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마우스의 전설 로지텍 ‘G1’이 머지않아 현역에서 완전히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6년 출시된 G1은 우수한 그립감으로 호평을 받으며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고, 그 인기는 빠르게 PC방으로 옮겨갔다.

PC방으로부터의 폭발적인 반응을 감지한 로지텍은 4개월 뒤 ‘PC방용 3팩 벌크’ 제품을 별도로 선보였고, 이는 전국 PC방에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는 계기가 됐다.

이렇듯 PC방에 무혈입성한 G1은 지난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수많은 신형 마우스들의 거센 공세에도 조금의 흔들림 없이 PC방 대표 마우스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해왔다.

하지만 2016년 로지텍 ‘G102’가 출시된 후부터 사정이 조금 달라졌다. 익숙한 G1의 그립감에 대한 선호도는 여전히 높았지만, 달라진 컴퓨팅 환경을 따라가기에는 하드웨어적 성능의 한계를 보였기 때문에 유사한 그립감에 최신 기능을 겸비한 G102으로 대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게다가 PC방도 단종된 G1 마우스를 계속해서 고쳐 써야하는 관리 어려움에 피로가 누적된 터라, 고객과 업주의 니즈를 모두 만족시키는 G102로 전환되는 속도가 빨라졌다.

이런 과정에서 PC방 마우스 트렌드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바로 2개의 마우스를 함께 두고 고객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한 ‘투 마우스’ 체제가 등장한 것이다. G1 대체품 찾기에 나선 일부 PC방들이 먼저 시작한 ‘투 마우스’ 방식은 G102의 등장으로 G1과 투톱 체제로 굳어지며 많은 후발주자를 양산하기에 이르렀다.

G102 출시와 때를 같이해 큰 인기를 끌었던 블리자드 <오버워치>도 G1의 위상을 흔드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사이드 버튼이 필수인 <오버워치>의 특성 때문에 G1의 입지는 크게 좁아질 수밖에 없었고, 이제는 G102와 다른 게이밍 마우스를 메인으로 비치한 뒤 G1을 찾는 일부 고객에게만 대여하는 매장이 등장할 정도로 G1과 G102의 위상이 역전됐다.

최근의 이 같은 분위기는 PC방 커뮤니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눈에 띄게 늘어난 G1 마우스 판매글과 더불어 G102의 후기 및 수리 문의도 함께 늘어나는 분위기로 사실상 G102가 G1을 완벽히 대체하는 것도 시간문제인 상황.

결국 영원할 것만 같던 G1 시대가 신흥 강자인 G102에 의해 조용히 끝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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