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1월호(통권 338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 업종은 상권에 따라 운영 형태가 크게 바뀌는 것이 일반적이다. 당장 대학교 인근과 주택가는 정 반대의 성수기-비수기 형태를 보이고, 그에 따른 먹거리 품목과 판매 양상도 큰 차이를 보인다. 고갯마루만 넘어도 상권 유형이 확 변하는 경우도 흔하다.

통상 로데오거리는 유동인구가 많은 대신 단골이 적다는 것이 일반적인 정설이다. 하지만 많은 일에 예외가 있듯 로데오거리에 위치했지만 단골이 많은 PC방도 있다. 바로 성남시 AK플라자 앞 로데오거리에 위치한 SK PC방 얘기다.

성남시 서현역 AK플라자 분당점을 중심으로 형성된 로데오거리는 성남시에서 가장 번화한 상권 중 하나로, 유동인구가 매우 많은 곳이다. 이곳에 위치한 SK PC방 주변 역시 당연하게도 유동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PC방이 여럿 성업 중이라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엿보였다.

밝고 넓은 공간감이 인테리어 그 자체
그런데 SK PC방에 들어서자 치열해 보이는 바깥 거리의 분위기와는 달리 조금 다른 느낌이 든다. 밝은 조명과 높은 반자 높이로 넓은 공간감과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한때 어두운 조명으로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유행을 하다가 지난 몇 년 사이 조명의 조도를 높여 밝은 분위기를 제공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더 크게 호응을 얻고 있다. 더욱이 반자 높이가 높다보니 LED 조명의 스팟 현상이 거의 느껴지지 않으면서 매장 내 전체를 고루 밝히고 있어 실내조명 효과가 매우 잘 유지되고 있는 게 눈길을 끈다.

사방 벽면은 화려하게 꾸미는 대신 심플하되 무겁거나 침체되지 않게 밝은 무채색 계열로 마감해 단조로움은 피하면서도 과도하게 시선을 끌지 않아 트렌드에 쫓기지 않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매장을 소개해준 매니저는 13년간 PC방을 운영해온 사장님의 노하우가 곳곳에 베어 있다고 귀띔해줬다. 오히려 사장님은 내 눈과 마음에 맞는 것을 해온 것이라 공을 돌렸지만 대화 내내 소비자의 눈높이를 고민해온 모습이 엿보였다.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최고 수준의 PC
매장에 들어서면 입구 앞에 놓인 엔비디아 플래티넘 인증 배너가 보인다. 엔비디아가 PC방에 진행하고 있는 icafe 인증 시스템은 하이엔드 등급인 80번대 그래픽카드 100대 이상을 도입해야만 플래티넘 등급이 부여된다.

많은 비용이 드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고객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자 시설임대업인 PC방이 가장 내세울 수 있는 경쟁력 가운데 하나인 만큼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곳에 엔비디아 플래티넘 인증 배너를 세워놓은 것이다.

SK PC방은 그래픽카드만큼이나 PC 사양에 많은 공을 들였다. 지난 여름에 성수기를 맞아 전체 192대의 PC 모두를 AMD 라이젠7 2700X 탑재 PC로 교체했다. PC방에서는 AMD를 쓰지 않는다는 오랜 선입견이 있던 터라 고민도 많았지만 1세대 라이젠의 반응을 보고나니 그 보다 더 향상된 2세대 라이젠은 도입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마침 지난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AMD가 점유율 확대를 위해 해외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초유의 이벤트를 진행하던 때다. 당시에는 라이젠5 2600과 2600X가 PC방 주력 모델로 소개되고 있었지만, 기왕 고성능 PC로 교체할 것이니 아예 플래그십으로 가자는 생각에 라이젠7 2700X를 도입했다고 회고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만족스럽다고 한다. 수개월간 문제가 발생한 사례가 없고 고객들도 PC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적이 없을 만큼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매장 내 고객들은 <배틀그라운드>와 <오버워치> 등을 높은 그래픽옵션에 144Hz로 쾌적하게 플레이하고 있었다. 심지어 일부 고객은 창모드로 게임을 즐기면서 4~5가지의 콘텐츠를 동시에 구동시키는 등 본격적인 멀티태스킹 환경을 활용하고 있었다. 멀티태스킹에 탁월한 라이젠7 2700X의 진가가 십분 발휘되는 장면이었다.

SK PC방의 최애템, 커피
SK PC방의 경쟁력 중 또 하나는 커피다. 듀얼 보일러 버전의 반자동 에스프레소 커피머신을 갖추고 최상등급의 원두를 직접 구매해 커피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매니저는 SK PC방의 먹거리 상품 가운데 커피가 최고라고 자부했다.

실제 주간 단위 판매량을 보니 규모가 작은 커피숍과 비슷한 수준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어, SK PC방을 방문하는 고객들의 커피 소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커피의 품질과 선호도가 높다는 방증이다.

커피 판매량과 함께 눈에 띈 것이 있는데 단골 고객이 많다는 것이다. 분명 SK PC방은 로데오거리에 위치해 유동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유형에 해당될 터인데도 오랜 기간 PC방을 방문해온, 즉 단골이 매장 좌석의 1/5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높은 여성 고객 비율, SK PC방 매력 포인트
사실 가장 눈의 띄는 것은 여성 고객의 비율이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평일 저녁이었는데 좌석의 1/5 이상이 여성 고객이었다. 사장님은 어느 PC방이나 여성 고객이 있기 마련이고 우리라고 특별한 것은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지만 매니저는 여성 고객의 재방문율이 높은 것은 관리프로그램 통계로도 확인된다고 귀띔해줬다.

매니저는 “그저 열심히 일할 뿐인데 자주 찾아와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겸손해 했지만, 넓고 밝은 분위기와 높은 판매량의 커피, 그리고 최고 수준의 PC 사양이 그 이유를 대신 설명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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