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PC방 업계의 몇 년을 돌아보면 예상치 못했는데 순식간에 대세가 된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당장 먹거리 판매의 대중화, G1 마우스의 세대교체, 장패드, 노하드솔루션 보급, VOG의 역주행, 선불결제기의 대중화, 스팀을 위시한 ESD 플랫폼 확산 등만 봐도 그러하다.

이 가운데 게임 콘텐츠 공급과도 직결되는 ESD 플랫폼이 PC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장 스팀만 하더라도 <배틀그라운드>를 제외하고도 이미 PC방 점유율 2%를 훌쩍 넘어섰다. PC방 인기순위 8~9위 정도에 해당하는 규모로 결코 적지 않은 비중이다.

엔미디어플랫폼이 서비스하는 더로그에 따르면 스팀에 기반을 둔 게임 <도타2(1.33%)>, <레인보우식스: 시즈(0.32%)>, <GTA5(0.17%)>, <몬스터헌터: 월드(0.12%)> 등 상위 10개 게임의 점유율만 더해도 2.33%에 달한다. <배틀그라운드>의 스팀 버전은 별도로 집계되지 않고 있어서 이를 감안하면 PC방에서 구동되는 게임의 최소 5%는 스팀에 기반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PC방 인기순위 4위 정도에 해당하는 규모다.

스팀 기반의 게임들이 시나브로 PC방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이미 서비스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해 <패스오브엑자일> 등 국내 정식 서비스 버전과 스팀 버전이 혼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스팀 외 ESD 중 하나인 EA의 오리진 타이틀 가운데 <에이펙스 레전드> 역시 1%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ESD 기반의 게임에 대한 의존도는 빠르게 늘어날 것을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ESD가 게임사에 종량제 게임 요금을 내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에서는 이점이 있지만, 저작권 및 사용권 허가 여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하며, 상권 내 고객층이 ESD 기반을 선호하는지 아니면 프리미엄 혜택을 포합하는 국내 정식 서비스를 선호하는지에 따라서도 선택이 달라질 수 있다.

ESD 기반 게임들에 대한 우려보다는 우선 상권에 적합한지를 살펴보고 적합한 요소가 더 많다면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PC방 업계에 적합하지 않을 듯 했지만 순식간에 대세가 된 사례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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