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PC방 사장, 난 이렇게 운영한다”

(사)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이하 인문협)의 김찬근 중앙회장은 PC방 단체의 수장이기 이전에 한명의 PC방 업주이기도 하다.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김찬근 회장의 PC방 상호는 ‘작은고추’다. ‘작은고추’라는 상호는 김찬근 회장의 PC방 인근에 대형 PC방이 들어오면서 상대적으로 작은 매장을 어필하기 위해 짓게 된 이름이라고 한다.

이처럼 김찬근 회장도 인근에 PC방이 들어서면 적절하게 대응하기도 하며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방법들을 강구하는 등 일반 PC방 업주들과 별 다를 것 없이 PC방을 운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협회 활동과 함께 PC방을 병행 운영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나 보다. 공릉동의 ‘작은고추 PC방’은 이미 3개의 PC방을 폐업한 후 4번째로 개업한 PC방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김찬근 중앙회장이 운영하는 PC방은 어떤 모습일까? 지금부터 인문협 김찬근 중앙회장의 ‘작은고추 PC방’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자.

   
 

▲ 인문협 김찬근 중앙회장 역시 PC방 단체의 수장이기 이전에 한명의 PC방 업주였다

 

언제부터 PC방을 운영했나?
1998년도에 처음 PC방을 개업하게 됐다. 초창기에는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이라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했다. 지금은 당시의 1세대 PC방 업주들이 많이 남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협회 일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처음 PC방을 오픈했을 당시에는 PC방 단체가 없었다. 인근 PC방 업주들과 상권모임을 유지하고 있었을 뿐이다. 그러던 중 1998년 말에 한국인터넷PC대여업협회가 출범하면서 협회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999년에는 서울 동북지부장을 맡으면서 처음 임원생활을 시작했다.

협회 일을 하면서 PC방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현재 운영하고 있는 PC방이 네 번째 개업한 PC방이다. 협회일과 병행하여 운영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3개의 PC방을 폐업했다. 협회 일 때문에 막상 내 PC방에는 소홀하게 되어 PC방을 폐업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결국 내 일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평소 얼마나 자주 PC방에 나오나?
2~3일에 한번 간격으로 방문하고 있다. 아르바이트 근무자가 일이 있을 경우 대신 근무를 서기도 한다. 이 때문에 아르바이트 근무자나 매니저의 중요성이 높지만 매장 운영의 전반적인 부분은 아내가 도맡아 하고 있다. 대신 큰 결정을 내려야 하는 부분은 직접 관리한다.

야간에 미성년자 출입 등으로 단속을 당한 적이 있나?
지금까지 PC방을 운영하면서 단속을 당한 적은 없다. 회원 데이터를 통해 미성년자 여부를 알 수 있고 비회원의 경우에는 반드시 주민등록증을 확인한다. 모범을 보여야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관련 법규에 관해서는 철저히 지키고 있다.

PC방 관리프로그램은 무엇을 사용하고 있나?
관리가 편하고 오랜 기간 사용해왔기 때문에 스마트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회원 관리가 효과적이다. 카드를 찍으면 회원 이름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근무자가 회원들의 이름을 기억하는데도 좋다.

   
 

▲ 작은고추 PC방의 요금표

 

요금 체계는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
회원 1,000원, 비회원 1,200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정액요금제는 6시간 5,000원, 13시간 10,000원으로 운영한다. 마일리지 적립은 없다. 인근 PC방들이 비슷한 요금제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PC방 유료게임은 어떤 것들이 가입되어 있나?
협회 정책에 따라 불매운동이 진행되는 게임은 철저히 외면하지만 일반적으로 PC방 업주들이 가입하는 수준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인기 RPG와 보드게임, FPS 게임 등 대부분 가입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게임 요금으로 인해 지출되는 비용이 한 달에 150여 만 원 정도 된다.

서라운드 게임 시스템이 독특하다. 고객들의 반응은 어떤가?
처음 시스템을 도입했을 당시에는 불편하다는 얘기가 많았다. 이유는 정확하지 않지만 아무래도 넓이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다. 고객들이 서라운드 시스템에 적응하기까지는 2~3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현재에는 하루 20여 시간이 가동될 정도다. 특히 RPG를 즐기는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

고객에게 음료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나?
고객들에게 음료를 포함한 무료 서비스는 일체 제공하지 않는다. PC방이 대기업은 아니지 않은가? PC방 업계에서 무료 서비스는 반드시 없어져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사의 홍보 포스터 역시 개선되어야할 부분이다. PC방이 홍보를 대신해주니 게임사가 PC방을 쉽게 보는 것이다. 앞으로 게임사는 자사의 게임을 홍보하기 위해 포스터를 배포할 경우 PC방에 따로 홍보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 작은고추 PC방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서라운드게임시스템이 자연스럽게 접목되었다는 것이다

 

PC방을 운영하며 느낀 점들이 협회 정책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나?
개인적 의견이 정책으로 추진되는 경우는 없었다. PC방 업계가 공감하는 전체 의견이 가장 중요하고 업계 전체가 영향을 받는 문제에 대해서만 정책 추진을 고려한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 개인적으로 느끼고 경험한 사안이 있다면 의견을 제시하는 정도다.

과도한 시간을 이용하는 고객은 어떻게 대응하나?
고객관리에 신경을 쓴 이후부터 그런 고객들이 없어졌다. 가끔 아르바이트 근무자에게 “알바야”라고 부르는 고객들도 다시는 PC방을 출입하지 말도록 요구했다. 과거에는 PC방에서 음주를 하는 고객들도 있었으나 철저하게 고객관리를 한 이후부터는 일명 ‘폐인’이라 불리는 고객이나 안하무인격 행동을 일삼는 고객이 사라졌다.

협회를 떠나 PC방 업주로서 ‘PC방 전면금연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 본다. 정부는 50%를 금연석으로 지정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러나 정작 금연석을 이용하는 고객은 전무한 상태다. 대부분의 수익이 흡연석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금 현재도 PC방 업주들은 면적의 50%를 손해보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PC방 업주로서, 협회 회장으로서 ‘PC방 전면금연화’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금연인구가 유입되어 오히려 고객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있는데?
인터뷰를 하고 있는 지금 순간에도 금연석에 3명의 고객밖에 없다. 고객이 많은 시간에도 금연석이 비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금연인구가 유입될 가능성에 대해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주장은 단지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었을 뿐이다. PC방 업계는 현실을 놓고 말하고 있다. 가능성 때문에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는 것이다. 

   
 

▲ 음료 제품은 의외로 가격이 비싼 스타벅스 커피가 많이 나간다고 한다

 

인근에 대형 신규 PC방이 오픈한다면?
동종업 종사자로서 업계를 이끌어가는 동반자로 인식해야 한다고 본다. 갈등이 커질수록 상호 간의 피해만 커질 뿐이다. 신규 PC방이 오픈하기 전에 설득을 한다면 모르겠지만 이미 신규 PC방이 인근에 오픈했다면 서로 인사하고 선의의 경쟁을 해나가야 한다.

PC방 운영 노하우를 공개한다면?
3개의 PC방을 폐업한 입장에서 할 말이 많지 않지만,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간당 1,000원의 요금을 받고 있다고 했을 때, 한 고객이 1시간 동안 1,000원 이상을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한 예로 일본인은 한국인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일본의 백화점에 가면 한국인에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깍듯이 대한다. 어떻게든 물건을 사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PC방 업주들도 1시간을 이용하는 고객이 3,000원을 쓰고 갈 수 있는 부가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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