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산업이 레드오션에 접어든 정황이 곳곳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국 PC방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역으로 전체 설치 PC 수는 소폭 증가해 규모는 팽창했고 이로 인해 PC방 업종 내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그간 대표적인 경쟁은 PC 이용요금 인하, 무료시간 제공, 음료수 제공 등 말 그대로 퍼주기식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매장을 확장하고 PC를 대규모로 업그레이드하거나 아예 신규 매장에 인접해 2호점을 창업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대형화 및 고사양 PC 트렌드로 인해 투자금이 커지면서 대응 방법과 수위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더욱이 복수 매장을 운용하는 업주가 늘어나면서 이러한 분위기는 심화됐는데, 해당 분쟁 지역 매장의 매출을 포기해도 다른 매장의 매출로 생계와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격적인 대응은 특히 상권 내 소형 프랜차이즈 매장이 진입할 때 나타나는데 그 결과가 보다 빨리 나타나는 양상을 띤다.

소형으로 창업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본 규모가 작다는 의미고, 프랜차이즈로 창업한다는 것은 전액 자기자본이 아닌 대출을 끼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십중팔구 PC 사양마저 가성비와 중보급형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사양 경쟁력도 높지 않다. 즉, 더 큰 규모의 PC방을 복수로 운영할 만큼 자본력이 큰 인접 매장과 경쟁하기에 불리하다. 설상가상으로 PC방 운영 노하우도 전무하고 24시간 업종 특유의 일력관리 경험도 없어 빈틈투성이다.

결과는 비수기에 나온다. 성수기야 말 그대로 성수기이기 때문에 정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운영이 되지만, 장사 잘되는 매장도 긴장하는 비수기에 접어들면 노하우 없는 소형 매장의 경우 보릿고개보다 더 험난한 비수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폐업이나 매물로 내놓는 일은 허다하다.

PC방 업계 종사자들이 대출없는 대형 신규가 아니라면 인수 창업을 권하는 이유도 이런 까닭이다. 이미 레드오션에 접어든 상권에 매장이 하나 더 늘어난다는 것은 결국 기존 매장 중 어느 한 곳을 폐업시키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은 만큼 상권 내 대응이 거세게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창업 전이라면 발품을 팔아 정확한 상권 조사를, 창업 이후라면 상생을 위한 상권 모임을 통해 긴장감을 완화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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