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상식이나 아쉬움이 없지 않겠지만, 14일 치러진 ‘2018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게임산업 홀대하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행보와 온라인게임사들의 보이콧 아닌 보이콧이 겹쳐지면서 역대 가장 아쉬움이 큰 게임대상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게임산업은 문화 콘텐츠 수출 1위로, 영화와 음악 산업보다 최대 8배 가량에 달하는 규모를 자랑한다. 말 그대로 수출 효자 산업이다. 하지만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장관이 불참 의사를 밝혀 정책국장이 참석했다. 바로 인근에서 개최되는 부산영화제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문화부 장관이 개막식에 참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더욱이 장관상으로 수여되던 클린게임존상 3개는 올해 모두 제외됐다. 대통령상(게임대상)과 국무총리상(최우수상)이 존재하는 시상식에서 장관상 6개 항목 12개 가운데 1개 항목 3개가 사라진 것이다.

바쁜 일정으로 참석이 어려울 수 있지만 상의 규모가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문화부의 게임산업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다는 우려를 거둬내기 힘들어 보인다.

이뿐 아니라 세간의 주목을 받아온 국산 대작 온라인게임이 단 1개도 출품되지 않아 반쪽짜리 시상식으로 전락했다. 한국 게임산업 내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은 시장 규모를 양분하고 있는데, 정작 온라인게임은 단 1개도 출품되지 않았다.

수년간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혔고, 최근 성공적으로 론칭해 온라인게임 시장의 활력소가 된 <로스트아크>는 출품되지 못했다. <프로젝트TL(리니지이터널)> 역시 지난해 개발방향을 재검토하면서 올해 론칭 계획이 연기돼 출품되지 못했다.

글로벌 IP로 안정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피파온라인4> 역시 EA코리아가 출품을 포기했다.

국내 수상부문에 온라인게임 히트작들이 전부 모습을 감춘데 이어, 인기상 해외 부문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글로벌 흥행과 현존 가장 정교한 크로스플랫폼을 실현한 <포트나이트>가 출품되지 않아 사실상 온라인게임 대부분이 보이콧 아닌 보이콧을 한 형세가 돼버렸다.

인기상 해외 부문 후보로 <데스티니 가디언즈>와 <콜오브듀티: 블랙옵스4>가 이름을 올린 것이 전부다.

한국 게임산업이 대작화되면서 출품작 수가 점차 줄어들자 출품 기준을 하향했고, 올해는 여느 해와 달리 흥행에 성공한 온라인게임도 많았고 전 세계 게임사에 유의미한 족적을 남긴 온라인게임도 등장했다. 하지만 온라인게임 제2의 중흥기가 열린 것과는 정 반대로 온라인게임은 게임대상이라는 무대 위에서 사라졌다.

소비자인 게이머가 게임을 지목해 직접 만나는 장소인 PC방, 게임제공업소(오락실), VR방은 적어도 주무부처로부터 게임산업의 한 축으로 인정받지 못한 첫 해가 된 셈이다.

결과적으로 게임대상2018은 주무부처의 소극적 대응과 한국게임산업의 절반만 해당되는 안타까운 행사로 축소되버렸다. 온라인게임의 수상 여부 이전에 수상할 게임도, 수상할 상도 없어져 버렸다.

노미네이트된 영화배우와 감독을 비롯해 홍보대사가 불참하고, 사전 협의되지 않은 대리 수상 등으로 논란이 된 한 영화제에 쏠리는 우려가 게임대상에 오롯이 겹쳐 보이는 것이 기우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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