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2월호(통권 33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은 다양한 유형이 존재한다. 주거인구, 학교, 유동인구, 창업 형태 및 규모 등 상권 특수성과 업주의 여건이 투영돼 다양한 형태의 PC방이 존재하고, 상권 역시 다양한 형태로 변화되고는 한다.

최근의 PC방 통계를 살펴보면 특이점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대형화와 그에 따른 PC 가동률 저하, PC 대수를 확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PC방 방문객 수 유지의 어려움 등이 엿보인다. 또한, 대형 히트작이 등장할 때는 당연히 PC 총사용시간이나 PC 가동률이 눈에 띄게 증가한다. 물론 현실에서는 PC방 수도 증가하는 현상이 부연되기도 한다.

매서운 시베리아 기단이 한반도를 에던 1월 어느 날 파주시 운정지구에 위치한 파우 PC방을 방문했다. 운정지구는 비교적 최근에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며, 파우 PC방이 위치한 곳은 파주 일대에서도 가장 최근에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으로 본격적인 밀집지역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 불과 7~8년에 불과할 만큼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상권이다.

아직도 개발이 한창인 신도시에서 신규 창업 후 겪어온 다양한 변화는 분명 여타 상권과는 다른 무엇인가가 있었다. 이 동네에서 가장 먼저 창업한 파우 PC방 심병일 사장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신도시 상권의 성장, 예측할 수 없다면 더 위험한 상권
신도시 상권은 분명 성장한다. 인구가 늘고, 상가 건물도 늘어난다. 좋게 표현하자면 상권이 성장하는 것이고, 직설적으로 표현한다면 변하는 것이다. 심병일 사장은 지금의 자리에 파우 PC방을 창업한 이래 상권이 많이 변해왔다며 단순한 양적 성장보다는 상권의 특수성이 형성되는 과정을 잘 파악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해당 지역은 주거 밀집지역으로 형성되기 시작했지만 중심상권과 거리가 가깝고, 그 완충지 역할을 해줄 파주운정3택지개발예정지구가 아직 완공되지 않아 아직까지는 베드타운의 성격이 짙고 유동인구 이탈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상권의 변화를 잘 읽어낼 수 있다면 신도시 상권에서의 창업은 기회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상권 경쟁만 가열시키고 폐업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양날의 칼이라는 사실을 귀띔해줬다.

발품 팔아 직접 창업 정보 취득하라고 조언
어느 업종이든 신규 창업은 늘 있기 마련이고, PC방도 예외는 아니다. 심 사장은 PC방 예비 창업자들에게 프랜차이즈를 통해 창업을 하더라도 가맹본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만 의존하지 말고, 직접 발품을 팔아 정보를 모으고, 또 공부해야만 자영업종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가맹본부는 좋은 점과 희망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소개하는 만큼 리스크 관리나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까지 대신해주지 않기 때문에 창업하고자 하는 업종은 물론 해당 상권에 대한 정보를 직접 취득하고 공부해야만 성공적인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작은 상권에 무리하게 들어가거나, 고사양 PC와 먹거리를 갖춘 PC방이 즐비한 지역에 일반적인 PC 사양으로 들어가는 것은 누가 봐도 자살행위이니 말이다.

운정지구 가운데 파우 PC방이 위치한 지역은 전형적인 학생 상권이었다. 인근에 아파트 단지도 제법 있고, 상가건물 밀집지역에 위치한 PC방이라 외형상 유동인구가 많아 보이지만, 오후 9시까지 학생 위주로 몰리는 특이점이 나타났다.

심 사장이 언급한 상권 변화를 예측하거나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언이 머리를 스쳐간다. 보이는 것과 실제가 다른 상권이 바로 이 지역이기 때문이다.

서서히 가중되는 과당경쟁, 경쟁력 확보 노력 지속
학생 상권은 저녁 시간대에는 소위 만석을 이루지만 오전부터 이른 오후, 새벽 시간대에는 손님이 크게 줄어드는 특징을 보인다. 파우 PC방 인근이 딱 그렇다.

하지만 PC방은 외형적인 유동인구의 증가와 발맞춰 꾸준히 늘어났고, 결과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상권으로 변했다.

해당 상권에서 가장 먼저 창업한 심 사장은 그간 상권 모임을 통해 과당경쟁을 피하기 위해 소통을 이어왔지만 지속해서 유입되는 PC방 앞에 경쟁이 차츰 가중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심 사장이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집중한 포인트는 크게 고사양 PC, 성인 고객 우대, 규모 확장 세 가지다.

파우 PC방은 이번 겨울 성수기로 접어드는 시점에 맞춰 PC방 옆 매장을 추가로 임대해 125석 규모에서 185석 규모로 확장했다. 그동안 학생상권의 특수성에 맞춰 미뤄왔던 확장공사지만, 상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내린 투자 결정이었다.

성인 고객이 많지 않은 상권이라는 점에 착안해 역으로 성인 고객에 좀 더 집중, 아예 25석을 성인만 이용할 수 있는 프리미엄 좌석인 프리미엄-성인석으로 구획해 시설과 방음 등에 더욱 신경을 썼다.

마지막으로 시설임대업인 PC방의 기본인 PC의 사양을 높이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185석 모두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는데 이 가운데 61대는 8코어 8쓰레드인 인텔 i7-9700K를 도입했고, 그 외 124석도 인텔 6코어 6쓰레드의 고급형을 도입해 전 좌석에 고사양 PC를 구비했다.

성인석에 특히 방점을 찍은 만큼 학생상권임에도 불구하고 방문한 당시 프리미엄-성인석 25석 가운데 2/3 이상이 구동 중이었다. 통상 성인 고객은 야간영업을 가능하게 해주는 고객층이자 지출여력이 커 매장 수익에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프리퀀시 마케팅에 핵심 대상이다.

흡연실에서도 프리미엄-성인석을 배려한 면모가 엿보인다. 길게 늘어진 형태의 매장 특성상 매장 내 2개의 흡연실이 설치돼 있는데, 그 중 하나는 프리미엄-성인석과 일반석 양쪽으로 연결되도록 두 개의 출입구를 설치했다.

심 사장은 10여년에 걸친 PC방 운영 노하우를 파우 PC방의 변신에 투영했다. PC방의 핵심 경쟁력을 탄탄히 도모하면서, 매장을 넓혀 주요고객을 잡기 위해 프리미엄석을 구획하는 등 상권 변화에 맞춰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노력은 최근 악화일로의 경영환경 속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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