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의 흥행으로 PC방 업계의 PC 사양이 상향평준화되고, 모바일 기기의 활용도가 커지면서 일반 가정의 PC 교체 주기가 길어지면서 PC방만의 차별화 요소가 또렷해지고 있다.

PC방 PC의 고사양화 분위기는 커스텀 수냉 PC, 고성능 게이밍 기어, 플래그십 그래픽카드 등 과거에는 프리미엄 좌석에서도 보기 힘든 특징들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출혈경쟁의 양상이 요금에서 사양 경쟁으로까지 확대되는 분위기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하지만 시설임대업 성격을 갖고 있는 PC방의 숙명이기도 하고 PC방을 찾는 고객들의 요구에도 부합되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다만 이러한 양적 성장 뒤에는 관리 문제와 이에 따른 업종에 대한 이미지 하락 우려도 파생되고 있다.

PC 사양 상향평준화는 PC방 업종이 더욱 대규모 자본에 의존하는 구조로 변화된 결과물이고, 이는 지난 수 년간 지속되어 온 대형화, 고급화, 복수매장 운영 증가와 직결되는 부분이다.

그간 대형화와 복수매장 운영은 말 그대로 자본논리에 의해 강력한 경쟁력으로 부각된 것은 사실이지만, 넓은 매장 내부가 일률적으로 잘 관리되기는 쉽지 않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었다. 주변 중소형 매장보다 좌석이 많다보니 집객에 유리하지만 피크 시간대를 넘어서면 손님이 한꺼번에 빠져나가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청소나 주변기기 정리 등이 신속하게 이뤄지기 쉽지 않다.

즉 관리되지 않은 자리가 고객들에게 노출되는 빈도가 클 수밖에 없고, 이런 단적인 면이 그대로 PC방에 대한 인식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시선이 있다.

대형 PC방의 경우 규모의 우위로 이러한 부분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복수매장 운영으로 인해 업주의 집중적인 관리가 불가능해지고,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이 29%나 폭등해 근무 인력을 축소하면서 이런 문제는 한층 더 부각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분 투자 방식의 PC방이라면 관리 주체가 애매해져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관리하지 못하는 상황인 경우도 있고, 영업 대행업체에 맡기는 경우에는 계약 범위 밖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대형화, 고급화에 PC 사양까지 높다졌다 하더라도 세심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스플린터로서는 우수한 성적을 낼지 몰라도 마라토너로서는 완주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실제 익명을 요구한 한 PC방 업주 A씨의 경우 이미 개별 매장을 운영 중인 업주들이 의기투합해 지분 투자를 통해 제법 큰 규모의 매장을 창업했는데, 개별 매장을 각자 운영해야 하는 어려움으로 인해 영업 대행업체에 맡겼으나 1년이 넘은 현재는 관리 소홀에 따른 고객 감소를 체감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대형 PC방의 관리 소홀 문제는 최근 부쩍 화두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는데, 비단 각 매장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고 PC방 업종에 대한 이미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야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신작 부재 및 출혈 경쟁 등으로 업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업종에 대한 이미지마저 평가절하 된다면 장기적으로 더욱 큰 위기 상황이 형성될 수 있는 만큼 매장 관리에 더욱 세심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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