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국민게임이 보여주고 있는 저력이 새삼 놀랍다. 넥슨을 대표하는 온라인게임 <카트라이더> 이야기다.

<크레이지레이싱 카트라이더(이하 카트라이더)>는 서비스 14주년을 맞이한 장수 게임으로, 이미 전성기가 지나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출시와 동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하며 캐주얼 레이싱게임의 지평을 열었고, 또한 남녀노소를 불문한 전연령 유저층으로 PC방 업종의 황금기를 함께한 국민게임이기도 하다.

이런 <카트라이더>가 최근 괄목할 PC방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PC방 양대 리서치 게임트릭스와 더로그에서 10위에 이름을 올린 것.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11월 9일 이후 12일까지 10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더로그에서도 지난 주말 10위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눈에 띠는 부분은 이번 성적이 대규모 업데이트나 커다란 이벤트 따위로 ‘한방’에 이뤄낸 결과가 아니라는 점이다.

<카트라이더>는 지난 11일 기준으로 일간 사용량이 80,000 시간에 육박하는 등 선전하고 있지만 올해 4월 초까지만 해도 일간 사용량 16,000 시간, 점유율 0.38%로 전체 순위 24위에 머무르고 있었다. 하지만 5월 말에는 전체 순위 18위로, 8월 초에는 전체 순위 13위로, 11월 초에는 11위까지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졌다.

▲ 3월부터 현재까지 <카트라이더>의 PC방 성적(사용량(청), 순위(황))

왕년의 국민게임 <카트라이더>가 역주행에 성공한 배경에는 넥슨의 뚝심 있는 서비스가 있다. 서비스 기간이 오래돼 신규 게이머 유입이 어려운 장수 게임이지만 동시다발적인 이벤트를 실시해 유용한 보상 아이템을 지급함으로써 신규 유저가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온라인게임의 필연적인 문제인 ‘고인물 현상’을 방치하지 않고 완화한 것.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환기시킬 수 있는 업데이트도 진행했다. <카트라이더>가 지난 7월 선보인 무협 테마 ‘도검(刀劍)’은 신규 트랙(‘도검 구름의 협곡’, ‘도검 용의 길’ 등)과 신규 캐릭터(‘월희’, ‘일영’) 그리고 카트바디(‘은월검 9’, ‘비룡도 9’)를 포함한 콘텐츠로 게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서비스 14주년을 기념하는 10단계 엔진 ‘X 시리즈’ 업데이트를 8월에 실시해 상승세에 탄력을 더했다. 이번에 추가된 ‘X 시리즈’ 엔진은 ‘플레어 부스터(기본 부스터)’ 사용 도중 발동되는 ‘듀얼 부스터’가 특징으로, 설정에 따라 자동으로 발동되기도 하고 수동으로 발동시킬 수도 있다.

<카트라이더>가 거머쥔 PC방 TOP 10이라는 성적은 약 1년 동안 느리지만 꾸준히 내실을 다진 과정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타 게임들도 <카트라이더>의 교훈을 토대로 제 2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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