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9월호(통권 33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가뭄에 어쩌다 내리는 빗줄기는 ‘단비’라 하지만, 메마른 사막에 폭우가 내린다면 ‘기적’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올해 하반기에는 그런 기적이 PC방에서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 사이 게임사들의 신작 소식은 대부분 모바일게임에 편중됐고, 간혹 신작 온라인게임이 론칭했지만 신통치 않은 성적표를 받기 일쑤였다. 시장 상황이 이렇다보니 PC방 업주들은 신작에 대한 기대를 포기한 상태였다. 기대를 하면 할수록 실망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반대로 말하자면 기대감이 없던 상태에서 찾아온 이번 신작 행렬은 PC방 업계에 커다란 기쁨이다.

대기 번호표를 받아들고 PC방 입성을 기다리고 있는 기적의 주인공들을 만나보자.

<데스티니: 가디언즈> 블리자드의 차세대 FPS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지난달 말일부터 PC방에 선보이고 있는 바로 그 게임 <데스티니: 가디언즈>다.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한국 전문가 블리자드가 번지에서 개발하고 액티비전이 퍼블리싱을 맡은 <데스티니2>를 현지 브랜드화한 작품이다.

장르는 MMOFPS로, 마치 MMORPG와 같이 PvE와 PvP가 한데 어우러진 콘텐츠를 갖추고 있지만 전투는 정통 FPS 스타일이다. 또한 던전에서 몬스터를 처치하고 획득한 장비를 강화하며 다시금 강력한 던전에 도전하는 진행 방식은 RPG스러운 면모다.

외산 게임의 약점으로 꼽히기 쉬운 한국 현지화도 <데스니티: 가디언즈>에게는 문제가 아니다. 이 분야에서 도가 튼 블리자드가 완벽한 국문판을 자신하고 있기 때문. 게임 내 모든 콘텐츠와 텍스트는 한글로 표현했고, 국내 성우가 더빙한 한국어 음성으로 언어의 장벽을 낮췄다.

<데스티니2>는 이미 세계 시장에서 게임성 검증을 마친 상태고, 9월 5일로 예정된 출시일에 맞춰 신규 확장팩 ‘포세이큰’이 적용된다. 국내 게이머들의 관심도가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황이다.

한편, 블리자드는 PC방 혜택도 미리 발표했다. PC방에서 플레이하면 경험치 25% 부스트를 통해 빠른 레벨업이 가능하며, 매주 최고 등급인 ‘경이’ 아이템 4종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강력한 무기와 방어구들을 사용 가능하다. ‘경이’ 아이템은 한국에서만 등장하는 특별한 게임 내 NPC인 ‘유나’를 통해 지급된다. 아울러 무제한 이용 가능한 ‘에버버스 현상금’도 9월 5일 이후 만나볼 수 있다.

<어센던트 원> 넥슨이 고용한 ‘LOL 암살자’의 정체는?
넥슨이 깜짝 발표한 신작 온라인게임 <어센던트 원>은 오는 13일, ‘얼리 억세스’라는 타이틀로 사전 체험 테스트를 시작한다. <어센던트 원>은 단순히 넥슨의 신작이라는 이유 외에 장르 때문에 더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는데 다름 아닌 MOBA, 즉 <리그오브레전드>와 같은 AOS였기 때문이다.

<리그오브레전드>가 PC방을 평정한 이후 1~3년 동안은 ‘롤 대항마’를 꿈꾼 신작 AOS게임이 수차례 PC방에 얼굴을 들이밀었으나 현재는 이름조차 기억을 못하는 것이 AOS 장르다. 그런데 넥슨 정도 되는 PC방 전문가가 만든 AOS 신작이니 더욱 눈길을 끄는 것.

<어센던트 원>은 그리스 신화 스토리에 SF 요소를 더한 독보적인 분위기를 자랑한다. 제우스와 포세이돈은 리그와 얼라이언스의 수장으로, 에타 항성계 올림포스에서 대립하고 있다. 플레이어는 SF 느낌으로 재해석된 아르테미스, 케이론, 이아손, 아레스, 니케, 아틀라스 등을 선택해 전장에서 활약하게 된다.

또한 다양한 영웅과 독특한 시스템도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각 캐릭터는 AOS 게임답게 사거리, 성장력, 생존력, 기동성 등 다양한 부분에서 차이를 보이며,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조합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아울러 구(球) 형태의 필드와 ‘밤과 낮 시스템’, 필드 곳곳에 배치된 각종 오브젝트를 업계 최고 수준의 그래픽으로 표현하고 있다. 덕분에 제한적인 정보만 공개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게이머들의 평가가 높다.

<콜오브듀티: 블랙옵스4> 글로벌 최강 FPS가 왔다
슈팅게임 장르를 선도하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콜오브듀티’의 최신작 <콜오브듀티: 블랙옵스4>가 오는 10월 12일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동시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차기 타이틀 <콜오브듀티: 블랙옵스4>는 <데스티니: 가디언즈>와 마찬가지로 배틀넷을 통해 서비스되며, 완벽한 한국어 서비스라는 목표도 밝혔다.

이런 이름값은 오는 15일부터 시작되는 PC방 오픈베타테스트(OBT)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콜오브듀티: 블랙옵스4>는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싱글플레이 모드가 없는 멀티 전용 타이틀이다. 시리즈의 간판인 싱글플레이의 부재는 약점으로 지목되지만 이 부족분을 다양한 모드와 현실적인 전투 경험으로 극복한다는 포부다.

이번 OBT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게임의 모든 콘텐츠가 아닌 배틀로얄 스타일의 ‘블랙아웃’ 모드다. 개발팀은 블랙아웃 모드를 “빠르고 유연한 총격전에 치열한 생존 경쟁을 결합한 콘텐츠다. 게이머들이 쓸 만한 것들을 찾아다니고, 전략을 짜서 이기기 위해 경쟁하는 진짜 배틀로얄”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한편, 개발사 트레이아크는 <콜오브듀티: 블랙옵스4> 최적화를 위해 블리자드와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무제한 프레임 레이트, 4K 해상도와 HDR,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 지원, 그리고 게임을 실행하는 PC의 세부적인 하드웨어 사양에 따라 광범위하게 그래픽과 성능을 조절할 수 있다.

<포트나이트> 드디어 시작되는 PC방 서비스
지난 5개월 동안 수면 아래로 쏙 들어갔던 <포트나이트>가 침묵을 깨고 이달부터 PC방 서비스를 선보인다. 전 세계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배틀로얄 게임을 드디어 PC방에서 정식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는 것.

<포트나이트>는 올해 3월말 PC방 서비스 계획을 발표했으니 반년 가까이 일정이 지연된 셈인데, 알고 보면 에픽게임즈와 네오위즈는 나름대로 착실하게 준비과정을 밟아왔다. 5월에는 PC방 전용 런처를 개발했고, 6월에는 자동 업데이트 기능을 개발했다. 7월에는 알려진 대로 저작권 소송으로 홍역을 치렀고, 8월은 초미의 관심사였던 PC방 머신밴 테스트를 완료하며 준비를 끝마쳤다.

<포트나이트>는 다수의 게이머가 최후의 1인 또는 1팀을 가리는 배틀로얄 규칙을 따르지만 총기류 외에도 생존을 위한 아이템들을 구현했다. 자원을 채집하는 곡괭이부터 광범위한 피해를 입히는 바주카까지 아이템 종류는 다양하다. 또한 튼튼한 요새나 장벽을 직접 건설할 수 있고, 계단을 활용해 높은 건물도 지을 수 있다. 이런 참신한 요소들은 기존 배틀로얄에 새로운 재미를 더한다.

유력 게임 개발사이자 엔진 개발사 에픽게임즈는 게임의 분위기에 걸맞은 완벽한 한글 폰트, 불법 프로그램에 대한 강경한 대응, 신속한 업데이트, 다양한 게임모드를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PC방 서비스를 담당하는 네오위즈는 관록의 PC방 퍼블리셔로서 PC방 업주 및 게이머 모두가 만족할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로스트아크> 연습생 4년 만에 정식 데뷔
스마일게이트메가포트의 <로스트아크>는 올 하반기 내로 정식 서비스가 확실시되는 작품이다. 지난 2014년 처음 공개된 <로스트아크>는 개발기간만 약 7년에 이르는 신작 MMORPG로, 기대작을 거론할 때 언제나 꼽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천년만년 기대주라는 굴레에 갇혀 있다가 정작 출시 이후에 빛이 바래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우려의 시선도 있다.

<로스트아크>는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트레일러 영상도, 세 차례에 걸친 비공개시범테스트(CBT)에서도 전투가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다. 핵앤슬래시 방식의 직관적인 플레이는 확고한 지지층이 있는 방식이지만 동시에 지루할 수 있다. <로스트아크>는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 각종 오브젝트를 활용한 극적인 연출, 상황에 맞춰 스킬을 세팅할 수 있는 트라이포드 시스템은 전투에 활력을 더한다.

또한 개발사의 행보 역시 게이머들의 호평을 받는 요인이다. 1차와 2차 테스트를 통해 게임의 메커니즘과 전체 콘텐츠의 구조를 확립하고 3차 테스트에서는 추가 콘텐츠를 대거 선보이며 게임의 볼륨을 키웠는데, 이 과정에서 테스터들의 의견이 대거 적용됐다. 또 파이널 테스트 이후에도 세세한 디테일을 다듬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편, PC방 업계에서도 고객들의 체류시간이 긴 장르인 RPG에서 블록버스터급 신작이 오랜만에 나온다는 점과 지난 테스트에서 높은 완성도로 게이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 집객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프로젝트TL> ‘리니지’ 시리즈의 최신작
엔씨소프트는 <프로젝트TL>의 첫 테스트를 연내 실시한다. 지난달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윤재수 CFO는 “연말 겨울방학 시즌을 끼고 진행하려 준비 중이며, 확실하게 실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프로젝트TL>은 ‘리니지’ IP를 활용한 MMORPG로, 지난해 11월 ‘디렉터스 컷’ 행사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 작품이다. 또한 2011년 처음 공개된 <리니지 이터널>의 새로운 버전이기도 하다. <리니지 이터널>은 두 차례 CBT를 진행한 바 있지만 내부 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프로젝트TL>이라는 이름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

덕분에 아직까지는 공개된 정보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일단 <리니지 이터널>은 기본 플랫폼인 PC를 넘어 콘솔과 모바일로도 그 영역을 확장한다. 또 ‘가장 리니지답지만 가장 새로운 MMORPG’라는 슬로건 아래 최신 기술을 적극 활용해 최고의 퀄리티를 목표로 개발한다는 사실과 시리즈를 대표하는 클래스 기반 전투, 자유도 높은 성장, 혈맹 중심 커뮤니티 시스템을 계승한다는 점, 그리고 사실적인 환경 표현 및 NPC 상호작용 등으로 사실적인 오픈월드를 목표로 한다는 것 정도다.

다만 연내 테스트가 기정사실인 만큼, 게임의 전체적인 윤곽을 올해 안에 두 눈으로 확인할 수는 있다. <리니지M>을 통해 모바일을 정복한 엔씨소프트가 최신 기술로 무장하고 PC MMORPG로 복귀하는 작품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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