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6월호(통권 331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1998년 PC방이 태동한 이래 지금까지 PC방 업계는 수없이 많은 일을 겪어왔다. IMF 사태로부터 가정을 지켜내는 원동력이었고, 한국 게임산업이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토대가 되기도 했다. 이스포츠를 잉태한 것도 다름 아닌 PC방이었고, 한국 IT 산업 발전과 정보화 가속이라는 걸출한 역할도 했다. 물론 등록제나 전면금연화 우선 적용, 청소년 심야 출입금지 및 이용등급 단속 등 불합리한 행정에 20년 가까이 묵묵히 희생을 감수해온 아픔도 있다.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해 온라인게임 시장이 다소 위축됐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게임이 전체 게임산업에서 가장 비중이 크다는 통계도 있다. 이처럼 크고 작은 굴곡들을 겪어온 PC방 업계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그 이용 추이는 어떻게 흘러왔을까?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동안의 발자취를 PC방 전체 PC 수와 PC 가동률을 기준으로 연도별 주요 이슈와 함께 살펴봤다. PC방별 평균대수와 PC 가동률은 미디어웹이 서비스하는 PC방 전문 리서치 게임트릭스의 통계 자료를 인용했으며, PC방 전체수는 본보의 매년 12월 발송부수를 기준으로 했다. 통계와 발송부수의 오차에 의해 편차는 발생할 수 있으나, 게임트릭스는 실제 집계를 통해 산정되는 통계이며, 본보의 발송 DB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등록자료를 기반으로 반송 보정되고 있어 실제 PC방 수에 근접한다.

최근 10년 중 가장 호황기였던 2008~2009
10년 전인 2008년 PC방 평균대수는 63.16대이며 PC가동률은 26.59%로, 전체 PC방수 21,469곳을 기준으로 총 PC수는 1,357,687대였다. 이듬해인 2009년에는 평균대수 64.35대, PC가동률 22.57%로 전체 PC방 21,547곳에 총 PC 수 1,386,549대였다. 결과적으로 2008년과 2009년은 일평균이용시간이 86,664,218시간과 7,510,661시간을 기록하는 등 2009년은 최근 10년 중 가장 호황기로, 2008년은 가장 많은 일평균이용시간을, 2009년은 PC방 업계에 가장 많은 PC가 존재했던 시기였다.
1차 쇠퇴기, 2010~2011
2008~2009년과 달리 2010년부터 2011년은 쇠퇴기로 접어든 시기다. 2010년은 평균대수 66.95대, 가동률 22.96%로 전체 PC방 19,014곳에 총 PC수 1,272,987대였다. 2011년은 평균대수 69.08대, 가동률 24.47%로 전체 PC방 15,817곳에 총 PC 수 1,092,638대였다. 일평균이용시간은 7,014,669시간과 6,416,847시간으로 2년간 소폭이나마 쇠퇴기로 접어드는 모양새가 보였으나, 2011년 12월에 <리그오브레전드>가 출시되면서 2012년에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된다.

재 도약기이자 원포인트 업그레이드 시작, 2012~2013
2012년은 평균대수 71.83대, 가동률 26.99%로 전체 PC방 14,782곳에 총 PC 수 1,061,791대였다. 2013년은 평균대수 74.76대, 가동률 27.60%로 전체 PC방 11,412곳에 총 PC수 1,077,441대였다. 일평균이용시간은 6,877,858시간과 7,136,970시간으로 하향곡선을 그리던 PC방 업계는 <리그오브레전드>로 재 도약에 성공했고, 낮은 요구사양 덕에 업그레이드에 의한 경제적 부담도 덜했다. 다만, 이로 인해 주변기기를 업그레이드하는 원포인트 업그레이드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리그오브레전드>로 인해 낮은 투자비용, 높은 집객, 향상된 마진률 등 PC방 업계 제2의 전성기에 접어들었지만, PC방 전면금연화가 시행되자 흡연이 허용된 체육시설인 당구장과는 정반대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PC방 전면금연화 직격탄 2014~2015
2013년 PC방 전면금연화 시행은 <리그오브레전드>의 흥행으로 재도약했던 PC방을 다시 가라앉혔다. 더욱이 어린이도 야간 출입이 가능한 체육시설 당구장도 전면금연화에서 제외된데 반해 야간에는 청소년 출입이 금지된 PC방이 먼저 전면금연시설로 지정되는 납득하기 어려운 정책이 시행돼 사회적 물의를 빚기도 했다.

2014년은 평균대수 76.92대, 가동률 25.92%로 전체 PC방 13,792곳에 총 PC 수 885,750대였다. 2015년은 평균대수 78.51대, 가동률 23.98%로 전체 PC방 1,1282곳에 총 PC수 897,313대였다. 일평균이용시간은 6,599,526시간과 509,7667시간으로 2015년은 PC방 전면금연화의 여파가 누적돼 폐업이 본격화된 시기라 전체 PC대수는 최근 10년 사이 가장 적은 해로 나타났다.

<오버워치> 삼일천하, 2016
PC방 전면금연화 여파 누적으로 폐업이 속출했지만, 2016년 5월 출시된 <오버워치>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1위에 등극하는 등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PC방은 그래픽카드와 커브드 모니터가 교체되는 주요 기점이 됐다.

2016년은 평균대수 80.06대, 가동률 25.36%로 전체 PC방 11,208곳에 총 PC 수 8,973,125대였고, 일평균이용시간은 5,461,403시간으로 늘어났다. <오버워치>의 흥행으로 대형 PC방 창업이 늘어 전체 PC 수는 2015년보다 오히려 늘어났고, 일평균이용시간 역시 늘어났다.

하지만 추석을 전후해 <오버워치> 신고 사태라는 업계 최악의 상황이 발생해 PC방이 크게 위축됐다.

역대 최고사양 <배틀그라운드>의 글로벌 히트
불과 4개월 사이에 천국과 지옥을 오간 <오버워치>. 신작이 뜸한 가운데 등장한 <배틀그라운드>는 엄청난 업그레이드 비용을 대가로 PC방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2017년은 평균대수 82.08대, 가동률 23.80%로 전체 PC방 11,060곳에 총 PC 수 907,805대였고, 일평균이용시간은 5,185,381시간으로 늘어났다. 대형화로 인해 전체 PC 수는 전년보다 증가했으나, <배틀그라운드> 통계는 7월부터 집계된 까닭에 일평균이용시간은 <오버워치> 신고 사태의 상흔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연간이 아닌 월간으로는 11월 이후 일평균이용시간이 급격하게 늘어나기 때문에 2018년 통계자료는 2017년보다 높게 나타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0년의 흐름 살펴보니
평균대수는 1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PC방 수는 PC방 전면금연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다가 메가급 히트작들이 출시된 2016년부터 보합세에 접어들었다. 또 총 PC 수는 지속 하락하다가 2017년부터 소폭 증가세로 전환, 흥행작들에 의한 창업 증가 및 대형화에 따른 영향이 나타났다.

지난 10년의 흐름을 살펴보면, PC방 전면금연화는 PC방 폐업에 가장 큰 영향을 줬고, 흥행작 출시는 창업과 일평균이용시간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 그리고 전체 PC 수는 전성기 때에 비해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90만여 대라는 엄청난 규모이며, 평균이용시간 또한 여전히 상당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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