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을 모르고 계속되는 경기침체에 최저임금 폭등에 따른 인건비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여느 해보다 힘겨운 환경이 소상공인을 매섭게 몰아붙이고 있다. 더욱이 1년 중 가장 힘겹다는 4월 봄 비수기에 이르니 말 그대로 ‘잔인한 4월’이 아닐 수 없다.

이런 4월을 더욱 잔인하게 만드는 것은 비수기를 버티겠다는 핑계로 벌이는 출혈경쟁이다. 잘 될 때 벌이는 과당경쟁과 극비수기에 벌이는 출혈경쟁은 얼핏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그 속과 결과는 완전히 다르다.

잘 될 때 벌이는 과당경쟁은 승자가 있으며, 패자도 무언가 얻는 게 있고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하지만 비수기에 벌이는 출혈경쟁은 승자가 없다. 순간 이긴 것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폐업한 이웃 매장에는 십중팔구 신규가 들어오기 마련이라 결국 이전에 있던 업주와 같은 수순을 밟게 된다. 다행이 폐업은 면한다 하더라도 저가공세에 망가진 상권에서는 제대로 된 매출과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비수기는 출혈경쟁으로 서로에게 생채기를 낼 때가 아니라 성수기를 대비해 경쟁력 있게 변화하는 시기가 되어야 한다. 변화한다는 것이 단순하게 인테리어나 PC 업그레이드 등 눈에 보이는 변화일 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고객들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그 변화에 따라 매장 운영 컨셉 자체에 변화를 주는 수준까지 가야한다.

실제 PC방은 꾸준히 변화해왔고, 큰 변화만 짚어 봐도 여러 단계로 진화하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과거 국민 PC 보급과 초고속 인터넷의 대중화로 PC방은 망할 것이라 했고,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망할 것이라 했고, 또 모바일게임이 크게 흥하면서 온라인게임만 서비스하는 PC방은 망할 것이라 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고사양 PC, 쾌적한 게이밍 환경, 함께 모여서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부각됐고, 앱플레이어로 모바일게임을 흡수하는가 하면 심지어 모바일게임 대회장으로 대관되는 일도 벌어졌다. 또 최근에는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우수한 외산 패키지 게임들을 공급하기도 한다.

시설 면에서는 PC방 내 조명이 점차 밝아졌고, 의자도 더욱 고급화됐다. 법령에 따라 흡연석 칸막이가 생겼다가 아예 전면금연으로 변화되기도 했다. 먹거리는 꾸준히 변화해 부가 매출원으로 자리매김했고, 고객 이용 관리는 수기에서 바코드를 거쳐 이제는 선불결제기가 표준이 됐다. PC도 VOG와 노하드솔루션 그리고 원격 패치가 대중화돼 이제는 하드카피라는 기능이 낯설게 느껴질 지경이다.

PC 사양도 인기 게임의 요구사양에 따라 고사양화 됐다가도 보급형 중저사양으로 낮아졌다가 다시 고성능 게이밍 PC 수준으로까지 급격하게 상향됐다. PC방 규모도 예전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대형화가 큰 틀이다.

PC방 내부 환경은 아니지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최저임금도 최근 2년 사이 급격하게 인상되면서 간접적인 변화를 유도하기 시작했다.

근무자의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어떤 형태로든 자동화 비중을 높여 인력 투입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논의 자체가 뒤로 밀리던 ‘무인화’가 주요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오를 만큼 피부에 느껴질 만한 변화의 필요성이 나타난 것이다.

문제를 야기할 요인은 분명하게 나타났고, 변화의 필요성도 공감할 것이다. 이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는 아직 누구도 모른다. 그저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 다양한 방법론이 연구되고 또 시도되고 있을 뿐이다. 2014년에 개봉해 화제가 된 영화 인터스텔라의 부제목처럼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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