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2월호(통권 33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의 지난 1년을 돌이켜보면 불쑥 등장한 신작 게임들이 제법 활약한 한 해였다. <카카오 배틀그라운드>는 15세 버전으로, <천애명월도>는 무협 장르라는 틈새 수요로 PC 가동률에 보탬이 되었고, 막바지에는 <로스트아크>가 폭탄처럼 대박을 터트렸다.

 

2018년이 힘들었던 PC방 업주에게는 미안한 소식이지만 2019년은 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신작 게임에 기대할 수 있는 단기적인 가동률 견인 효과를 올해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2019년 출시 예정 온라인게임은 거의 전멸에 가깝다.

역대급 가뭄이라 할 2019년 게임동향을 살피고, PC방의 대응 방향을 조망해봤다.

신작 온라인게임의 예상된 부재
신작 온라인게임의 부재는 온라인게임의 약세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다.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온라인게임의 2016년 매출액은 4조 6천억 원, 2017년 매출액은 4조 5천억 원을 기록했고, 2018년 매출액은 4조 3천억 원으로 예상된다. 매출 규모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반면 모바일게임은 2017년 매출액이 6조 2천억 원을 기록, 온라인게임을 제치고 전체 게임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상장세도 명암이 교차하고 있어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의 위상은 이제 완전히 역전된 것처럼 보인다. 수출 규모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2017년 국내 게임산업의 수출액은 모바일게임은 32억 달러를 훌쩍 넘어섰지만 온라인게임은 20억 달러를 간신히 넘겼다.

온라인게임은 시장 규모와 매출 등에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개발과 유지에 투입되는 비용은 훨씬 크다. 더욱이 시장은 기존 흥행작들 위주로 굳어지는 추세라 흥행 가능성마저 불투명하다보니 게임사 입장에서는 신작 개발에 선뜻 뛰어들 엄두가 나지 않는 실정이다.

잘나가던 게임사들 다 어디갔나
사실 2019년 온라인게임 기대작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 온라인게임의 양대 산맥 엔씨소프트와 넥슨부터 살펴보면 <프로젝트 TL>, <드래곤하운드>, <페리아 연대기> 등을 준비 중이다.

엔씨소프트의 <프로젝트 TL>은 ‘리니지’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언리얼엔진4를 사용한 핵앤슬래쉬 기반의 MMORPG다. 인게임 커뮤니티인 혈맹 중심의 콘텐츠와 자유로운 탐험과 육성, 정교한 물리 법칙에 기반한 직관적 전투가 특징이며, 이름값 만으로도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8년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프로젝트 TL>의 비공개시범테스트를 하반기 진행할 계획이라 밝혔지만 막상 테스트는 진행되지 않았다. 또한 올해 상반기 중으로 테스트가 진행된다고 해도 연내 정식 출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넥슨의 <드래곤하운드>는 언리얼엔진4로 개발 중인 액션 RPG로, 말에 탑승해 사냥터를 질주하며 용을 수렵하는 내용이다. 작은 몬스터를 사냥할 때는 총이나 활 등의 개인화기를 사용하고, 거대한 용을 상대할 때는 커다란 기계팔에 중화기를 장착하는 것이 특징이다.

<페리아연대기>는 오브젝트 제작과 카툰 렌더링 그래픽으로 주목받는 신작이다. 다양한 생활형 콘텐츠와 유저가 직접 게임 속 지형에 영향을 주는 등의 요소를 갖추고 있어 언제나 기대작으로 꼽혀왔다.

<드래곤하운드>는 출시 일정은커녕 테스트 일정도 미정이 상태이며, <페리아연대기>는 서비스 일정과 관련해 매년 감감무소식인 상황이다.

 

게임을 보는 시야 대폭 넓혀야
이런 정황을 감안했을 때 올해 PC 가동률은 신작 게임의 출시에 기댈 부분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따라서 예년과는 다른 입장에서 대 게임 전략을 수립해야 하다. 기존의 흥행작이라고 할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피파온라인4>, <오버워치>에 집중하는 한편, 시야를 넓혀 생소한 게임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예가 PC방의 깜짝스타로 떠오른 <몬스터헌터: 월드>다. 현재는 인기 순위 20위권 밖으로 밀려났지만 지난해 7월 <몬스터헌터: 월드>는 PC방 전문 리서치 게임트릭스 기준 10위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배틀그라운드> 때 그랬던 것처럼 <몬스터헌터: 월드> 때도 게이머들 움직임에 발 빠르게 대처한 PC방 업주들은 때 아닌 호황을 누렸다. <몬스터헌터: 월드>를 하드디스크에 설치하고, 플레이에 최적화된 게임패드를 준비하는 등의 대응 말이다.

 

스팀 게이머 잡으려는 노력 있어야
스팀(Steam)은 올해 ‘PC방 프로그램’을 공식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공개한 ‘사업장 라이선스’를 본격적으로 정식 서비스하겠다는 것. 해당 프로그램은 PC방을 포함한 사업장에 스팀 접속을 제공하는 라이선스를 비롯해 스팀 게임 콘텐츠에 대한 상업적 이용 라이선스 구매 옵션을 제공한다.

이에 대해 PC방 업주들은 스팀의 영향을 피부로 느끼기 어렵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지만 기존 온라인게임 시장이 극도로 나빠지고 있는 만큼 스팀을 주시하면서 새로운 대안의 가능성을 타진할 필요가 있다.

‘PC방에서 스팀의 활용’이라는 주제에서 <레인보우식스: 시즈>는 빼놓을 수 없는 게임이다. 출시 4년차에 접어든 게임이지만 PC방 통계 사이트 더로그를 기준으로 17위를 기록하고 있다. 일부 업주들은 미비한 점유율이라 무의미한 게임이라고 치부하지만 <블레이드앤소울>이나 <히어로즈오브더스톰>보다 높은 성적이다.

 

PC방 혜택이 일절 없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성적을 내고 있는 것. 또한 <레인보우식스: 시즈>는 손님 일체가 라이선스 구매자다. 따라서 PC방 업주는 순도 높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거대한 규모의 FPS게임 게이머 중에서 PC방은 고작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서든어택> 게이머만을 상대하는 것이 현실이라면 차라리 PC방 업주가 자체적인 이벤트를 기획해 스팀 게이머를 유혹하는 것도 방법이다.

 

PC방 빅5 체제에 도전하는 게임사
현재 PC방에서 잘나가는 게임사는 다섯 손가락으로 끕을 수 있다. <리그오브레전드>의 라이엇게임즈, <카카오 배틀그라운드>의 카카오게임즈, <오버워치>의 블리자드, <피파온라인4>과 <서든어택> 그리고 <카트라이더>의 넥슨, 여기에 <로스트아크>로 오강(五强)을 완성한 스마일게이트다. 이들 게임사에서 서비스하는 게임들의 사용량을 전부 합산하면 점유율 90%를 훌쩍 넘기게 된다.

이런 빅5에 도전장을 내미는 게임사도 있다. 라인게임즈와 펄어비스가 대표적이다. 먼저 라인게임즈는 지난해 글로벌 투자 기업 앵커에퀴티파트너스로부터 약 1,25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공격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올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모바일게임 라인업만 6종에 이르며, 온라인게임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내년 출시가 목표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코에이테크모게임즈의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16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다양한 문화를 비롯해 항구, 함선 등을 최신 언리얼엔진4기반의 고퀄리티 그래픽으로 구현한다. 또 전 세계 200곳 이상의 항구를 탐험하며, 1,000명 이상의 중요 캐릭터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오픈월드 게임이다.

다음으로는 펄어비스다. <검은사막>으로 고퀄리티 MMORPG 개발력을 증명한 펄어비스는 FPS와 MOBA를 결합한 온라인게임 <프로젝트 K>를 준비 중이다. 펄어비스는 <카운터스트라이크>를 대표하는 개발자 민 리를 영입하기도 했다. <프로젝트 K>는 올해 안에 관련 소식을 발표할 전망이다.

 

아울러 펄어비스는 <이브온라인>의 개발사 CCP게임즈를 인수하면서 이미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 노바>와 <프로젝트 오메가>를 승계했다. 이 프로젝트는 PC MMORPG로, <프로젝트 K>와 마찬가지로 타 장르를 결합해 MMORPG의 변신을 모색하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