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6월호(통권 33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대구광역시 달서구 계명대학교 앞 레드블록 로데오거리는 PC방이 가장 활발하게 운영되는 곳 중 하나다. 더 많은 인구나 유동인구를 기록하는 곳도 많은데 레드블록 로데오거리가 유독 활발한 이유는 완전히 독립된 상권이기 때문이다.

중심가를 향해 이어지는 동쪽을 제외하고는 남북으로 산과 산업단지가 펼쳐져 주거지까지는 다소 거리가 있고, 서쪽으로는 다리를 건너가야 주거지가 있기 때문에 사실상 계명대학교 학생과 신당/이곡동 주민이 밀집하게 되는 구조가 자연스레 연출되고 있었다. 고정적인 유동인구가 명확하니 상권이 활발할 수밖에 없고, 당연하게도 젊은 대학생의 여가활동 트렌드에 맞춰 PC방이 많아진 것이다. 현재 계명대 앞에는 총 16개의 PC방이 성업 중이며, 저마다의 독특한 색채를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었다.

이번에 찾아간 곳은 3POP 계명대점으로 커스텀 수냉 PC와 좌식 클라이언트가 돋보이는 PC방이었다. 계명대 3POP의 ‘시그니처’ 는 보이는 두 가지와 보이지 않는 한 가지로, 정석진 사장으로부터 매장 콘셉트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시그니처 #1. 넓은 공간에 시원스럽게 설치된 하이엔드 커스텀 수냉 PC
3POP 계명대점은 건물 4층과 5층에 복층으로 구성해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각 층마다 선불결제기가 설치 되어 있어 고객 입장에서는 평소 눈여겨둔 좌석이 있다면 바로 원하는 곳으로 이동해 이용할 수 있다.

매장 내 한쪽 면은 PC방 전문 업체 익스트림팩토리가 설계한 하이엔드 커스텀 수냉 PC가 일렬로 설치되어 있어 한눈에도 프리미엄 좌석이라는 느낌을 물씬 풍겼다. 뿐만 아니라 공랭식 튜닝 PC는 내부가 들여다보이는 강화유리 케이스 안쪽에 각종 피규어들을 배치해 대학가 상권의 고객 눈높이까지 고려한 감각이 돋보인다.

하이엔드 커스텀 수냉 PC답게 PC의 사양이 매우 높다. 한때 PC방 업계에 유행하던 프리미엄 좌석 사양을 상회한다. 인텔 코어 i5-8500, DDR4 16GB, 지포스 GTX1080 Ti로 구성된 본체에 벤큐 144 커브드 모니터가 짝을 이루고 있다. 이외 삼성, 큐닉스, 디에스아이 등 다양한 모니터를 도입했다.

커스텀 수냉 PC가 아닌 좌석도 그래픽카드만 GTX1080과 1070 Ti로 다소 낮을(?)뿐 나머지 사양은 동일하고, 주변기기는 COX 카일 광축 크리스탈 키캡 완전방수 키보드와 앱코 B1000R로 통일되어 있다.

정 사장이 주변기기를 통일한 이유는 바로 깔맞춤과 다양한 제품 체험 때문이었다. 그는 PC방이 시설제공업이기도 하고 다양한 모니터와 주변기기를 체험해볼 수 있는 것은 매장의 장점이라 생각해 앞으로도 눈에 띄는 제품이 나오면 추가로 도입할 생각이라고 한다.

계명대점에 세팅되어 있는 커스텀 수냉 PC는 컨트롤러 박스를 통해 수트마스터 헤일로 RGB 링팬의 컬러와 패턴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인데, 이와 싱크를 맞춰 LED를 조절할 수 있는 주변기기를 세팅한 것이다.

즉, 현재 커스텀 수냉 PC와 헤드셋 등 PC 전체의 LED 조명이 함께 컬러링이 맞춰지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당연히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모바일 디바이스 보급이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가정용 PC의 업그레이드 및 사양이 다소 주춤해졌는데, 역으로 이 때문에 고사양, 고급 튜닝 PC에 대한 관심이 PC방에서 충족되고 있는 셈이다. 인테리어를 넘어선 커스텀 수냉 PC로 진화된 것으로, 계명대점의 시그니처 중 하나다.

사실 커스텀 수냉 PC와 공랭 튜닝 PC는 일반 PC보다 무겁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고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정 사장은 PC방 인테리어 설계 단계부터 아예 커스텀 수냉 PC를 한쪽 벽에 올려놓을 수 있도록 벽에다가 두터운 단을 만들어 일반 선반 방식보다 안정감과 시각적인 효과를 함께 높였다.

시그니처 #2. 재방문율 높은 조용하고 넓은 좌식 커플석
계명대점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시그니처는 바로 좌식 커플석이다. 2대의 PC를 좌식 테이블과 좌식 의자로 세팅한 것이다. 기존 두 자리의 칸막이만 없앤 커플석과 달리 좌식으로 만들은 까닭에 커플 고객들의 반응이 뜨겁다.

정 사장은 대학가 앞이다 보니 젊은 커플들의 이용이 일반 좌석보다 많다고 귀띔했다. 그는 매장 인테리어를 시작하기 전부터 커플들의 재방문율이 매우 높고, 오래 머무를 수 있는 방안을 고심했고, 편하게 앉아서 놀 수 있도록 좌식을 시도하게 됐다고 한다. 낯선 시도였지만 결과는 대만족이다.

실제 매장 취재 당시 이른 오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커플석에는 두 커플 4명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좌식 의자 뒤로 공간이 널찍해 다리를 펴고 앉거나 잠시 벽에 기대어 앉을 수도 있고, 카운터에서 음식물을 주문해 펼쳐놓고 먹기에도 편하다.

일반 좌석을 일렬로 배치했다면 조금 더 많은 클라이언트 PC를 들여놓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가동률과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에 더 무게를 둔 것이다.

시그니처 #3. 쾌적한 공기 위해 환기 강화
계명대점의 보이지 않는 시그니처는 바로 실내공기 즉, 환기다. 최근 PC방의 트렌드는 밝은 조명과 쾌적한 공기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계명대점도 이런 면에 충실해, 여느 PC방처럼 천장에는 에어컨과 함께 공조기가 촘촘하게 설치돼 있다.

정 사장은 이미 요식업 관련 일도 했었고, 계명대점이 두 번째 PC방인 터라 고객들이 실내공기질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고객 연령대가 젊을수록 그 영향이 더 커진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그 노하우가 이번 PC방 창업에 녹아든 것이다.

음식 냄새가 다른 고객의 식욕을 자극해 또 다른 먹거리 주문으로 이어진다고는 하지만, 이 음식 냄새가 장시간에 걸쳐 매장에 베어들게 되면 오히려 불쾌감만 늘어나 역효과를 낳게 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문제다.

그래서인지 조리 공간에는 환기시설이 있지만 카운터 바로 위와 입구 근처에는 환기구가 없다. 결과적으로 매장 안에 음식 냄새가 살짝 흘러가기는 하지만, 클라이언트 PC 좌석에 냄새가 오래 머물거나 벽에 베어들 시간이 없이 배출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흡연실 입구 앞에도 환기시설이 설치되어 있는 것이다. 보통 흡연실 안에 환기시설이 잘 갖춰진 경우는 많고, 이런 부분은 고객들이 특히 만족감이 높다. 흡연자도 막상 담배 냄새는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흡연실 입구 앞 환기시설은 바로 이점을 강조한 것인데, 흡연실 문을 여닫는 동안 흘러나오게 되는 담배 연기마저 최소화해 PC를 이용하는 동안에는 담배 냄새로부터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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