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9월호(통권 33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1년 내내 24시간 운영하는 PC방을 이제 막 창업한 사장님이라면 매장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다양한 문제와 마주하게 된다. 가장 힘든 부분은 고객과 직원 사이에서 사람 문제로 시달리는 것이겠지만, 컴퓨터가 낯선 컴알못 PC방 사장에게는 PC에서 발생하는 각종 트러블을 해결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혹시 내가 만져서 값비싼 부품이 고장 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부터 앞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알고 보면 간단한 문제인 경우도 많아 조금만 관심을 갖고 살피면 손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도 많다. 이에 컴알못 초보 사장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유형을 모아봤다.

초보 사장님이 오해하기 쉬운 현상들

Q. 그래픽카드 또는 CPU의 쿨링팬이 멈췄는데 고장 아닌가요?
A. 최신 PC 트렌드가 저전력 고효율을 지향하면서 그래픽카드와 CPU에서 발생하는 발열도 줄어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제조사들은 일정 수준으로 온도가 오를 때까지는 불필요하게 쿨링팬이 동작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팬의 소음을 막고, 전기를 절약하며 팬의 수명까지 연장하는 효과를 꾀하고 있다. 이를 두고 각 제조사는 ‘제로팬’이나 ‘스마트팬’과 같은 각기 다른 이름을 붙여 부르고 있지만 구동 원리는 같다. 결론적으로 그래픽카드나 CPU 쿨링팬이 돌다가 멈추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Q. 카운터 PC의 메모리가 8GB인데 윈도우에서 7.5GB로 잡히네요. 불량 아닌가요?
A. 관리프로그램 구동이 전부인 카운터 PC에는 값비싼 외장형 그래픽카드를 설치할 필요가 없으므로, 일반적으로는 인텔 코어 프로세서에 포함된 내장형 GPU (Graphics Processing Unit)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메인보드는 내장형 GPU 사용을 위해 시스템 메모리 일부를 할애하는 데, 실제 메모리와 윈도우 상의 메모리 용량에는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Q. SSD 용량이 실제보다 모자란 데 왜 그런거죠?
A. 이 문제는 스토리지 제조사와 윈도우가 용량을 계산하는 방식이 달라서 생기는 차이다. 0과 1의 이진법을 이용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컴퓨터는 1,024B를 1KB로 계산하지만, 스토리지 제조사는 십진법을 적용해 1,000B를 1KB로 표기한다. 과거에는 스토리지의 용량이 작아 운영체제와 제조사의 표기용량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세월이 흘러 하드웨어가 발전하면서 스토리지 용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졌고, 지금은 1TB 하드디스크가 윈도우에서 931GB로 출력될 정도로 격차가 커졌다.

Q. 키보드 키는 잘 눌리는데 LED가 안 나와요
A. 단순 키보드 고장으로 치부하기 쉬운 사례로, 황당하게도 LED 효과가 맘에 들지 않았던 고객이 단순히 키보드의 LED를 꺼놓은 경우였다. 이 밖에도 마우스 DPI 버튼을 잘못 만져 포인터가 급격히 느려지거나 프로그램 매크로를 변경해 엉뚱한 키가 동작하는 경우를 고장으로 오인하는 사례도 있으니 유사한 상황 발생 시 참고하는 것이 좋다.

올바른 사용법을 몰라 실수하기 쉬운 증상들

Q. 파워를 교체 받았는데 전원이 안 켜져요
A. 이번 사례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흔하게 하는 실수로, 파워서플라이 뒷면에 있는 스위치가 꺼진 경우다. 컴퓨터를 잘 모르는 사람 중에는 파워서플라이 뒷면에 스위치가 따로 있는 줄 모르는 경우도 있어 코드를 연결하거나 본체를 옮기는 과정에서 실수로 누르는 경우가 많다. 다른 이유로는 멀티탭이나 케이블에 문제가 있는 경우로 전원이 켜지지 않을 때는 우선 이 세 가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Q. 컴퓨터랑 모니터를 연결했는데 화면이 안 나와요
A. 이런 증상은 그래픽카드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본체에 모니터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외장 그래픽카드가 아닌 내장 그래픽포트에 연결해 발생하기도 한다. 컴퓨터를 잘 모를 경우 케이스 하단에 있는 그래픽카드 출력 포트보다 눈에 먼저 띄는 메인보드 쪽 그래픽 포트에 연결하기 쉬워 생각보다 사례가 많다. 또 핀이 빼곡한 듀얼링크 DVI를 지원하는 모니터에 싱글링크 DVI를 사용하는 등의 잘못된 케이블 사용도 원인이 될 수 있으니 맞는 규격의 케이블과 포트인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Q. 게이밍 모니터인데 165Hz 또는 144Hz 설정이 안 되는 이유가 뭐죠?
A. 최근 PC방에 널리 보급된 게이밍 모니터는 일반 모니터보다 높은 주사율을 제공하기 위해 더욱 높은 대역폭을 요구하는데, 해당 규격에 미달하는 케이블이나 포트를 이용해 연결하게 되면 모니터가 지원하는 최대 주사율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따라서 모니터 연결 시엔 반드시 제조사가 권장하는 올바른 규격의 케이블 및 포트를 사용해야 하며, 맞는 규격이라도 모니터가 TV로 인식된 경우엔 고주사율 설정이 불가능할 수 있으니 시스템 설정이 올바른지 살펴야한다.

 

마치며…
지금까지 PC방 업계 현역 전문가들이 밝힌 ‘알고 보면 간단한 PC 트러블’ 사례를 몇 가지 살펴봤다. 이처럼 PC방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PC 트러블 중에는 생각보다 간단히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인내심을 갖고 천천히 하나하나 직접 해결해나가다 보면 어느새 숙련된 PC방 업주가 되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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