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타2>가 PC방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밸브코퍼레이션이 스팀을 통해 전 세계에 서비스하는 글로벌 히트작이지만 국내에서는 유독 힘을 못쓰던 AOS(MOBA) <도타2> 말이다.

PC방 통계 사이트 더로그에 따르면 <도타2>는 지난 2월 27일 사용량 15,529 시간, 점유율 0.37%로 전체 순위 20위에 올랐다. 올해 들어 서서히 상승세를 타던 순위가 이제는 PC방 대표 MMORPG였던 <아이온>의 턱밑까지 따라붙은 것이다.

▲ <도타2>의 2019년 PC방 성적 변화 추이(사용량(청)과 순위(황))

<도타2>의 순위는 PC방 전문 리서치 게임트릭스에서도 동일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순위도 순위지만 사용시간 증가폭이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이다. 특히 지난 한주 동안의 가파른 상승이 인상적이다.

상승종목 부분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2위인 게임보다 2배 이상의 사용량 증가폭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상승종목에 합류한 게임 대부분이 새롭게 이름을 올린 반면 <도타2>는 이전부터 꾸준히 자리를 지켜왔다는 것도 특징이다.

▲ <도타2>는 바위처럼 굳건한 반면, 다른 게임들은 실바람에도 휩쓸린다

게임트릭스의 상승종목 부분은 맹점이 있다. 이 부분에 이름을 올린 게임 대부분은 워낙 사용량이 낮은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가령 게임 A를 PC방에서 플레이하는 손님이 대한민국에 1명인데 친구를 꼬드겨 같이 한다면 상승폭이 100%가 되는 식이다. 이런 실정을 감안하면 <도타2>의 꾸준한 상승세는 놀라운 수준.

<도타2>의 이런 인기 반등은 한국 PC방에 한정된 현상이 아니라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도타2>의 인기는 스팀(Steam)에서 한풀 꺾인 상황이었는데 최근 순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월 27일에는 스팀 동시접속자 통계에서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런 부활의 배경에는 ‘오토체스’라는 커스텀 맵의 인기가 있다. 중국 유저가 만든 이 맵은 유닛을 조합해 전략을 수립하면 전투가 자동으로 진행되는 일종의 ‘자동겜’이다. 보는 이의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는 화려함이 없음에도 절묘한 디자인과 적절한 밸런스만으로 세계적 입소문이 나면서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

이런 류의 게임은 아무리 게임성이 뛰어나다고 해도 PC방에서는 대성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고, TOP 10에 진입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어찌됐든 굉장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런 기세가 당분간 이어진다면 향후 PC방 업주가 <도타2> 게이머를 주요 고객으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 또한 PC방 업주들은 <도타2>를 효자 게임으로 기억하게 될 수도 있다.

과거 PC방 업주들이 <워크래프트3>를 ‘래더보다 유즈맵’, ‘과금이 없는 착한 겜’, ‘알짜배기 인기 게임’으로 기억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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