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선택하는 기준은 유저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그래픽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막중하다. 과거에 비해 현재를 살펴보면 그래픽 기술의 발전은 눈부시다고 할 정도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도트 디자인에 묶여 있었던 게임들이 그래픽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3D로 변화하였고, 나아가 실사와 가까운 그래픽을 창조할 수 있게 되면서 유저들은 보다 사실적인 게임을 만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이는 콘솔 게임에서도 마찬가지겠지만 온라인 게임에서도 그래픽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많은 과거에 비해 확연히 달라진 게임 환경을 만나는 계기가 되었고, 이는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2D에서 3D로
국내 온라인 게임의 유구한 역사를 처음으로 연 게임은 넥슨의 <바람의나라>였다는 사실은 온라인 게임 유저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바람의나라>가 가지고 있는 기록 중에 하나는 바로 그래픽을 사용한 최초의 온라인 게임이었다는 것. 당시에는 그래픽 기술이 적용된 온라인 게임이 국내에서는 전무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바람의나라>는 현재의 온라인 게임이 탄생하는 초석이 되었다고 봐야 옳다.

이전의 온라인 게임이라고 불렸던 게임들은 대부분 그래픽 기술이 적용되어 있지 않았던 MUD(Multiple User Dialogue)가 대부분이었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바람의나라>의 등장은 후발주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 최초의 MUG로 불렸던 <바람의나라>

 

 

여기서 살펴봐야 할 부분은 이들 게임은 전부 2D 그래픽으로 제작되었다는 점. 현재는 3D 그래픽 기술이 보편화된 상황이기 때문에 매우 조악한 그래픽이었다는 점을 알 수 있지만, 당시로서는 대단한 게임이라는 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바람의나라>로 촉발된 그래픽 온라인 게임은 이후 2000년대에 들어와 <아타나시아>, <라그하임>, <뮤> 등의 3D 그래픽 온라인 게임으로 변신을 모색하게 된다.

이들 3개의 게임 중 웹젠의 <뮤 온라인>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최근까지도 서비스가 되고 있는 장수 게임으로 남았다. 특히 당시로서는 보기 드문 3D 그래픽 기술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많은 유저들의 관심을 모았고, 또 수많은 3D 온라인 게임들이 만들어지는 단초를 제공했다. 이렇게 시작된 3D 온라인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히트작인 <리니지2>로 절정을 맞이하게 된다.

 

   
 

▲ <뮤>는 최근까지 서비스되고 있는 장수 게임이 됐다.

 

 

<리니지2>는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
<리니지2>가 가지는 의미는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먼저 국내 온라인 게임 그래픽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점과, 이에 따른 부가 사업까지 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리니지2>는 전작인 <리니지>와 달리 풀 3D 게임이라는 부분에서 서비스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특히 당시 온라인 게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게임엔진이었던 언리얼 2.0을 사용해 타 온라인 게임과는 차별화된 그래픽을 선보이면서 유저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당시의 PC 성능으로는 <리니지2>를 완벽하게 플레이하기에는 버거웠고, 이에 따라 PC 부품 시장에서는 이 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 <리니지2>가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 남긴 족적은 대단했다

 

 

당시 용산전자상가에서는 <리니지2 PC>라는 이름으로 기획제품을 쏟아냈고 유저들도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해당 제품들의 구입에 지갑을 열었다. 이 같은 현상으로 인해 용산전자상가는 예상치 못한 호황을 맞이했으며 PC 부품 시장도 활기를 띠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현재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아이온>의 서비스 때도 용산전자상가에서는 <아이온 PC>라는 제품을 선보였다. 그러나 경기불황과 고환율 사태로 인해 이미 시장이 침체된 상화이었던 점과 <아이온>의 최적화 작업을 통해 많은 수준의 업그레이드를 요구하지 않았기에 과거와 달리 폭발적인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리니지2>가 등장한 시기를 보면 그래픽 수준으로는 상당한 발전을 이뤄냈던 시기였고, 이후에 출시된 온라인 게임들도 앞 다퉈 유명 게임 엔진을 채용하면서 그래픽 기술도 평준화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특히 <리니지2>의 언리얼 엔진의 경우 <프리스톤테일2>와 <아바(A.VA.)>에 탑재되는 등 국내 게임사들도 많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아바>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개발된 FPS 게임 중 가장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을 구현하고 있다

 

 

발전의 발전, 더욱 뛰어난 그래픽을 위해
지금의 각 게임사들은 보다 나은 그래픽 기술 구현을 위해 그래픽 칩셋 제조사들과 손을 잡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특히 대작 게임들의 경우 수준 높은 그래픽 효과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제조사들의 협력이 필요하고, 제조사들도 자사의 기술을 뽐내는데 게임이란 콘텐츠는 필요한 요소 중에 하나다.

특히 유명 온라인 게임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엔비디아와 ATI의 로고가 삽입되어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는 온라인 게임뿐만 아니라 PC, 콘솔 게임 등에서도 이 같은 현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각 게임의 그래픽 기술 수준은 장르에 따라 확연히 구분되기 마련이다. 특히 MMORPG, FPS 게임의 경우에는 사실감 넘치는 화면을 게임에 재현하기 위해 고가의 게임엔진이 사용되기도 한다. 특히 제조사들의 협력은 고 퀄리티 게임에서 빛을 발한다. 물론 저연령층이 대상인 온라인 게임의 경우 상대적으로 낮은 그래픽 기술이 표현된다.

 

   

 

물론 상황에 따라 차이점을 보이기는 하지만, 이 정도가 온라인 게임에서는 기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대부분 PC 사양을 좌지우지하는 게임은 MMORPG가 압도적이기 때문에 특정 게임이 성공하게 되면 그만큼 PC 부품 시장도 빠른 움직임을 보이기 마련이고, 유저들도 이에 따라 업그레이드를 고민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추세를 본다면 굳이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 기술을 구현하지 않은 게임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개발비에 대한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과 경기불황이 맞물리기 시작하면서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게임들이 사라지고 있는 추세에 있다. 이것은 굳이 그래픽 기술이 뛰어나지 않아도 콘텐츠만 충실하다면 얼마든지 성공의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이 입증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래픽 기술≠흥행
<리니지2>에서 보여줬던 그래픽 기술은 이후 다른 게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결국 많은 온라인 게임사들은 수많은 풀 3D 온라인 게임들을 선보였고, 그에 따라 개발비도 천문학적인 금액이 소요됐다. 하지만 그래픽 기술이 반드시 흥행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각 온라인 게임사들은 많은 개발비를 투여해 풀 3D 온라인 게임들을 개발하기는 했지만 예상외의 고전을 겪었고, 대작이라고 불린 게임들이 연이어 좌초되기 시작하면서 이는 온라인 게임시장의 침체기로 연결됐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은 유저들도 과거처럼 그래픽 기술에 휘둘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물론 그래픽 기술이 가진 시각적인 효과는 매력적인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래픽 기술을 뒷받침해 줄 콘텐츠가 없다면 빛 좋은 개살구라는 평가만 받을 뿐이다. 현재는 온라인 게임사들도 무리하게 그래픽 기술을 자랑하기 보다는 게임이 가지고 있는 성격과 유저 성향에 맞추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 <서든어택>은 게임성 하나로 승부해 큰 성공을 거뒀다

 

 

지금까지 흥행가도를 달렸던 게임들을 살펴보면 꼭 그래픽 기술이 좋아서 성공한 것은 아니다. 현재 게임트릭스의 순위에 올라있는 게임들을 살펴보면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스페셜포스> 등의 그래픽 기술로만 접근했을 때는 크게 놀라운 게임들이 아니다. 이는 현재의 그래픽 기술과의 비교가 아닌 이들 게임이 처음으로 출시된 시점에서 바라봐도 마찬가지다. 당시에도 얼마든지 뛰어난 그래픽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시점이었고, 또 이들보다 그래픽 기술이 뛰어난 게임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물론 수준 높은 그래픽 기술이 투입됐을 때 어느 정도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으나, 이는 일시적인 효과일 뿐 게임에 쉽게 적응하는 국내 유저들의 특성상 무엇인가 즐길만한 것이 없이 단순히 그래픽 기술로만 밀어 붙이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는 것을 각 게임사도 이미 알고 있고, 무리한 개발을 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의 게임 그래픽
콘솔ㆍPC 게임과 달리 온라인 게임에서 고 퀄리티 그래픽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어려움이 많이 따른다. 특히 각 유저들의 PC 사양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범용성 측면에서 접근해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콘솔과 PC 게임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 퀄리티 게임을 쉽게 적용하기 어렵게 한다.

실제로 온라인 게임의 경우, 많은 유저들을 확보해야만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범용성을 얼마나 확보하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퀄리티의 그래픽 기술이 구현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유저가 즐길 수 없다면 이는 좋은 게임이라고 보기 어렵다. 특히 <리니지2>의 경우는 매우 특수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앞으로 같은 현상이 똑같이 발생할 가능성은 과거에 비해 낮다고 할 수 있다.

PC 게임과 콘솔 게임의 그래픽 기술은 빠르지는 않지만 계속 발전의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는 곧 온라인 게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고, 이에 온라인 게임도 많은 발전을 이룰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고 퀄리티의 그래픽에서 어떠한 최적화 작업이 진행되는지도 관건이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높은 성장을 이룩하기 보다는 조금씩 천천히 그래픽 기술이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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