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포츠의 최고 스타로 등극한 페이커의 활약을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는 만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스포츠협회(KeSPA)의 대한체육회 가맹 전략이 예나지금이나 PC방 업주의 헌신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의 이스포츠 시범종목 출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KeSPA의 대한체육회 인증 전략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관건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지정한 기간 내 KeSPA의 시도 체육회 등록이 기준치를 충족시킬 수 있느냐인데, 현재로서는 PC방을 활용한 이스포츠PC클럽을 전략으로 내세운 만큼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PC방 업계에서는 PC방 업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노력을 토대로 하는 이스포츠PC클럽은 KeSPA의 토대가 너무 얕기 때문에 이를 통한 시도 체육회 가맹은 사실상 사상누각이라는 분석이 정설이다.

차라리 직접 실존하는 지회를 설립해 아마추어 선수 등록 및 관리 권한을 대행 형태로 이양하고, 직접 경기장을 건립하거나 건립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면 KeSPA가 독점하고 있는 준프로 라이선스 발급권한을 시도 체육회를 통해 이관받는 방식으로 공유할 것인가.

또한 이스포츠의 경기장이라 할 수 있는 PC방 건립에 국가 혹은 지자체 예산 지원 혹은 세제 지원이 가능해지도록 할 것인가.

현재로서는 ‘No’다.

KeSPA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스포츠PC클럽에 대해 이러한 지원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현판 제공 및 KeSPA가 주최하는 아마추어 대회의 경기장으로서의 기능만 한다고 밝힌 바 있다. KeSPA의 이와 같은 PC방에 대한 인식과 지원 정책 범위에 대해 아직 변경된 내용이 공개된 바 없다.

또한, KeSPA의 계획대로 이스포츠PC클럽을 토대로 지회를 구성해 시도 체육회에 가맹한다면, 이스포츠의 경기장이라 할 수 있는 PC방 창업에 국가나 지자체 예산 지원 혹은 세제 지원이 가능해진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에 이 또한 문화부의 명확한 입장이 표명돼야 한다.

결국 PC방이 KeSPA의 대한체육회 인증단체에 합류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에 동참할 이유나 이득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미 MOU까지 맺었던 PC방 협단체의 KeSPA 지회 재합류 요청을 거절한 상황이라 PC방 업주들이 KeSPA의 행보를 긍정적적으로 지원할 분위기도 아니다.

KeSPA가 PC방을 이용해 대한체육회 인증단체에 합류하겠다는 계획이 가시밭길이라는 방증이다.

KeSPA의 험로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MOU를 통해 KeSPA의 지회가 되어주는 도움을 줬던 인문협은 서울지회 제외 및 재합류 거절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당시 회장 선거 시기와 겹쳐 별다른 대응이 없었지만, 새로운 회장단은 홀대받는 KeSPA 지원사격 역할 대신 생계를 고민하는 소상공인연합회 활동에 총력을 다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KeSPA의 대통령배를 치르기도 하고 이스포츠PC클럽의 모태가 되어준 ‘전국 PC방 상생대회’를 낳은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은 당시 최승재 이사장이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으로 선출되면서 이사장이 교체되고 이후 다시 한 번 이사장 선거를 거치느라 KeSPA의 단독 행동에 제동을 걸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최윤식 이사장 체계로 재편되면서 소상공인연합회 활동을 비롯해 콘텐츠조합의 조합원을 위시한 상생대회에 재시동을 걸고 있다. 원조의 귀환인 셈이다.

PC방 양대 단체의 이 같은 행보로 인해 KeSPA의 이스포츠PC클럽 가맹점 확보는 우박을 맞딱뜨린 형세다. 원조의 귀환은 이스포츠PC클럽 현판을 단 PC방이 새로운 PC방 상생대회에 더 집중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고, 아울러 KeSPA가 주최하는 대회에 생계가 달린 PC방 매장을 선뜻 내줄 PC방 업주도 만무하다. 이는 시도 체육회의 실사에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2기에 접어든 이스포츠PC클럽은 가맹을 해지한 PC방이 20여 곳이나 되며, 현재 대회도 PC방 업주들이 자발적으로 진행하는 측면이 크고, KeSPA가 주도적으로 강제할 수 없는 관계다. KeSPA가 희망하는 이스포츠PC클럽을 통한 대한체육회 가맹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까닭이 여기에 있다.

결국 해법은 KeSPA가 실제로 존재하는, 제대로 된 지회를 직접 설립하고, 이 지회가 직접 운영하는 이스포츠 경기장을 건립해야만 한다. 이 기반을 스스로 마련하지 않는다면 대한체육회 인증은 가맹점 이탈, 가맹점 통제 불능, 대회 운영 불가 등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PC방 업주의 헌신에만 의존하려는 KeSPA의 대한체육회 가맹 전략은 PC방과 상생하려는 전략으로 수정돼야만 비로서 현실적인 결과를 만들어내기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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