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9월호(통권 334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여름 성수기 끝자락에 충청남도 공주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한 PC방을 찾아갔다. 아직 더위는 가시지 않았고 대학교는 개강 전이라 대학 상권은 한산한 시기다. 그러한 이곳에 국내 0.1% 수준의 최고 사양 PC와 식당에 버금가는 부대시설을 갖춘 역대급 PC방이 등장했다. 이곳에서 황지선 사장을 만나 공주대학교 상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대학 상권 + 번화가 상권 = 공주대학교 앞
공주대학교 상권은 다소 특수하다. 여느 대학교 상권처럼 대학생 수요가 주요하다는 점은 같지만, 확연히 다른 점들도 많았다. 우선 공주대학교가 위치한 신시가지와 배드타운화된 구시가지를 통틀어 공주대학교 인근이 가장 잘 발달된 상권이다.

우선 로데오거리가 100미터도 안 되는 인근에 형성돼 있고, 주요 교통시설 역시 수백 미터 내에 포진돼 있다. 더욱이 대학 입구부터 로데오거리 사이에는 원룸과 빌라 등 외지 학생들의 주거를 담당하는 건물들이 있는데 상당수가 1층에 상점이 입점해 있어 꽤나 큰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구시가지에서 로데오거리로 넘어가는 길목에 공주대학교가 위치해 있다 보니 공주대학교 주변은 말 그대로 로데오거리의 연장된 상권이다. 이러한 공주의 핵심 상권에 위치한 엔터나인PC방은 소위 대학 상권의 특성과 번화가 상권의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상위 0.1%의 PC 사양
PC방은 시설임대업으로, 그 핵심인 PC의 사양은 매우 중요하다. 요구사양이 낮은 <리그오브레전드>가 PC방 PC 점유율 40%를 넘어설 당시에는 PC 사양의 중요도가 낮았으나, <오버워치>에 이어 <배틀그라운드>가 점차 더 높은 PC 사양을 요구하며 흥행에 성공하자 PC 사양이 핵심 경쟁력 중 하나로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엔터나인 PC방은 시설로서의 PC 사양을 전국 톱 수준으로 갖췄다. 일반 모니터 가격의 2배에 달하는 지싱크 모니터를 비롯해 GTX1080 Ti를 필두로 6코어 CPU와 16GB 메모리를 갖춘 PC를 비치했다. 여기에 커스텀 수냉 PC 50대로 매장의 2개 면을 병풍처럼 둘러 어디서든 커스텀 수냉 PC가 눈에 띄도록 배치했다. 현재 커스텀 수냉 솔루션 업체를 통해 확인한 결과, 전국에서 커스텀 수냉 PC를 가장 많이 보유한 PC방이었다.

올해로 PC방 운영 13년차에 접어든 황지선 사장은 상권의 특성상 공주의 젊은 유동인구가 집중되고 대학생이 상시 방문하기 때문에 상권 내 PC방 모두가 높은 사양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 속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지싱크까지 고려하게 됐다고 귀띔했다. 현재 지싱크 모니터, 커스텀 수냉 PC, PC 사양 등 모든 면에서 전국 최고 수준으로 구성하게 된 배경이다.

이제 막 보급되기 시작한 10G, 하지만 20G 첫 도입
엔터나인 PC방의 스펙은 PC에 국한되지 않고 네트워크에서도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최근 빠른 부팅과 VOG에 버금가는 노하드솔루션 성능을 갖춘 10G가 차세대 PC방 네트워크로 보급이 시작됐는데, 엔터나인은 20G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재 노하드솔루션 전문 업체들에 알려진 한에서는 전국 최초다.

황지선 사장은 PC 사양이 높아진데다가 최근 게임들이 과거와는 비교조차 안될 만큼 큰 리소스를 요구하게 변화된 만큼 네트워크에도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황지선 사장은 많은 공을 들인 서버실이 자랑거리라고 소개했다.

20G는 국내에서 처음 도입하는 것인 만큼 처음에는 순조롭지 않았다고 한다. 초기 10여일 가량은 갖은 트러블과 오류로 몸살을 앓았는데, 최신 인기 게임들을 중심으로 최적화를 거듭해 현재는 온라인게임과 PC 게임 모두에서 쾌적한 네트워크 환경이 구축됐다.

20G 네트워크를 최고의 컨디션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하드 서버의 스토라지를 NVMe M.2와 PCIe 방식의 고성능 SSD로 전부 교체했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노하드솔루션만으로 VOG보다 빠른 로딩 환경이 구축돼 엔터나인을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SSD 탑재 PC로 인식될 정도라고 한다.
“나도 게이머” 쾌적한 게이밍 환경 강조
황지선 사장은 “나도 게이머라 게이밍 환경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PC 사양 외 인테리어와 배치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그대로 적용했다고 밝혔다. 좌석 앞뒤의 간격은 고객이 앉은 상태에서 약 1미터 가량 공간이 남도록 넓게 좌석이 배치돼 있다. 중요한 순간에 누군가가 지나면서 의자를 건드리면 게임할 맛이 떨어진다는 자신의 경험을 담아 PC 수가 줄어들더라도 과감하게 공간을 넓혔고,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강화유리가 없는 커브드 모니터다. 커스텀 수냉 PC 50대를 제외한 152여 대의 PC는 모두 커브드 모니터인데, 강화유리를 부착하지 않은 모델이다.

이유는 빛이 반사되는 강화유리를 부착해놓으면 천정 조명과 2면을 두른 커스텀 수냉의 RGB 조명이 반사돼 게임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란다. 대신 내충격성이 약한 커브드 모니터를 보호하기 위해 모니터 암을 이용해 책상에 고정했다. 결과적으로 빛 반사는 없애고, 고객이 원하는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한편, 청소 혹은 고객 부주의에 의한 모니터 낙상 파손까지 예방한 셈이다.

공강 시간을 잡아라! 먹거리와 휴게 공간
대학 상권과 번화가 상권이 혼재하기 때문에 먹거리에 대한 집중도가 높다. 특히 대학생들이 공강 시간에 식사와 놀이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놀이문화 공간으로써의 역할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먹거리와 휴게 공간 마련에 많은 공을 들였다.

우선 간단한 분식은 물론 전문적인 도시락까지 구비하고 있다. 대학 상권의 특성상 점심 전후 공강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어필하고자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메뉴로 도시락을 선택한 것이다.

카운터 내부에는 별도의 조리실과 전문 조리기들이 비치돼 있다. 황지선 사장에 따르면 한쪽에는 튀김 시설을 설치해 치킨까지 판매하려 했으나, 주변 치킨가게에서 우려를 표해와 상권 내 상생 차원에서 과감히 설비를 치웠다고 한다. 아무리 경쟁이 일상화된 자영업이라고 해도 필요 이상의 경쟁은 피하고, 상생을 위해 서로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여기에 엔터나인 PC방만의 특별한 공간이 있다. 바로 출입구 앞에 마련된 10평이 넘는 휴게 공간인데, 쿠션이 있는 간이 쇼파까지 마련돼 있어 편하게 음식을 섭취할 수 있다. 그 옆에는 편의점에서나 볼 수 있는 음료수 전용 쇼케이스를 설치해 조명과 음료 진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편의점 수준의 음료수 종류와 수량이 갖춰진 덕분인지 젊은 고객들에게 호응이 크다고 한다. 특히 식사 중에 자연스레 다양한 음료수가 보이는 구조 덕에 도시락과 음료수의 인기가 덩달아 높아진다는 것이 황지선 사장의 설명이다.
여성 고객 비중 높아
엔터나인 PC방의 여성 고객 비중은 30% 가량 된다. 그간 경험에 비춰 남녀 화장실을 개별로 구분하고, 청결 유지에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여기에 도시락과 다양한 음료수도 여성 고객의 취향에 맞추는데 한몫했다.

마지막으로 커피숍과 패스트푸드점에 있는 분리 배출 테이블을 매장 끝에 설치해놓고, 여기에 작은 세면대를 설치해 쉽게 손을 씻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분리 배출 테이블은 고객들이 먹거리 섭취 후 바로 키보드 주변을 정리하고 싶을 때 직접 할 수 있다는 장점과 더불어 종업원의 일손을 더는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분리 배출 테이블에는 정수기와 아이스 메이커까지 설치돼 있어 고객의 편의와 종업원의 일손 감소라는 효과를 모두 잡았다.

이런 특징들이 결합돼 여성 고객의 재방문 비율이 높다. 대학 상권의 특성상 여성 고객의 재방문은 여성 고객을 동반한 일행의 방문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라 여성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그간의 경험들을 녹여낸 것이다. 아직 개학 직전이라 한산한 분위기지만 황지선 사장은 고객이 인정하는 최고의 매장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고객의 관심과 매장의 작은 변화를 꼼꼼히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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