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 게임은 아니어도 빛나는 게임 많아
매장 자체 순위에서 이런 게임들 발굴해야

PC방 통계 사이트가 발표하는 인기 게임순위는 <배틀그라운드>를 필두로, 그 뒤를 <리그오브레전드>와 <오버워치>가, 그 뒤를 <피파온라인>과 <서든어택>이, 또 그 뒤를 <스타크래프트>와 <던전앤파이터> 그리고 <메이플스토리>가 잇는 식으로 정형화된지 오래다.

하지만 이 순위는 전국 단위의 통계일뿐 특정 매장의 개성과 특징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제 아무리 <배틀그라운드>라도 어떤 PC방에서는 1위가 아닌 경우가 있고, 반대로 세간의 주목을 받지는 못하지만 어떤 PC방 업주에게는 ‘갓겜’이라고 불리기 충분한 게임도 있다.

▲ 전국 통계가 아닌 매장별 통계에서는 해당 PC방만의 인기 게임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테일즈런너>나 <파이널판타지14> 정도를 꼽을 수 있다. 게임트릭스를 기준으로 <테일즈런너>와 <파이널판타지14>의 6월 4일자 순위는 각각 39위와 37위에 불과하지만 일부 매장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테일즈런너>는 초등학교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게임으로 이런 특징이 점유율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PC방은 초등학교 인근에 위치한 매장이다. 또한 이런 PC방은 아무래도 이용등급이 15세이용가인 <배틀그라운드>의 영향을 덜 받고 12세이용가인 <피파온라인4>,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가 강세를 띠는 것도 특징이다.

<테일즈런너>는 이런 특징을 살린 업데이트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겨울에는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들’을 낭만적으로 재해석한 ‘꽃보다 기사’ 업데이트를 실시했고, 지난달에는 동화 ‘토끼와 거북이’를 모티브로 한 신규 맵 ‘토끼와 거북이’도 추가했다.

▲ 테일즈런너가 진행했던 회심의 업데이트 '꽃보다 기사'

PC방 업주 A씨(44세)는 “우리 매장의 자체 순위는 게임트릭스 순위와는 많이 다르다. 초등학교 3개를 끼고 있다보니 성인용 게임들이 힘을 못 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저연령층 손님들이 많다보니 매장의 조명을 밝고 화사하게 했다. 학부모들의 편견을 불식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파이널판타지14>는 또 다른 측면에서 갓겜이다. 바로 체류시간이다. 체류시간은 PC방에서 접속한 게이머가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를 뜻하는데 <파이널판타지14> 게이머는 유독 ‘장타 손님’이 많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파이널판타지14>는 여타 MMORPG들과 비교해 전투 역시 급박하지 않아 느긋하게 플레이할 수 있고, 전투 외에도 다채로운 콘텐츠를 풍성하게 갖추고 있어 느린 템포로 즐길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인게임 커뮤니티도 탄탄하게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임트릭스를 기준으로 전체 순위 50위 내에서 <파이널판타지14>보다 점유율과 체류시간 모두에서 앞서는 게임은 <디아블로2> 뿐이다. 체류시간 200분에 육박하는 게임은 <파이널판타지14>, <리니지2>, <뮤 온라인> 정도에 불과하다.

▲ 파판14는 지난 3월, 4.1 업데이트와 함께 역대급 프로모션을 선보였다

PC방 업주에게는 <테일즈런너>나 <파이널판타지14>처럼 ‘숨은 보석’이라 할 게임을 찾아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장의 PC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점유율 순위가 높은 특정 게임에 의존하면 매출을 높일 수는 있겠으나 이 게임의 인기가 식는 시기가 오면 매출도 곤두박질치는 결과를 피하기 어렵다.

<배틀그라운드>가 PC 가동률을 견인하는 것이 반갑지만 동시에 점유율을 40% 가까이 차지하는 최근의 순위표에서 편중된 위험을 느낀다면 ‘숨은 보석’을 발굴하고 또 손님들에게 어필하면서 매장의 점유율 분포를 입체적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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