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12월호(통권 33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배틀그라운드>의 전 세계적인 흥행과 함께 PC방 업계에 고사양 PC 열풍이 불었고, 이제는 PC방에서 고사양 PC를 흔히 만나는 볼 수 있게 됐다. 말 그대로 상향평준화가 이뤄진 것이다. 시설임대업으로 PC가 곧 경쟁력이기 때문에 고사양 PC 트렌드는 어찌 보면 당연한 흐름이라 할 수 있는데, PC 사양이 상향평준화된다면 결국 차별화, 즉 매력적인 개성이 더해져야만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 강북구 번동에 위치한 런 PC방은 상권의 특수성과 고객의 만족도에 초점을 맞춰 운영되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런 PC방 채승훈 사장을 만나 그 매력을 들어봤다.

고사양 튜닝 PC로 어떤 게임도 OK
런 PC방은 PC방 본연의 모습에 충실하다. 시설임대업답게 고사양 PC를 구비해 고객이 어떤 게임을 즐기던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높은 체험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프리미엄 좌석과 일반 좌석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프리미엄 좌석은 인텔과 엔비디아의 최신세대 제품인 i5-9600K와 RTX2080에 2열 일체형 수냉 쿨러를 탑재한 PC, 벤큐 144Hz 모니터로 구성돼 있다. 일반 좌석 역시 인텔 i5-9600K와 RTX2070과 큐닉스/뷰시스 165Hz 커브드 모니터로 구성해 일반 좌석이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우수한 게이밍 성능을 제공하고 있다.

전 좌석에는 앱코 카일 광축 방수 키보드 어번그레이와 여성 고객에게도 편한 로켓 콘퓨어, 그리고 액티브 노이즈 콘트롤 시스템을 탑재해 마이크 음성만 강조되는 녹스 블랙홀 헤드셋이 비치돼 있다.

전 좌석이 이스포츠 프로 경기를 진행해도 될 수준의 장비가 갖춰져 있는 셈이다.

자체 개발 먹거리로 개성과 수익률 높여
PC방의 주요 수익원이기도 한 먹거리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식사, 라면, 핫도그, 분식, 음료 등 PC방에서 한 번쯤 만나봤을 법한 메뉴들이 준비돼 있었다. 특이한 것은 식사류의 덮밥과 볶음밥에 쓰이는 고추장 소스를 직접 담가서 만든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널리 이용되는 레토르트 식품에서 탈피해 독자적인 맛을 구현하면서도 마진율을 높이고 있었다.

물론 레토르트 식품류도 구비돼 있다. XOXO 핫도그 일부, 떡볶이, 만두, 콘덕, 소떡소떡, 치떡치떡 등  다양한 먹거리 종류와 익숙한 제품들을 찾는 고객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메뉴 선택지를 넓히되 과도하게 늘리지 않아, 고객들이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하면서도 직원들의 대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안배한 것이다.

런 PC방은 11월 초에 오픈한 곳인데도 상당한 수준의 영업 노하우가 엿보였다. 채 사장은 “경기도에 매장이 있는데, 지인의 도움을 받아 매장을 하나 더 마련한 것”이라며, 런 PC방 창업과 운영에는 기존 매장 운영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든 것이라고 귀띔했다.

독특한 입지, 이유 있는 위치 선택
사실 런 PC방은 역세권에서 약간 거리가 있고, 아파트 단지 등 대단위 주거단지는 우이천 건너에 있다. 인근에 학교가 있지만 지근거리는 아니라 학생 상권의 특성을 갖지도 않는다.

반대로 생각하면 역에서 그리 멀지 않으면서 멀지 않은 거리에 아파트 단지가 있고, 앞뒤 수백 미터 내 초중학교 3개가 있는 모나지 않은 입지다. 눈길을 끄는 것은 찻길 맞은편에 CGV가 위치해 젊은 커플 등 유동인구가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이다.

특정 컨셉의 고객층에 올인해야 하는 형태가 아니라 여러 유형의 고객층이 고루 섞여 있어 기복이 적은, 말 그대로 안정적인 잠재고객층이 있는 상권이었다. 물론 다양한 고객층이 상존하는 만큼 다양한 유형의 고객에 대응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돋보이는 커플석
런 PC방에는 커플석이 잘 마련돼 있고, 이를 알리는 엠블럼도 예쁘게 제작돼 있다. 채 사장은 “CGV가 가까이 있어 상대적으로 커플 손님이 많을 것으로 보여, 커플석에 좀 더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화장실 역시 여성 손님을 고려해 매장 밖이면서도 외부인이 접근하기 힘든 구조로 마련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잘 꾸며진 커플석 - 먹거리 - 화장실 등 여성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 실제 취재 당일 이제 막 퇴근 시간대에 접어든 시점인데도 여성 손님이 다수 자리하고 있어 이러한 분위기를 잘 방증하고 있었다.

PC방에 주차장이?
런 PC방이 입점해 있는 건물에는 홈인테리어 업체 매장이 있어 사무동 및 주택전시관에 가까운 느낌이다. 그런 까닭에 건물 내 업체 직원들이 퇴근한 이후에는 건물 주차장이 텅텅 비게 되는데, 이점에 착안해 임대차 계약 시부터 협의를 통해 주차장이 비는 저녁 8시부터 익일 이른 아침까지 건물 주차장을 런 PC방이 이용하고 있다.

비록 주간 시간대는 아니지만, 야간 시간대에 넓은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큰 경쟁력이다. 다소 거리가 있는 곳에서도 게임을 즐기러 오거나, 늦은 시간까지 게임을 즐기다가 귀가하기에도, 또 눈비 등 기상 조건이 안 좋은 날에 방문하기에도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PC방을 찾아 다른 지역까지 찾아다니는 게이머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이러한 소비자의 소확행 트렌드에 잘 부합되고 있다.

마치며
런 PC방은 고성능 PC, 깔끔한 인테리어, 선호도와 수익성을 고려한 먹거리 안배 등 상권의 특수성을 십분 반영한 컨셉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 건물 주차장의 운영 특성을 고려해 야간 주차장을 확보한 것 역시 기존에 PC방을 운영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근간이 돼 반영된 결과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모나지 않은, 소비자의 니즈와 최신 트렌드를 최대한 반영한 운영방법은 빠르게 발전하는 PC방 업계에서 곱씹어볼 덕목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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