로 방어했다. 다행히 5월은 비수기 현상이 다소 누그러지는 기간인 만큼 고비는 넘긴 상태다.올해 봄 비수기가 이토록 맹위를 떨치는 배경에는 흥행 신작은커녕 그냥 신작도 없는 게임 기근을 꼽을 수 있다. 과거에는 신작이 봄, 가을에 데뷔하고, 기존 인기 게임들이 여름과 겨울에 대규모 업데이트 및 이벤트를 진행하는 구도였으나 이제는 그마저도 옛말이 됐다. 온라인게임 개발 자체가 줄어들면서
PC방 업주가 알바를 구할 때 겜잘알 지원자를 우대한다는 항목이 들어가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PC방 알바 일과 겜잘알이 무슨 관련이 있길래 뭔 가산점을 준다는 소릴까 싶겠지만 일단 좀 들어보자. ‘겜알못’이 게임 알지도 못하는 놈을 일컫는 단어라면 그 반대는 게임 잘 아는 놈 즉 ‘겜잘알’ 정도가 되겠다. PC방은 게임과 무척 밀접한 업종이기에 겜잘알이면 PC방 알바로 유리하지 않을까 싶지만 그동안 PC방 업주들은 알바의 자질 중에 겜잘알을 고려해본 일이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PC방 알바의 덕목으로 빠릿빠릿하게 청소를 한 번이
끝을 모르고 계속되는 경기침체에 최저임금 폭등에 따른 인건비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여느 해보다 힘겨운 환경이 소상공인을 매섭게 몰아붙이고 있다. 더욱이 1년 중 가장 힘겹다는 4월 봄 비수기에 이르니 말 그대로 ‘잔인한 4월’이 아닐 수 없다.이런 4월을 더욱 잔인하게 만드는 것은 비수기를 버티겠다는 핑계로 벌이는 출혈경쟁이다. 잘 될 때 벌이는 과당경쟁과 극비수기에 벌이는 출혈경쟁은 얼핏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속과 결과는 완전히 다르다.잘 될 때 벌이는 과당경쟁은 승자가 있으며, 패자도 무언가 얻는 게 있고 다음을 기약할 수
2019년 최저임금은 시급 8,350원으로, 2년 사이 29% 인상됐다. 물가가 2년 사이 29% 인상됐다면 현대적 인플레이션의 시작이라 할법하다. 그런데 실제 물가가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을 뒤따라 빠르게 인상되고 있다. 택시비는 27% 인상되고, 치킨은 가격인상에 배달료까지 추가돼 사실상 20%가량 인상된 상태다. 일터 앞 한 끼 식사도 10~20% 가량 인상됐다. 전통적인 통화팽창은 아니지만 물가의 지속적 상승과정을 보자면 말 그대로 인플레이션이라 할만하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PC방은 손님들의 주머니가 얇아져 방문이 줄었
PC방은 탄생 이래 대한민국 정부에게는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외국인들의 눈에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최근 몇 년 사이 PC방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놀이문화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런 경향은 유독 해외에서 두드러진다.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에서 주로 거론되는 한국의 관광자원은 무시무시할 정도로 빠르고 광범위한 인터넷 환경, 불야성을 방불케 하는 24시간 영업 상점가, 장소를 불문하는 음식 배달, 경이로운 수준의 선수들을 배출하는 이스포츠 등이다.그런데 위에 언급된 각각의 항목들을 하나로 묶어 단어로 만들면 바
지난해는 블리자드에게 악몽같은 한해였다. 하반기까지는 그럭저럭 괜찮게 흘러갔지만 2018년을 마무리하는 블리즈컨 현장에서 초유의 사태가 터졌다. 모바일게임 의 공개가 촉발이 됐다.반응은 그야말로 뜨겁기 그지없었다. 블리자드가 1년 내내 잔뜩 헛바람을 잡았기에 게이머들의 기대감이 잔뜩 커져있었는데, 양산형 게임이 범람하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신작이 나온다고 하자 현장의 분위기는 물론 온라인에서도 게이머들은 들불처럼 타올랐다.블리자드의 악재는 또 있었다. 의 e스포츠 리그 ‘히어로즈 글로
지난달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인사건으로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어졌다. 이번 사건은 잔혹한 범행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 심신미약을 이유로 한 감형, 경찰의 초동대처, 동생의 공범 의혹, 정신이상자 관리 시스템 등 많은 것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무고한 21세 청년의 죽음 앞에서 남은 자들이 할 수 있는 행동은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힘쓰는 일 것이다. 유족들의 눈가에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모 연예인은 이번 사건을 방송 프로그램 홍보에 쓰고, 어떤 영화사는 신작을 알리는 수단으로 사용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소득주도성장을 외치며 2018년 최저임금을 전년대비 16.4%나 올렸다. 소득이 올랐으니 이제 돈이 좀 돌고 경기도 살아나야 한다.그런데 어째서인지 소상공인들의 지갑은 더 얇아졌고, 매장에는 진상만 늘어나고 있다. 당장 PC방에는 PC를 사용하지 않고 에어컨 앞에 앉아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다가 나가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업주들에 따르면 예년에 비해 배 이상 늘어난 것 같다고 한다.소득이 늘고 여유가 생겼다면 정상적으로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할텐데 어찌된 영문인지 당최 주머니를 열지 않는다. 모르는 척 해주기도 지
봄 비수기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5월 초순은 제법 시끄러웠다. 보통 5월에 들어서면 PC방 업계는 화창한 날씨와 대조적인 가동률로 축 늘어지기 마련이지만 PC방 커뮤니티는 화가 난 PC방 업주들로 한바탕 난리가 났다. 반도체 업체 SK하이닉스가 공중파 방송에 내놓은 한 편의 광고 때문이다.SK하이닉스의 광고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SK표 반도체들이 졸업식을 맞이하는데 각자 스마트폰, 인공지능 등 여러 첨단 기기들로 보내진다. 그리고 주인공 반도체는 마지막에 우주로 가게 되면서 기뻐한다는 내용이다.그런데 중간에 한 반도체가 PC방
지난 4월은 희뿌연 황사만큼 답이 없는 한 달이었다. 주간 PC 가동률은 계속해서 내리막길을 걸었고, 평일과 주말 가동률은 각각 20%선와 30%선이 무너져 매서운 봄 비수기를 다시금 실감해야 했다. PC방 업계 전체가 한 달 내내 앓는 소리를 내느라 바빴다.비수기가 되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죽는소리야 PC방을 포함한 모든 업종에서 공통된 무조건 반사 같은 현상이지만 PC방 업계에서 나오는 죽는소리는 다른 업종과 구분되는 독특한 음색이 있다. 또 PC방 업주 열에 아홉은 죽는소리의 레퍼토리가 유사하다는 점도 특징이다.PC방 업계의
최근 국회 앞에서는 미세먼지와 빗줄기 속에서도 고독하게 피켓을 들고 서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쓸쓸한 풍경은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소상공인연합회의 1인 릴레이 시위 모습이다.현재 국회에 발의된 상태인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안’은 소상공인 업종을 선정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법제화하고 사회적·경제적 보호가 필요한 소상공인들로 경쟁을 유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다시 말해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은 돈 많은 기업체가 영세 소상인들의 생존 영역을 마구 헤집고 다니지 못 하도록 제동
기어코 봄 비수기가 오고야 말았다. 아이러브PC방이니까 비수기 걱정으로 으레 앓는 소리를 하겠거니 예상한다면 아니올시다다. 이번 사설의 주제는 울적함이기 때문이다. 물론 비수기 매출이 걱정되는 것은 사실이다. 고사양 게임들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PC 부품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중이고, 이런 과열 양상은 도무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또 머지않아 카카오게임즈의 가 PC방 과금을 시작할 것이다. 점유율 40%가 넘는 1위 게임이 무료라는 사실은 그동안 PC방의 금전적 부담을 적잖이 덜어줬던 ...
일명 키보드 ‘샷건’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PC방 업주들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샷건’과 관련된 PC방 업주들의 제보나 문의가 한 달에 두세 건은 꼭 있을 정도니 실제 현장에서 키보드가 박살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볼 수 있다.‘샷건’과 같은 우스꽝스러운 행동양식을 문화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하지만 PC방 업계에서는 키보드를 냅다 내려치는 손님이 케케묵은 골칫거리였는데 이제는 거대한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으니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 PC방에서 만날 수 있는 진풍경, 한국 게이머들의 문화로 자리잡을 지경이다.P
PC방 업계 사상 이처럼 특정 PC방이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은 전례가 있을까? 최근 PC방 업계 최대 이슈는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아주대 PC방 사태다.아주대 상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번 분쟁은 PC방 업계 밖에서도 들여다 볼 정도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온라인게임이나 OS와 관련한 업계 갈등이 외부의 관심을 끈 적은 있어도 특정 매장들 간의 싸움에 이처럼 수많은 구경꾼들이 꼬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해당 사건은 신규 매장이 오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성사된 경쟁 매장과의 사전 공조 약속,
황금 개띠의 해, 2018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았다.10간의 다섯 번째 글자인 무(戊)는 큰 산을 의미하고 오행으로 따지면 토(土)에 해당하니 중앙색인 황색(黃色)이다. 12지의 열한 번째 글자인 술(戌)은 개를 의미하고, 사주에서 개는 에너지가 강한 양(陽)의 동물이며 우두머리 속성으로 풀이된다. 중앙의 샛노란 황금과 명랑한 성격에 매사에 열심인 동물 개가 만났으니 PC방이 한해를 시작하기에 이보다 좋은 출발도 없다.새해의 의미를 짚어가면서 희망을 북돋는 일은 마쳤으니 이제 현실과 마주할 차례다. 2018년 열두 달 동안 P
한국 사회에 PC방이 모습을 드러낸 지 어느덧 20여 년이 흘렀다. 강산이 두 번 바뀔 세월 동안 PC방은 기술적으로 고도화돼 첨단을 달리고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용요금은 점점 퇴보해 단세포로 돌아갈 지경에 이르렀다.본디 단어 혹은 사물의 앞뒤에 따라 붙는 수식어들을 살펴보면 그 단어나 사물의 성격을 잘 알 수 있는데, 이는 그 본질을 투영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PC방에 따라 붙는 수식어나 설명들을 살펴보면 PC방이 그간 걸어온 행보와 그에 따른 가치를 살펴볼 수 있고, 현재와 미래의 그것도 그대로 내다볼 수 있다.외환위기 때
업무 특성상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직업병 같은 버릇이 하나 생겼다. 대상들의 공통된 인상을 하나로 묶어서 인식하고 기억하는 습관 같은 것이다. PC방 업주가 게임사를 ‘빨대’, 손님을 ‘진상’, 알바를 ‘뺀질이’라는 이미지로 개념화하는 것과 비슷하다. 필요에 의해서든 무의식적로든 업종별 종사자들의 이미지가 만들어지게 된다.아쉽게도 많은 PC방 업주들을 만나며 느낀 공통된 이미지는 다소 부정적인 감성이었다. 인간적인 차원에서는 유머감각이 넘치고, 도전적인 의욕이 충만하고, 성격 좋은 이웃 사장
블루홀의 가 한국 서비스 초읽기에 들어갔다.정식 서비스도 아닌 얼리억세스 단계에서 이미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다 못해 스팀 플랫폼 최다 동접 기록을 연이어 갈아치웠다. 이러한 흥행 돌풍이 한국 게임시장 역시 흔들고 있다. 아직 베타테스트 중으로 스팀을 통해서만 이용이 가능하고, 유료 결제를 해야만 하며,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인데도 불구하고 국내 판매량이 50만 장을 넘어선 것은 엄청난 진기록이다.PC방은 한국 게임산업의 첨병이었고, 국내 게임산업 발전을 견인한 스피어헤드였다. 당연하게도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