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SS PC방 김봉준 사장은 112무선봉사단의 제복을 입고 주기적인 방범활동을 하고 있다

 
충청남도 아산시에 위치한 BOSS PC방의 김봉준 사장은 PC방을 운영하면서 (사)한국112무선봉사단, 청소년보호종합지원센터 1388 등에서 활동하며 청소년 선도에 앞장서고 있다. 일주일에 한번 씩 지역 방범활동을 하면서 비행 청소년 및 가출 청소년에게 도움을 주고 매장 내에서도 청소년을 위한 특별한 운영방침을 정해두고 있다. 사실 PC방 업주가 이렇듯 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은 반드시 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김봉준 사장은 PC방이 가족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이미지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에 아이러브PC방은 김봉준 사장의 BOSS PC방을 이달의 PC방으로 선정하고 그의 청소년 선도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청소년 선도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A.현재 PC방을 운영하면서 (사)한국112무선봉사단(이하 112무선봉사단) 사무국장을 지내고 있으며, 청소년보호종합지원센터 1388(이하 1388)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Q.구체적으로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나?
A.112무선봉사단은 YMCA와 업무 협약을 맺고 청소년 선도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에게 술, 담배 등을 판매하지 말자는 취지와 함께 야간에 청소년 출입이 제한된 업소에 미성년자가 출입하는 경우를 방지하는데 노력한다. 또 아산 지역에서는 365일 중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학교 주변이나 비행 청소년이 자주 출몰하는 장소에 회원들이 돌아가며 방범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 밖에도 재난이 발생하면 지원을 나가기도 하는 등 시청에 인가받은 정식 자원봉사단체다. 이러한 활동으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청소년을 발견하면1388에 지원을 요청해 청소년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대신 1388은 강제권한이 없어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청소년을 도와주는데 약간의 제약이 따른다.

   
 

▲ 방범활동을 하면서 착용하는 제복들

 
Q.청소년 선도에 있어 힘든 부분은 무엇인가?
A.PC방을 초창기에 운영하던 시절에 청소년을 보호하는 문제로 소송을 진행한 적이 있다. 당시 가출 청소년을 보호하고 있었는데,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경찰이 미성년자 야간 출입에 대한 단속이 들어왔었다. 결국 보호하고 있던 청소년으로 인해 벌금을 무는 상황이 도래했고, 이를 수긍할 수 없었기 때문에 소송을 진행한 것이다. 하지만 결국 법률적인 문제 때문에 소송을 취하하고 벌금을 물을 수밖에 없었다. 현재는 1388에 청소년을 보호하고 있다는 전화를 하면 단속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는 길이 마련됐다. 이제는 체계적인 방법으로 청소년을 선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법적인 문제로 본의 아니게 선도활동을 하면서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은 분명히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다.

Q.갈 곳 없는 가출 청소년들이 PC방을 찾는 경우는 흔하다. 이럴 때에는 어떤 방법으로 도움을 줄 수 있나?
A.가출 청소년이 발견되면 PC방 업주로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겨울에 추위를 피하기 위해 PC방을 찾는 경우가 있는데, 업주의 입장에서는 오후 10시가 넘었다고 해서 밖으로 내보낼 수만은 없는 문제다. 결국 PC방 업주의 관리ㆍ감독 아래 청소년을 보호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 때 PC방 업주는 1388에 전화를 걸어 가출 청소년을 보호하고 있다고 하면 단속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 뿐 아니라 청소년의 동의하에 1388의 도움을 받아 집으로 귀가조치 시키거나 쉼터로 인계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Q.좋은 활동을 많이 하고 있지만 사회적으로 PC방은 냉소적인 시선을 받는 업종이다.
A.사실 PC방은 오해를 많이 받는 업종 중 하나다. 2달에 한번씩 1388 모임에 참석하는데 주제로 청소년 인터넷 중독이 도마 위에 오르면 괜히 부끄러운 마음도 든다. 하지만 분명히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청소년 인터넷 중독의 발단은 PC방이 아니라는 점이다. 보통 활동적인 아이들은 인터넷 게임을 즐겨하지 않는다. 소극적인 성격이나 소위 왕따라 불리는 친구들이 은둔형 외톨이로 인터넷 중독에 빠질 위험이 크다고 본다. 결국 가정에서 인터넷 중독이 먼저 발단이 되어 PC방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에 대한 설명을 학부모나 지방 자치 단체 관계자들에게 전하면 대부분 이해하고 수긍하는 편이다. 그러나 설명을 듣지 못한 더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중독의 발단을 PC방에서 찾는다. 다소 억울한 면도 있지만 앞으로 PC방 업주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 사항이라 생각한다.

   
 

▲ 근래에 PC방에서 찾아보기 힘든 햇빛이 드는 창문이 이채롭다(좌), PC방 한편에는 개인 사물함이 있다(우)

 

Q.PC방 업주들이 청소년 문제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보나?
A.과거 아산 지역에 위치한 PC방 업주들과 캠페인을 진행하려 했다. 캠페인의 내용은 소년소녀 가장들에게 PC방 무료 이용 쿠폰을 배포해 인터넷 문화를 즐길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학교 선생님들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인터넷을 모르는 친구들이 오히려 인터넷에 중독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결국 캠페인이 보류됐지만 학교와 연계할 수 있는 활동들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예를 들어 청소년들의 성격이나 성향 파악 같은 경우 어떤 면에서는 학교 선생님 보다 PC방 업주가 더 자세히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게임을 즐기다보면 자연스럽게 학교 선생님들은 알 수 없는 내면적인 부분이 돌출되기 때문이다. 또 교우관계에 있어서도 PC방 업주들이 더 잘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이러한 점들을 PC방 업주가 교육기관에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청소년 문제들에 있어 많은 개선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Q.PC방 업주로서 매장 내에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어떤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나?
A.먼저 초등학생과 같은 저학년 친구들은 PC방 이용 시간을 제한하고 있다. 보통 3시간에서 4시간이 넘어가면 장시간 이용으로 간주하고 귀가조치를 시킨다. 물론 강제적이지는 않지만 충분한 설득력을 갖춰 저학년 친구들이 인터넷 중독이 되지 않도록 돕고 있다. 또 중학생이나 고등학생과 같은 고학년 친구들은 흡연문제가 가장 심한데, 우선 원천적으로 매장 내에서는 흡연석이나 금연석은 물론 화장실에서도 흡연을 할 수 없게 했다. 그러나 흡연과 같은 경우는 매장 내에서만 흡연을 하지 못할 뿐 어디서든 지속 가능한 문제다. 이에 흡연실을 따로 마련해 두어 담배를 피우고 싶은 청소년이 있다면 정해진 공간에서 흡연을 하도록 했다. 대신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에게 청소년이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할 이유를 설명한다. 이는 청소년들의 자유의사 결정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하는 행동이다. 그저 나쁜 행동을 못하게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하지 말아야할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1388 모임에서도 가끔 교육을 받는데, 이러한 부분을 강조한다.

   
 

▲ PC방에 마련된 사무실(좌), BOSS PC방 김봉준 사장은 학생들과는 많은 대화를 하려 노력한다(우측 상단),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역시 본업은 PC방 업주다(우측 하단)

 

Q.PC방 영업을 하면서 청소년 선도 활동까지 겸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은가?
A.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과거 아산 시내에서 PC방을 4년간 운영하다가 너무 신경을 쓰지 못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후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외곽 지역에 PC방을 오픈하고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좋은 PC방 직원들과 함께하고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되며, PC방 직원들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는 편이다. 성격상 하고 싶은 일들은 반드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조금 피곤하게 산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Q.가족과 함께하는 건강한 PC방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A.PC방을 하면서 가장 반기는 손님이 있다. 엄마, 아빠, 삼촌, 이모, 그리고 자녀들과 함께 가족 동반으로 PC방을 방문하는 손님이다. 과거 이러한 가족 구성원으로 십여 명의 손님들이 한꺼번에 게임을 즐기다 간 적이 있는데, 이처럼 보기 좋은 손님들이 또 있을까 싶었다. 최근에는 PC방과 함께 유년기를 보내고 지금은 엄마, 아빠가 된 젊은 부모 세대가 초등학생자녀와 함께 PC방을 방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주말이나 명절에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인데, 이러한 모습을 꾸준히 볼 수 있으려면 금연석이나 흡연석의 구분을 철저히 하고 환기나 청결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이다. 그리고 청소년 문제와 같은 사회 문제에도 PC방 업주들이 많이 참여해서 건전한 PC방 이미지를 만드는데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Q.앞으로 PC방에 어떤 활동들이 일어나기를 바라나?
A.아산 지역에는 성인 PC방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방범활동을 하면서 지방 자치 단체와 협력해 성인 PC방이 생기면 첩보활동을 해주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이와 같이 PC방과 정부 기관들이 함께 진행 할 수 있는 각종 캠페인이나 정책들이 많이 등장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에 요구사항만 전달하는 과거 PC방의 모습에서 탈피해 우리가 정부에 해줄 수 있는 일들을 제시하고 그에 따르는 요구사항을 준비하는 협력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토대로 PC방 이미지를 개선한다면 정말 가족과 함께 하는 건강한 PC방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