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기에 접어든 모바일게임이 활로를 넓히고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바일 디바이스 임베디드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시장에 변화가 감지되며 특이점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 게임시장은 온라인게임 위주로 급성장한 후 모바일 디바이스의 발전에 발맞춰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후 체험성을 강조한 온라인게임과 모빌리티를 강조한 모바일게임 분야로 양분화됐다. 모바일게임의 저변이 넓어지고 점차 고사양화되면서 과열 경쟁으로 치닫게 됐다. 모바일게임 시장의 규모가 온라인게임 시장의 규모와 비슷해진 현재, 온라인게임 시장이 걸어온 길과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1차 특이점, 고사양화와 앱플레이어
1차 특이점이 모바일게임의 고사양화에서 나타났다. 게이머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니즈가 커지면서 보다 완성도 높고 수명이 긴 모바일게임을 개발 됐고, 이즈음 모바일게임 시장의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모바일게임의 고사양화는 치명적인 문제를 내포하고 있어 특이점이 오게 됐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성능과 사양이 지금처럼 높지 않았고, 무엇보다 에너지밀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배터리 문제와 AP 발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모바일디바이스로는 고사양 모바일게임을 2시간 이상 플레이하기 어려웠다.

2016년까지 고속 성장을 하던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가 2017년부터 성장이 크게 둔화된 것도 디바이스의 성능과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문제가 겹쳐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중견 온라인게임 수준으로 상향된 모바일게임에 대해 사양 문제와 플레이 타임 문제, 그리고 매크로 즉 자동사냥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수단으로 앱플레이어가 급부상했다.

실제 앱플레이어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고 PC방에서 점유율 1%(TOP 10에 근접)에 가까운 총이용시간을 기록할 만큼 성장한 것은 <리니지2 레볼루션> 출시 후였고, 유저당 평균지출을 뜻하는 ARPU가 스마트폰 이용자보다 앱플레이어 이용자가 더 높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체와 변신의 시도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가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은 유저풀이 더 이상 확대되지 않는다는 의미와 궤를 같이 한다. 이미 2016년부터 2년간 가까이 이어지고 있으니 타개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체된 온라인게임 시장에 모바일게임이 대안으로 부상했듯이 말이다.

한편으로는 높아진 퀄리티와 콘텐츠 수명으로 인해 다른 게임으로의 빠른, 그리고 잦은 이동이 더뎌지게 되고, 이는 결국 신작 흥행의 어려움으로 이어졌다. 불과 7~8년 전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나타났던 ‘정형화된 시장’ 현상이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확산된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사전 예약을 통한 집객 프로모션과 이를 전문으로 하는 플랫폼의 확대 등 유저 확보를 위한 여러 경쟁이 시도됐고, 심지어 앱플레이어에 추천작을 선보이는 방식의 마케팅 기법도 생겨났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유저 확보를 넘어 수익 문제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이었다. 구글이나 카카오에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한정된 유저풀에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만 했던 것이다.

2차 특이점, 임베디드
유저 확보를 위한 다양한 유형의 프로모션이 시도됐고, 사전예약과 같이 일부는 회원 정보를 수집하는데 좋은 결과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더 이상 늘지 않는 유저풀에서의 경쟁은 보다 직관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 필요했고, 그 결과는 바로 모바일디바이스에 임베디드 게임으로 자리잡는 것이다. 모바일디바이스를 켜면 바로 눈앞에 보여지고 별도의 설치도 필요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게 고객 앞에 차려놓는 것만큼 강력하고 효과적인 수단은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30%에 달하는 수수료 문제로부터도 자유로워질 수 있는 잇점까지 생긴다.

이는 자사의 모바일디바이스가 고사양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싶어하는 제조사의 니즈와도 맞아떨어진다.

지난 8월 24일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9에는 <검은사막 모바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포트나이트>가 기본 설치됐다.

LG V40 ThinQ에는 <AxE>, <스페셜 솔져>, <메이플스토리M>, <파워레인저 올스타즈> 등 40만 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이 제공된다.

통신사 KT는 <피파온라인M>, <오버히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검은사막 모바일>, <포트나이트>의 다운로드 데이터 이용료를 부과하지 않는 제로레이팅 서비스를 연말까지 진행하고 있다.

사실상 플래그쉽 스마트폰과 이동통신 시장이 모바일게임의 새로운 각축장이 된 것이다.

보다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 유저를 확보하고, 수수료 절감에 따른 수익성까지 개선되다보니 게임사로서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임베디드는 쉽지 않다. 디바이스 출시 전 디바이스 최적화와 안정성 유지, 그리고 스마트폰 구매자가 게이머가 아닐 경우에 따른 불만 등 해결해야할 이슈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설치 유도 앱으로 이를 대체하고 있지만, 반대로 게이머가 설치 시간을 감수해야 하는 불편이 상존하기 때문에 원론적인 해결법은 없는 상황이다.

또 하나의 임베디드, PC방 앱플레이어 시장
또 다른 임베디드 시장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 PC방 앱플레이어 시장도 더디지만 조금씩 커지고 있다. PC방 앱플레이어 시장은 소유가 아닌 시설임대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큰 틀에서 보자면 임베디드 시장의 한 형태라는 점은 분명하다.

현재 PC방 앱플레이어 시장은 PC방 총사용시간이 점유율 1%에 가까운 규모다. 앱플레이어가 설치된 PC 수는 올해 1월 15만 4,900여 대(중복 합산)에서 10월 현재 45만 7,000여 대로 크게 늘어났다.

다소 더디기는 하지만 추천 게임 등 설치를 유도하는 기능이 선보였고, 간혹 설치 및 플레이에 따른 페이백 프로모션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네오위즈가 직접 나서서 자체 피망 앱플레이어 공식 지원을 표방하며 앱플레이어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불과 2년 전만해도 PC방에서는 볼 수 없던 장면이다.

이제 PC방 앱플레이어 시장이라는 텃밭에 씨앗이 뿌려졌다. 씨앗이 얼마나 잘 발아되고 생장해 어떤 열매를 맺을지는 게임사, 앱플레이어 서비스사, PC방, 게이머 모두의 관심 정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