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3월호(통권 34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한국인터넷PC문화협회는 지난 2001년 6월 설립 허가를 득한 이래 18년 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지난 2016년 3월 제7대 회장으로 선출된 김병수 중앙회장과 그를 필두로 한 제7기 집행부는 질곡의 세월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동분서주한 끝에 어느덧 2019년 정기총회를 불과 한 달 남짓 남겨놓은 상황이 됐다.

오는 3월에는 어김없이 정기총회가 열릴 것이고, 제8기 집행부의 향방이 가름될 것이다. 이번 2019년 정기총회에서 선출하는 중앙회장은 아직 입후보 기간이 도래하지 않아 후보자를 특정할 수 없으나, 김병수 중앙회장의 재선 출마와 송영열 중앙감사의 초선 도전이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둘 모두 출마를 공언하지는 않았으나 출마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출마 예정자 모두에게 근황과 각오를 듣고 싶었으나, 송영열 중앙감사는 아직 후보 등록 전이라 사전선거운동 오해 소지가 있어 인터뷰를 고사해, 부득이 김병수 전 중앙회장으로부터 지난 3년간 제7기 집행부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기로 했다.

김병수 전 중앙회장에게 가장 궁금했던 것은 제7기 집행부가 공약을 얼마나 잘 이행했는가였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016년 6월 제7기 집행부 출범식을 통해 크게 △수익구조 개선 △조직 강화와 대외 협력 강화 △PC방 대표 단체로서 PC방 업주들의 확실한 울타리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바탕화면 런처 보급 △BBQ 제휴 △게임물관련사업자 교육 이수 △게임물 이용등급 단속 문제 해결 △청소년 출입 기준 통일 △e스포츠 리그 활성화를 통한 PC방의 스포츠 시설화 △윈도우 문제 해결 등을 중점 추진 사업으로 제시했다.

지난 3년을 되돌아보면 일명 ‘<오버워치> 신고 사태’로 잘 알려진 게임물 이용등급 단속 문제는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서 급한 불은 껐다. 인문협이 문화부에 관련 규정을 개정하도록 요청한 데 따른 작지만 큰 성과였다. 이후 PC방은 물론 게임사는 15세이용가 등급에 대한 필요성이 크게 부각돼 <배틀그라운드>에도 15세이용가 등급이 추가되는 등 단속 기준에 대한 명확한 해법을 낳았다.

김 전 회장은 “비록 해당 규정 자체가 삭제된 것은 아니지만, 청소년이용불가 등급만 아니라면 사실상 경찰 단속 대상에서 제외되고, 고의 제공이 아니라면 충분히 소명할 수 있게 개정된 것은 분명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청소년 출입 기준 통일은 완강하게 거절당했다. 총리실 옴부즈만을 통해서 추진되다가 관련 부처 간의 알력다툼으로 거절된 바 있는데, 이 장벽은 인문협 역시 넘지 못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문화부 차관 미팅을 요청해서라도 재추진을 해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윈도우 문제는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비록 PC방에 최적화된 전용 라이선스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단속 유예, 정품 캠페인 진행, 게임대회 지원, 가격인하 등의 작지만 가시적인 결과를 도출해냈기 때문이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인문협과 콘텐츠조합을 아우러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를 맺을 당시 가격 인하(10만 원 전후의 기계식 키보드와 유사한 수준)를 공언했는데, 현재 기존 대비 약 1할 가량 저렴하게 공급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김 회장은 “캠페인 약속을 지키는 등 신뢰 관계 조성을 통해 재차 가격인하를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김 전 회장이 가장 안타까워하는 것은 바로 한중 e스포츠 교류다. 2016년 12월 한중 양국의 PC방 협회가 의욕적으로 MOU를 체결했지만, 당시 중국의 사드 보복이 가시화되기 시작한 때라 결국 양국의 인적, 물적 교류는 사실상 답보 상태에 빠졌고, 약속한 2년의 시간은 그렇게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흘러가버렸다.

다행히 사드 보복 이슈가 한풀 꺾였고, 양국 PC방 협회는 여전히 발전적 교류를 염원했기에 올해 1월에 다시 MOU를 맺고 교류를 시작했다. 우선 중국사회조직연합회 당건부 측에서 지난 2017년에 개최된 평창 프로 이스포츠 대회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강원지부가 적극적으로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지자체간의 자매결연을 통한 교류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물꼬가 트인 만큼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중국 PC방 협회가 오는 2022년에 예정된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전후해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한중 아마추어 친선 대회가 펼쳐질 가능성도 생긴 상황이다.

다행히 대외 협력 및 이미지 쇄신 부분에서는 나름의 성과를 냈다. 소상공인연합회에서 많은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데, 전국 조직망을 갖춘 몇 안 되는 협회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회에서 마련되는 각종 게임산업 및 소상공인 관련 포럼에 패널로 참석해 PC방 업종을 대변하는 일도 부쩍 늘어났다. 언론에도 자주 노출되다보니 기자들과의 교류도 늘어나 각종 현안마다 업계의 사정을 적극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아직 이렇다 할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사업도 있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서두르는 시도도 있다. 바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대응이다. 2018년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사이 무려 29%나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인해 24시간 업종인 PC방은 인건비 지출 압박이 급격하게 커졌다.

이런 까닭에 최근 야간 부분 무인화를 위한 자동화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나도 PC방 업주의 한 명으로, 젊은 층의 소비 지출이 줄어들고 있는 것을 피부로 체감한다”며 업종의 상징성으로 인해 야간에 문을 닫을 수는 없고,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으로 운영하는 수밖에 없다”며 야간 부분 무인화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물론 아직 절도나 관리, 나아가 청소년 무단출입에 따른 법적 분쟁 소지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 발전되고 있는 중이다.

김 전 회장은 최근 불합리한 법률 개정과 더불어 야간 부분 무인화를 실현하는 데 가장 관심이 크다며,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이 부분에 역점을 두고 추진해나갈 것이라는 말로 끝인사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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