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PC방 업계는 경기침체와 더불어 지난 9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을철 비수기에 신종플루 영향까지 겹쳐 사상 최악의 매출을 기록했다는 업주들의 푸념이 늘고 있다. 한 마디로 장사가 안된다는 것이다.

PC방 경기가 침체되어 있다고 지적한 업주들은 여러 요인들을 지적하고 있다. 대작 게임이 부족해 게임유저들이 PC방을 찾을 이유가 없어졌다거나 신종플루와 같이 외부적인 요인이 크다는 의견들도 있다. 또 국내 경기가 위축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 반면, 출혈경쟁과 같은 내부적인 문제를 우선으로 꼽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PC방 업주들이 제기하는 주장들은 굳이 비중의 차이를 비교하지 않더라도 대부분 충분한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어떤 상황 속에서도 “잘되는 곳은 잘된다”는 불변의 법칙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최악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업주들이 있는가 하면 불경기의 여파가 전혀 미치지 않는 PC방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PC방들은 어떤 방법들로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것일까?

물론 유동인구가 많고 높은 권리금과 비싼 임대료를 지불하는 일명 황금상권에 위치한 PC방들은 경기의 영향을 적게 받고 노력 여하에 따라 꾸준한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이런 상권에 위치한 PC방들은 과감히 제외하고, 2급 상권, 작은 번화가나 주택밀집지역에 위치한 PC방 중 장사가 잘된다고 소문난 곳을 수소문했다.

그 가운데 서울 가양동에 위치한 투앤투 PC방은 엔씨소프트가 지난 10월 14일부터 11월 11일까지 <아이온> 누적 이용시간이 가장 많은 상위 100개 PC방을 선정해 마우스패드 100개를 증정하는 이벤트에 당첨된 곳이다. 전체 순위에서는 12위, 서울 지역에서만 3위를 차지한 바 있으며, (주)미디어웹아이가 서비스하는 ‘피카 프리미엄보고서’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하는 PC방으로 알려졌다. 말 그대로 장사가 잘되는 대박 PC방 중 한 곳인 것이다.

이번 시간에는 투앤투 PC방 박상열 사장에게 장사 잘하는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투앤투 PC방의 첫 느낌
투앤투 PC방의 첫 느낌은 의외였다. 예상했던 화려한 인테리어와 거리가 멀어서다. 지금까지 장사가 잘된다는 PC방을 방문하며 느꼈던 한 가지는 저마다 독특한 콘셉트의 화려한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PC방에서 인테리어는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중요 요소 중 하나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투앤투 PC방은 금연석과 흡연석의 구분, 커플석을 제외하면 눈에 띠는 인테리어가 없었다. 어떤 면에서는 가장 PC방다운 PC방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웠던 점은 보통 PC방을 취재할 경우 오전 시간이나 이른 오후 시간에 약속을 잡는다. PC방의 영업을 방해하지 않고 원활한 인터뷰가 진행될 수 있도록 PC방이 가장 한가한 시간에 취재를 진행하는 것이다. 투앤투 PC방 역시 오후 2시에 스케줄을 잡고 방문했지만 한가로움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보였다. 3명의 근무자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으며, 140석 규모의 PC방은 이미 절반 이상 고객이 들어서 있었다. 평일 오후 2시에 이렇게 고객이 많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장사가 잘된다고 소문난 PC방은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매장이 지하임에도 불구하고 공기가 탁하지 않고 쾌적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던 것도 의외였다. 금연석은 흡연석과 완전 분리 운영되고 있어 당연히 쾌적하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었지만, 이미 많은 고객이 게임을 즐기고 있던 흡연석에서도 금연석과 비슷한 수준의 쾌적함을 느낄 수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곳곳에 성능 좋은 공기청정기와 에어워셔를 설치해 두고 있었다.

   
 

▲ 투앤투 PC방에는 화려한 인테리어가 없었다. 인테리어에 투자되는 비용 대신 PC 업그레이드 등 사용자 환경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투앤투 PC방의 운영 방법
앞서 언급한 것처럼 투앤투 PC방은 동 시간대에 3명이 근무를 선다. 총 직원 수는 14명으로, 140석 규모의 대형 PC방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근무자가 많은 편이다. 평일에는 오전 3명, 오후 3명, 야간에 3명 씩 로테이션으로 근무하며, 평일 근무자의 경우에는 주 5일을 원칙으로 하고 주말 근무자는 별개로 운용한다. 보편적인 PC방과는 다르게 인력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금연석과 흡연석을 완전 분리해 운영하고 있는 것도 독특한 점이다. 흡연석과 금연석 가운데 복도가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로 인해 금연석에서는 담배냄새를 전혀 느낄 수 없었으며, 금연석과 흡연석이 분류되면서 금연석은 시끌벅적한 학생들의 공간이 되었고, 흡연석은 성인 고객들의 조용한 분위기가 눈에 띠었다.

   
 

▲ 성능이 좋은 공기청정기와 에어워셔를 설치해 흡연석과 금연석모두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

 

지난 2008년 12월에 창업한 투앤투 PC방의 PC 사양은 지금까지 두 번의 전체 업그레이드와 한 번의 부분 업그레이드를 거쳐 지금의 인텔 린필드 i5를 기반으로 한 PC 사양을 구현하고 있었다. 창업 당시에는 인텔 코어2듀오 울프데일 E7300을 기반으로 PC 사양을 맞추었고, 이후 인텔 코어2듀오 울프데일 E8400을 거쳐 지금의 린필드 i5로 교체했다. PC 교체 시점은 PC 하드웨어 트렌드 및 신작 온라인게임 출시에 맞췄다고 한다.

또 투앤투 PC방은 한때 논란이 되기도 했던 호출벨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카운터 바로 옆에 호출벨을 누른 좌석번호가 표시되는 모니터가 설치되어 있으며, 흡연석과 금연석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각 구역별로 모니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근무자가 매장 내 어떤 곳에 위치해 있어도 고개만 들면 몇 번 좌석에서 호출했는지 알 수 있도록 했다. 모니터에는 호출한 순서대로 총 3개의 좌석 번호가 표시된다.

   
 

▲ 금연석과 흡연석 사이에 유리벽을 설치한 것이 특징이다. 금연석은 학생위주로 시끌벅적했으나, 흡연석은 조용한 성인고객들이 많아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투앤투 PC방의 운영 마인드
투앤투 PC방의 박상열 사장은 나름대로의 운영 마인드가 있었다. 많은 근무자를 활용하는 것이나 PC 업그레이드를 1년 동안 3번이나 시행한 것도 박상열 사장의 경영철학이 묻어나는 부분이다. 특히 투자와 관련해서는 효과가 적은 부분의 지출을 줄이고 효과가 큰 부분에 과감히 투자한다. 하지만 운에 맡길 수밖에 없는 부분도 있다고 언급했다. 바로 PC방의 상권과 입점위치는 어느 정도 운이 따라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상열 사장은 “입지조건이야 말로 가장 운이 따라줘야 하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PC방이 주택밀집지역에 위치해 있다면 주민들의 이동경로에서 만나는 첫 번째 PC방이 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정보는 상권이나 유동인구에 대한 분석보다 어려운 것으로, 지역 주민의 입장에서만 알 수 있는 부분이기에 분석하기가 어렵다. 또 가양동처럼 9호선이 개통되어 상권의 가치가 높아지는 경우도 있고, 도로에 횡단보도가 생기거나 건물이 들어서 주민들의 주요 이동경로가 변할 수가 있다. 이 때문에 상권과 입점위치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느 정도 운이 따라주어야 하는 부분이기도하다”라고 전했다.

또 14명의 근무자를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도 근무자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주택밀집지역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회원 고객이 90%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근무자가 회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응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투앤투 PC방은 주중 근무자와 주말 근무자를 나눠 주 5일제를 시행하고 있었으며, 시급 또한 5,000원을 책정하고 있었다. 실제로 지출 내역 중에서도 인건비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 같은 인력운용에 대해 고객과 교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박상열 사장은 “근무자들에게 회원들의 이름을 60% 이상 기억하도록 주문하고, 고객들의 성향을 파악해 세심하게 응대할 것을 요구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장기간 근무하는 인력이 필요하고, 근무시간 동안 고객들에게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고객을 위해서라도 근무자들이 오래 근무할 수 있고 체력적으로도 무리가 없는 근무시간을 조율해주고 있다. 대신 시급 5,000원에 걸맞은 수준 높은 서비스를 주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 카운터 근처에는 호출번호가 표시되는 모니터가 설치되어 근무자들이 어디서나 몇 번 좌석에서 호출했는지 알 수 있다

 

PC방 업계에서 한 때 논란이 되기도 했던 호출벨 서비스에 대해서도 고객이 앉은 자리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최대한 편안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14만 원이나 하는 고급의자를 선택했으며, 무엇보다 PC를 사용하는데 있어 부족함이 없도록 PC를 발 빠르게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인테리어에 투자를 하지 않은 것도 PC와 책상, 의자와 같이 PC방을 찾는 고객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부분에 더욱 많은 투자를 하기 위해서다. 투자대비 효과의 비중을 따져 불필요한 부분의 투자는 줄이고, 효과가 높은 곳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겠다는 의도다.

PC 업그레이드를 1년 동안 3번이나 시행한 것도 이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다. 물론 PC 업그레이드에는 큰 비용이 들어가지만, 박상열 사장은 중고 PC의 가치가 높은 상태에서 업그레이드를 단행해 오히려 리스크를 최대한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빠르게 PC를 업그레이드 하면서 기존 PC를 더욱 높은 가격에 처분할 수 있어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빠른 PC 교체로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인텔 린필드 i5로 교체한 이유는 향후 2년 동안 PC 교체를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장사 잘되는 비법이 따로 있나? 기본에 충실할 뿐”
박상열 사장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장사를 잘하는 비법에 대해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아주 간결했다. “기본에 충실했기 때문”이라는 것

   
 

▲ 투앤투 PC방 박상열 사장

 

박사장은 “장사가 잘되는 비법은 따로 없다. 이미 모든 PC방 업주가 알고 있는 것을 꼼꼼히 체크할 뿐이다. 먹을거리 상품을 하나 구매할 때에도 각 업체들을 비교 분석해서 가격을 최소한으로 공급받는다. 또 인력운용에 대한 부분이나 고객을 응대하는 것에 대한 부분도 기본에 충실하면 된다. 장사가 잘되는 것에 특별함은 없다. 장사가 안된다는 것은 기본에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또한 끊임없이 고객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매장상황을 분석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고 전했다.

이어 “PC방 관리 프로그램인 피카에서 제공하는 피카 프리미엄보고서와 같은 경우도 다른 PC방과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면 자신이 운영하는 PC방의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 예측한다는 것은 곧 대비할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된 것으로, 이러한 기본 운영에 충실하고, 거기에 약간의 운까지 따라준다면 자연히 장사가 잘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투앤투 PC방은 전국 1%에 해당하는 ‘장사가 잘되는 PC방’에 속한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분석하며 작은 부분까지 꼼꼼하게 체크하는 노력이 뒤따른 끝에 지금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창업 후 한동안은 매출이 주변 PC방 중에 꼴찌 수준이었다고 한다. 한참의 노력이 뒤따른 후에야 지금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매출 부진으로 단순히 요금을 인하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업주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번 기회에 그 동안 소홀했던 부분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기본적인 부분부터 충실히 해나가는 것이 매출 향상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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