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7월호(통권 33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 윈도우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최신 컴퓨터 플랫폼의 운영체제 제한으로 윈도우 7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지난 2015년 7월 29일에 출시된 윈도우 10 운영체제가 그동안 4번의 굵직한 대규모 업데이트를 거치며 완성도가 높아져 이젠 PC방에서 사용하기에 안정성과 호환성면에서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는 여전히 윈도우 10에 대한 불안감에 OS 전환을 미루고 기존 윈도우 7을 고집하는 매장이 대다수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PC방 시스템 업그레이드 시 운영체제 전환 여부가 플랫폼을 선택하는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는데, 운영체제 전환의 기로에 선 PC방이 현재 선택할 수 있는 플랫폼은 어떤 것이 있는지, 또 앞으로는 어떻게 변해갈지 짚어봤다.

구관이 명관, PC방 대표 운영체제 윈도우 7
지난 2009년 처음 출시된 윈도우 7은 내년이면 10년 차에 접어들 정도로 오래된 운영체제다. PC방 보급이 더딘 지금의 윈도우 10과 마찬가지로 출시 후 2년간은 PC방 보급이 미진했으나 <블레이드앤소울>의 인기로 메모리 용량 증설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PC방 운영체제 전환도 급물살을 탔다.

32bit 운영체제였던 윈도우 XP는 시스템 메모리 지원 용량이 4GB에 불과했고, 더 많은 용량의 메모리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64bit 운영체제인 윈도우 7으로의 전환이 필수였던 까닭이다. 또 빠른 로딩 속도로 관심을 받은 SSD는 데이터 공간을 정리하는 TRIM이라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만 했는데, 이를 운영체제 레벨에서 지원하는 것도 윈도우 7을 선택하는 이유가 됐다.

이런 이유로 윈도우 7에 대한 관심이 커진 PC방은 윈도우 7 출시 4년째가 되던 지난 2013년에 이르러서야 67%의 점유율을 확보, 33%였던 XP의 두 배가 넘는 점유율로 본격적인 PC방 윈도우 7 시대를 열었다. 이런 변화는 곧바로 PC방 관리프로그램 등에도 빠르게 반영됐고, 차츰 PC방 영업환경에 알맞은 안정성을 다져 나갔다.

이런 윈도우 7의 강점은 호환성과 안정성이다. 윈도우 10과는 달리 오래전에 출시된 온라인게임들과도 완벽하게 호환된다. 특히 <서든어택>과 같은 게임에서는 윈도우 10이 윈도우 7보다 렉이 심한 경우가 발생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데, 이런 올드 게임을 즐기는 고객이 많은 매장에서는 치명적일 수 있어 운영체제 전환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최신 게임에 강한 미래 운영체제 윈도우 10
윈도우 7을 성공시킨 마이크로소프트는 후속 운영체제로 윈도우 8 및 8.1시리즈를 내놨다. IT 업계에 불어 닥친 모바일 열풍을 반영해 데스크톱 운영체제에 모바일 인터페이스를 녹여 통합 운영체제로써의 포부를 담았다. 심지어 기존의 윈도우시리즈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UI를 도입하고 시작버튼을 없애는 등 다양한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제아무리 좋은 것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이치를 벗어날 수는 없는 법. 낯선 기능을 대거 적용하고 강제한 윈도우 8시리즈가 대중들로부터 환영받을 리 만무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시도는 오히려 사용자들이 외면하는 이유가 되고 말았고, MS는 뒤늦게 후속인 8.1에서 시작 버튼을 부활시켰지만 여전히 메트로 UI를 고집하는 우를 범하면서 대중화에 실패했다.

이후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용자의 의견을 대폭 반영한 윈도우 10을 출시하고 마지막 넘버링 타이틀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게임용 최신 API인 DirectX 12를 탑재하고 신형 하드웨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 윈도우 10은 이전 윈도우 사용자에게 1년간 무료로 업그레이드를 제공하며 단시간에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특히 DirectX 12 기반의 신작 게임이나 멀티 코어 사용량이 높은 고사양 패키지 게임에 대한 탁월한 성능과 XBOX 게임 호환을 통해 코어 게이머들을 불러들인 윈도우 10은 때마침 흥행한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에 힘입어 더욱 탄탄한 지지층을 갖게 됐다. 게임 구동 시 더욱 원활한 게임 프레임 구현과 낮은 발열량을 보이는 윈도우 10의 성능이 입소문을 타면서 OS에 둔감한 일반 게이머들마저 빠르게 흡수하기 시작한 것이다.

<배틀그라운드>가 윈도우 10에서 더 잘 돌아간다는 소식은 대세 게임으로 고객 쏠림이 심한 PC방에까지 퍼졌고, 다수의 PC방들이 <배틀그라운드>와 궁합이 더 좋은 윈도우 10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때마침 노하드솔루션 등 관리 프로그램들의 윈도우 10에 대한 지원마저 크게 향상되면서 PC방 업계의 윈도우 10 보급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운영체제 따라 갈리는 플랫폼 선택지
최신 하드웨어 지원을 앞세운 윈도우 10과 각종 프로그램에서 안정성과 호환성이 검증된 윈도우 7이라는 두 가지 운영체제를 두고 선택의 갈림길에 선 지금 상황에서, PC방 업주는 상권 고객들의 게임 성향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각각의 운영체제별 장단점을 따져 운영체제를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게임 지원에 따르는 차이 외에 하드웨어 플랫폼에 따르는 제약도 존재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최신 하드웨어에 대한 구형 윈도우 지원을 중단하고 윈도우 10으로의 전환을 유도하면서 업그레이드 선택의 폭을 제한하고 나선 까닭에 칩셋 종류에 따라서는 윈도우 7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최신 플랫폼의 윈도우 7 지원 여부는 각 하드웨어 제조사들의 드라이버 제공 여부에서 판가름 난다. 8세대 코어 프로세서인 커피레이크를 앞세운 인텔은 Z370, H370. B360, H310이라는 4가지의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 중 PC방이 주로 선택하는 메인보드 라인업은 보급형인 H310시리즈나 메인스트림급 B360시리즈일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윈도우 7용 드라이버를 지원하지 않는다.

반면 시판 중인 인텔 300시리즈 칩셋 가운데 가장 먼저 출시된 Z370 칩셋에는 윈도우 7용 드라이버가 제공되는 상황이어서 윈도우 7을 선택하려는 PC방은 현재로써는 Z370 칩셋을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인텔의 Z370시리즈는 최상위 라인업인 만큼 가격이 비싼데 차기 모델인 Z390 칩셋으로 세대교체 될 예정으로 알려지고 단종이 예상되면서 희소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라이젠 프로세서로 화려하게 부활한 AMD는 경쟁사인 인텔보다는 윈도우 선택 폭이 좀 더 넓다. AM4 소켓 규격을 지원하는 300시리즈 칩셋은 A320, B350, X370으로 구분되며 전 라인업이 윈도우 7을 지원한다. 이 가운데 PC방이 선호하는 라인업은 보급형인 A320 칩셋과 메인스트림급 B350 칩셋 제품이다.

이들 300시리즈 칩셋은 2세대 라이젠 피나클릿지와도 호환이 가능해 최신 플랫폼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2020년까지 유지되는 단일 소켓 특성상 메인보드를 바꾸지 않고 프로세서만 업그레이드 할 수도 있어 메인보드 교체 시 추가로 구매해야 하는 윈도우 라이선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AMD의 후속 400시리즈는 현재 최상위 모델인 X470 칩셋만이 먼저 출시됐으며 보급형 라인업은 아직 등장하지 않은 상황이다. X470 칩셋 역시 공식 홈페이지에서 윈도우 7용 드라이버를 제공하고 있지만, 전 라인업으로 확대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2020년 지원 만료되는 윈도우7 전환 대비해야
마이크로소프트가 오는 2020년에 모든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예고한 윈도우 7 운영체제는 만료일이 다가올수록 입지가 좁아질 것이 분명하다. 더욱 정밀해진 최신 하드웨어에 대한 대응에 한계를 드러내면서 선택할 수 있는 하드웨어 플랫폼이 나날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차세대 플랫폼에서는 윈도우 7에 대한 지원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사실상 지금 플랫폼이 윈도우 7용 하드웨어를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라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PC방은 매장별 상황에 따라 윈도우 7과 윈도우 10의 장단점을 충분히 비교해 차기 플랫폼 선택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양한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윈도우 7용 플랫폼을 선택해야만 하더라도 멀티 코어 사용량이 많은 고사양 게임이 흥행하는 요즘은 더욱 쾌적한 게임 구동을 보장하는 윈도우 10에 대한 고객 니즈가 함께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새로운 운영체제로의 전환에 대한 대비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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