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PC방 가는 것을 좋아한다. 가난한 나머지 다달이 피 같은 지출을 요구하는 유료 온라인 게임은 못하지만, 오픈 베타 서비스의 온라인 게임과 더불어 불후의 명작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3, 카운터스트라이크, 디아블로2 등을 정품으로 소장하고 있으면서도 1주일에 3번 정도는 PC방을 찾곤 한다.
그럼 필자는 무엇 때문에 PC방에 가는 것일까?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같은 팀원끼리 쭈욱 앉아서 서로 대화하면서 게임을 하는 기쁨은 아무리 집에 좋은 PC가 있다고 하더라도 결코 느낄 수가 없다. 게다가 필자처럼 나이가 어느 정도 되는 사람들의 경우 집안 식구들의 눈총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최근 추세인 풀 3D 온라인 게임들을 PC방에서 맘껏 즐기는 것은 필자가 자주 가는 PC방들에서는 무리였다.
고사양을 요구하는 리니지2는 물론이고 무료 오픈베타 서비스인 트라비아도 게임을 진행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MS에서 제안한 게임을 위한 API인 DirectX가 공개되어 현재 9.0 까지 버전업이 되어 오면서 스타와 같은 2D용 게임이 아닌 최근의 풀 3D 게임의 경우에는 최대한 실사에 가까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 위해 사용되는 바람에 흔들거리는 나뭇잎이나 풀밭, 출렁이는 파도 등을 빠른 속도로 구현해 주기위해 쉐이더가 사용되며 호수에 반사되는 배경은 범프 매핑을 통해 구현이 된다.
CPU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이러한 그래픽을 GPU와 VPU라 불리우는 칩셋들이 매우 빠른 속도로 만들어 내는 게임 환경을 즐기기 위해 그래픽카드의 쉐이더 처리 능력과 더불어 T&L 처리 능력, 프레임 버퍼 메모리의 크기 등이 게임의 구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CPU와 메모리는 2차적인 문제가 되었던 것이다.

리니지2의 경우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데다 캐릭터 하나에 사용되는 폴리곤의 수가 3천개나 되며 캐릭터마다 그림자 효과를 주고 방대한 넓이를 자랑하는 맵은 로딩하는데 필요한 하드디스크의 속도 및 메모리의 크기, 폴리곤과 텍스쳐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막강한 성능의 GPU/VPU의 그래픽 카드가 필요해진 것이다.
문제는 리니지2 만의 문제가 아니라 3D 온라인 게임으로 뮤, 트라비아, 라그하임 및 해외 기대작 World of Warcraft, 패키지 게임으로는 워크래프트3, 카운터스트라이크, 언리얼토먼트2003 등 막강한 3D 게임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임을 단순히 ‘하는 것’과 ‘즐기는 것’은 차이가 존재한다. 뛰어난 그래픽과 광원 효과들, 섬세한 텍스쳐 등을 대부분 포기한다면 지포스2 MX로도 게임을 할 수는 있다.










리니지 2의 스크린 샷이다. PC 사양은 펜3 1기가 램 512, 라데온 9500PRO 시게이트 40기가의 PC에 모니터가 15인치의 LCD여서 1027 x 768이 한계 해상도였지만 동일한 그래픽 카드에서도 최고 옵션과 최소 옵션의 차이는 이렇게 크다.
던젼에서는 크게 상관이 없지만 만약 1280 x 1024을 지원해준다면 넓은 필드에서는 사냥감을 찾는 시간도 줄어들고, 최대의 시야 확보로 매우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서두에 말한 PC방의 경우도 필자의 테스트 PC와 사양이 거의 비슷했다. 펜3 1기가 램 512에서 256. 단 하나의 차이는 그래픽 카드(지포스 MX2 vs 라데온9500PRO) 한가지였으나 그 한가지로 스타크래프트를 즐기고 리니지2 또는 다른 3D온라인 게임을 하다가 가느냐 바로 가느냐의 차이을 낳게 되었다.
위의 예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일반적으로 컴퓨터의 업그레이드를 생각할 때 CPU와 RAM의 업그레이드를 먼저 생각하나 CPU와 램은 첫번째가 아니게 된 것이다.
인텔의 전략인지 장난인지 잘 모르겠지만 새로운 CPU에는 새로운 메인보드와 새 규격의 램을 사용하는 것으로 굳어져 가는 최근의 추세로 보았을 때 최소 비용으로 최고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은 그래픽 카드의 업그레이드라고 생각한다.

현재 가장 반응이 좋은 그래픽카드인 ATI의 Radeon 9600과 NVIDA의 GeForceFX 5700 정도라면 리니지2 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올 3D게임들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충족시켜주리라 생각된다. 여기서는 ATI가 가격적인 측면에서 약간 비싼 관계로 지포스 계열로 추천하고자 한다.
많은 회사들의 제품이 있지만 MSI FX 5700(17만5천원), 리드텍 TI 4600(18만원) 인사이드 5700(18만원), Rextech FX 5700(18만5천원) 정도를 추천한다. MSI의 경우 TI시절부터 좋은 성능으로 유저들의 사랑을 받아왔고, 특히 MSI FX 5700의 경우 가격인하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사이드를 견제하고 있다. 인사이드 5700의 경우 리콜건도 있었지만 현재 용산에서 물건이 없어서 구하기도 힘들 정도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Rextech의 경우 위의 두 회사와 같은 네임 벨류를 아직 가지지 못한 메이커지만 ABIT의 제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상품이라 믿을 만하다.
중간의 리드텍 TI4600의 경우 필자는 경험하지 못했지만 리니지를 플레이 하는데 FX의 경우 마을에서 강하고 TI는 필드에서 강하다는 이야기가 있고, TI를 찾는 유저층도 무시할 수 없기에 포함시켜 보았다. 아마 이 기사가 나간 후에 약간의 시간이 지나면 더욱더 가격은 하락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필자의 주변에 있는 거의 모든 PC방의 사양이 펜3 1기가에 지포스2 MX였다. 신규 오픈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마 기존의 PC방들의 사양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분명 개인 PC 구성과 PC방 PC의 구성이 같을 수는 없다. 비용과 수익을 따져야 하고 유지쪾보수 또한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것이다 보니 힘든 점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PC방을 자주 이용하는 사용자의 입장에서 아직까지 스타크래프트 게임이 PC방을 찾는 주된 목적이지만, 3D온라인 게임을 집에서 즐길 수 없는(리니지2 등 유료게임) 그래서 무료 베타 서비스만 찾는 가난한 필자 같은 사람들은 PC방의 PC사양에 울고 웃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미 PC방은 단순한 게임방이 아닌 어른세대의 기원과 같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이 되었다고 본다. 얼마 전에 간 카페에서는 최근 붐을 이루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로 친구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멋진 배경을 만들어 놓은 것을 보고 아이디어가 참 좋다고 생각을 했는데 PC방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쪽 벽을 특이하거나 아름답게 장식하고 한쪽에 포토 프린터(엡손 935 정도)로 바로 사진 인쇄가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어 놓는다거나 아직도 대세인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거의 모든 PC방에서 사용 중인, 그러나 항상 중요한 순간에 커서가 화면 한구석으로 날라가버리는 삼성 광마우스 보다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 호응이 좋은 로지텍 MX300을 사용한다던가 지포스2MX를 사용할 때, FX5700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많은 PC방들 사이에 좋은 이미지로 더 많은 단골 고객을 확보하는 PC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라는 모 회사 광고의 카피를 끝맺음 말로 대신하고자 한다.

(고민석 kmulgae@m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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